[美 대선] 공화당 등록 유권자가 늘고 있다...무슨 조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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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공화당 등록 유권자가 늘고 있다...무슨 조짐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21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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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vs 트럼프, 주요 경합주서 지지율 격차 오차 범위 이내로 좁혀져
박빙으로 접어들면 선거 후 각종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져
어느때보다 선거前보다 선거後가 중요해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불과 2주도 채 남겨두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특히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것으로 알려진 경합주에서 두 후보간 접전이 계속되고 있어 대선의 향방이 가늠하기가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합주 지지율 격차,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져

오는 11월3일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경합주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국적으로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경합주 선거인단 확보에 밀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바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2016년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투표 독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6개 경합주, 즉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주에서의 지지율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특히 29명으로 경합주 중 선거인단을 가장 많이 보유한 플로리다는 지지율이 계속 좁혀지다 현재 동률을 기록중이다. 미 의회 전문지인 더힐은 지난 12~15일 플로리다 유권자 96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각각 48%로 동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인사이더 어드밴티지와 센터포아메리칸그레이트니스가 아이오와주 40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두 후보는 각각 45%의 지지율을 얻어 동률을 기록했다. 아이오와주의 선거인단은 6명이다.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13~19일 조사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후보는 49%의 지지율을, 트럼프 대통령은 45%의 지지율을 기록, 두 후보간 격차가 오차범위인 4%포인트로 줄었다. 일주일 전 조사 결과에서 지지율 격차는 7%포인트였다. 

또다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지난 12~1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49%,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8%로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1%포인트의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졌다.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지지율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여론조사들을 종합해 실시간으로 평균치를 내고 있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6~19일의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 바이든 후보 지지율은 51.1%로, 트럼프 대통령(42.5%)을 8.6%포인트 앞서고 있다. 앞서 9월29일 진행된 1차 TV 토론과,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및 입원 소식 이후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11일 기준 10.3%포인트까지 벌어졌으나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6대 경합주의 지지율 격차는 평균 3.9%포인트로 전국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보다 그 폭이 좁으며, 이 역시 지난 13일 5%에서 줄어든 것이다. 

다만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더욱 오리무중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가 미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지난 13~19일 759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통적인 공화주 우세 지역인 조지아주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5%로 동률을 기록했다.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선거 막판에 재점화된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 스캔들'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뉴욕포스트는 헌터 바이든의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에서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기업인을 조 바이든 후보에게 소개해준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헌터로 추정되는 인물의 마약 및 성관계와 관련한 사생활 자료도 대거 유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에서 '헌터 스캔들'을 꾸준히 언급, "바이든의 엄청난 부패를 보라"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일 지속되는 공세에도 바이든 후보가 선거운동 일정을 잡지 않고 오는 22일 예정된 마지막 TV토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심스러운 바이든 캠프 "여전히 긴장하라"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특히 경합주에서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민주당 선거캠프에서는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언급이 나오고 있고, 공화당 선거캠프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바이든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본부장은 최근 지지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가장 가혹한 진실은 트럼프가 여전히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핵심 경합주에서의 경쟁은 생각보다 훨씬 더 좁혀져있다"고 우려했다. 

플로리다의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인 맥 스티븐슨은 최근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 3개 경합주에서 공화당 등록 유권자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공화당의 엄청난 등록 유권자 증가는 대선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신호"라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9일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비에니아 등 3개 주에서 공화당 등록 유권자가 대폭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전히 민주당 유권자가 많지만,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것. 이는 공화당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투표가 더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도 선거 기간 내내 확실한 우위를 점했으나 결국 선거인단 수에서 밀렸다"며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해도, 이것이 민주당의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간접선거제도를 택하고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에 투표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선거인단을 뽑는 것이다. 그리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 50개주 선거인단수는 총 538명에 달하며 과반수인 270을 넘기면 승리하게 된다. 메인과 네브라스카 2개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에서는 투표 결과 한 표라도 더 득표를 한 후보자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게 된다.

현재 6개 경합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수는 총 104명에 달한다. 박빙으로 치닫는 경합주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이유다. 

가디언은 "2016년 대선에서 여론조사 기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한 바 있다"며 "이번에는 다르다고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 지지율을 과대평가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지율 좁혀질수록 선거 불확실성은 높아져

문제는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질 경우 선거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자 대선 불복 가능성을 줄곧 시사해왔다.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우편투표 비중이 여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소송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대선 전 인준에 애를 쓰고 있는 것 역시 이같은 각종 소송을 염두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선거 결과를 둘러싼 각종 소송이 진행될 경우 배럿 후보자 인준과 함께 보수 성향으로 굳어진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질수록 소송을 비롯한 각종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만일 선거 개표일 당일에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큰 표 차로 앞선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순순히 떠날 수 밖에 없지만, 지금과 같이 지지율이 좁하질 경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닌 조 록하트는 CNN 기고를 통해 "많은 전문가들은 박빙의 선거 끝에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며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되돌아볼 때 그가 아무런 싸움 없이 백악관을 떠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두 후보는 오는 22일 마지막 TV 토론을 앞두고 있다. 이날 오후 9시(동부시간 기준)부터 90분간 테네시주 내슈빌 소재 벨몬트대학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주제는 ▲코로나19 ▲미국 가정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 등 6개다. NBC뉴스의 앵커인 크리스틴 웰커가 사회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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