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에 꼴리다] 기본 용어 이해하기 -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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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에 꼴리다] 기본 용어 이해하기 - 발효
  • 남곡 김중경
  • 승인 2015.12.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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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곡 김중경

 

차를 분류하는 데 많이 쓰이는 기준 중 하나가 발효(醱酵)라는 용어입니다. 이를테면 녹차는 비발효차, 오룡차는 반발효차, 홍차는 완전발효차, 보이차는 후발효차 등으로 구분하는 겁니다.

 

그러나 사실 녹차, 오룡차, 홍차 등에는 발효의 기본 조건인 미생물이 관여하지 않습니다. 다만 차엽 내의 단백질인 산화효소가 작용하여 차엽의 색깔을 변화시키는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녹차, 오룡차, 홍차 등에는 발효라는 말을 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랜 관습으로 인해 발효라는 말을 쓰고, 그 산화된 정도에 따라 비발효, 반발효, 완전발효 등으로 나누어 왔던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기준은 잘못된 관습이 굳어진 것이어서 오늘날 차를 마시는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스럽게 합니다.

 

“홍차의 발효와 보이차의 발효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문장은 과연 정확하게 표현인가요? ‘발효’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해결되리라 믿으며 아울러 지금까지 잘못 사용되어 온 표현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 기문홍차의 엽저
▲ 기문홍차의 탕색

차를 발효의 관점에서 최초로 설명하고자 했던 이들은 서양의 학자들입니다. 19세기 초 영국이 홍차 제조를 시작할 당시, 홍차를 제조하는 과정에 차엽이 적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미생물이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발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홍차의 제조 공정 시에 발효가 일어나는 것으로 착각하고 홍차를 발효차라고 명명했던 겁니다.

 

1890년 일본의 Y. Kosai라는 학자가 홍차 제조 과정을 관찰 하던 중 녹색의 찻잎이 붉은 색으로 변하는 것을 관찰하고 역시 미생물에 의한 발효와 같다는 학설을 발표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과학적 실험에 의해 이는 잘못된 학설이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이렇게 홍차의 제조 과정에서 미생물이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미 오류가 고착되면서 명칭을 바꾸기가 쉽지 않게 된 겁니다.

 

남곡 김중경 ▲ 서예가, 보이차 품명가 ▲이코노믹 리뷰 보이차 연재(2014년) ▲현 성차사진품보이차 대표 ▲선농단역사문화관 전통다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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