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수의 정문일침] '도박'처럼 투자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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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의 정문일침] '도박'처럼 투자하는 사람들
  •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부동산 가치평가 연구소장
  • 승인 2020.10.19 17: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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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 주식투자 열풍...이면엔 '눈물과 한숨' 소리 높아져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대상의 '가치확인' 절차 꼭 거쳐야
'한번 생각할 걸 다섯번 이상 생각'하는 차분함과 신중함을
서기수 다올 가치평가 연구소장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 연구소장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부동산 가치평가 연구소장] “주식 처음 한 사람인데 환불 가능할까요?”

얼마 전 모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어느 초보 주식투자자의 글을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최근에 신규 상장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한방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의 눈물이 강을 이루고 한숨 때문에 물결이 일어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예비신부가 결혼준비자금 5000만원을 투자해서 1500만원을 손해보고, 이태원의 가게를 접고 전 재산을 투자한 어느 자영업자도 있다고 하니 안타까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속칭 ‘따상’(더블 상한가)을 노리고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덥석 이회사의 주식에 투자를 해서 상장 며칠 만에 4000억 이상 손해를 봤다고 한다.
 
결국 앞의 글처럼 환불이 가능하냐는 질문까지 올라오고 댓글로 ‘환불이 되면 주식투자해서 실패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투자의 기본'도 모르고 내지르는 투자

20년 이상 강의나 상담을 통해서 많은 투자자들을 만나고 있는 필자의 경험을 보자면 아직도 도박처럼 투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듯 싶어 그 우려가 가시질 않는다.

“테슬라는 지금이라도 들어가면 좋을까요?”
“네..테슬라 PER(주가수익비율)가 무려 1200배 인건 아세요? 그리고 PBR(주가자산비율)가 작년말 기준으로 59배인 건 아세요?”
“그게 뭐죠? 에이...그래도 테슬라인데...설마 손해를 보겠어요?”

PER(주가수익비율)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매매되는 어떤 종목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만약에 한 주에 1만원하는 회사주식이 1년에 주당 1000원의 순이익을 냈다면 PER은 10배가 된다.

그런데 테슬라의 PER는 모 포털사이트의 증권서비스에서 조회한 결과 2020년 6월 기준 1200배가 넘는다. 즉, 테슬라의 현재 주가수준은 한 주당 벌어들이는 이익의 1200배라는 얘기다.

PBR(주가자산비율)은 위에서 계산한 현재의 주가에 그 회사의 주당 순자산을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의 적정 수치를 PBR 1배 미만 즉, 어떤 종목의 현재 주가보다 한 주당 보유 자산이 더 많은 회사에 투자하라고 하는데 테슬라의 PBR이 59배이니 주당 순자산의 59배나 되는 가격으로 매매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PER이나 PBR이 반드시 절대값으로 일정한 수치 이상이나 이하면 무조건 투자에 성공하고 확실한 가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동종 업계의 평균 PER, PBR을 살펴보고 어느 정도 낮다면 투자가치가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요인으로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경우도 있어서 무조건적인 주식투자의 가치판단 지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러한 수치는 알고 투자를 해야 하지 않을까? 바로 이점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최근 신규 상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공모주를 청약했던 개인 투자자들중에 후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사진= 연합뉴스
최근 신규 상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공모주를 청약했던 개인 투자자들중에 후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사진= 연합뉴스

투자가 도박과 다른 점 알아야

최소한 내가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한다고 하면 기본적인 회사의 수익성과 안정성은 먼저 살펴보고 납득이 갈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을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다. 주식투자를 해서 가격이 하락하면 배송된 물건 환불하듯이 환불이 되는지 물어봐야 할 정도의 기초지식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도박과 무엇이 다를까?

어떤 종목을 투자를 해라 마라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투자를 한다고 하면 실천해야 할 기본적인 그 종목의 투자가치 확인절차의 무시에 대한 아쉬움을 알리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이다. 직장 동료들 간의 대화에서 나온 주제 하나로 덥석 주말에 계약을 하거나 누가 투자를 해서 성공했다는 귀띔 하나에 조급하게 투자를 하는 경우를 무수히 지켜봤다. 특정 지역이면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무모함과 지금이 아니면 나중에 집을 못 산다는 걱정이 갭투자를 양산하고 무리한 대출로 인한 현금흐름의 압박을 초래하는 것이다.

지금도 특정지역의 아파트를 검색하면 분양가 대비 30%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급매한다는 블로그나 게시글이 많이 인터넷 상에 올라오고 있다. 혹은 실투자금 얼마만 있으면 30평형대 아파트가 내것이 된다는 표현으로 많은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부동산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수 천 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투자한다면서 왜 도박을 하나

기본적으로 요즘 같은 저금리에 투자를 말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보아온 많은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도박과 다름없는 투자를 하는 것이 문제이다.

‘투자’와 ‘투기’와 ‘도박’중에 무엇이 제일 위험하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도박’이라고 답변할 것이고 다음으로 ‘투기’ 그리고 ‘투자’가 가장 합리적이고 안정성과 위험성을 겸비한 뉘앙스라고 생각할 것이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투자’를 한다는 미명하에 ‘도박’보다 더 위험한 행동들을 하고 있다고 왜 생각하지 않는가?

유동성이 풍부하고 2%대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고 여기저기서 '지금이 투자의 기회'라는 외침이 난무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한 번 생각할 걸 다섯 번 이상 생각해보는 차분함과 신중함이 아닐까 싶다.

●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 & 부동산가치평가 연구소장은 한성대에서 재무관리 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에서 재테크 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사이버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겸임교수, 한성대학교 경영학과 외래교수, 한국금융연수원 외래교수 등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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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초짜 2020-10-22 10:24:54
많은 가르침을 주십시요
기다리겠습니다
ㅜㅜ욕심을버리고 싶습니다
되도않되는 욕심!

문상용 2020-10-19 22:01:12
글 잘 읽었습니다 주식 부동산 문제를 잘 설명해 주시네요 계속적으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