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美·유럽, 코로나 급속도 재확산...의료붕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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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美·유럽, 코로나 급속도 재확산...의료붕괴 가능성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17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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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곳곳서 코로나 확진자 최대 발생...미국도 6만6천여명
코로나19 피로 누적에 따른 경각심 약화
확진자 급증...의료시스템 붕괴 우려도 제기
유럽 국가들, 재봉쇄 혹은 비상사태 선포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앞을 지나는 마스크를 쓴 여성.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앞을 지나는 마스크를 쓴 여성.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은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6만명을 넘어서면서 7월 이후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스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초로 3만명을 넘어섰다. 영국 역시 2만명에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하루만에 나왔다.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신규 확진자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문가들은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확진자들을 병원에서 수용하지 못할 경우 사망률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곳곳서 최다 신규 확진자 발생..미국도 6만6000명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6만6129명 늘었다. 이는 7월 이후 최고치다. 전체 누적 확진자 수는 820만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 수 역시 22만명을 넘어섰다. 

유럽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 15일 신규 확진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3만명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9월 이후 급격히 증가하면서 누적 환자수도 80만명을 넘어섰다. 

영국은 지난 14일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1만9772명을 기록, 2만명에 근접했다. 이는 일일 신규 확진자 기준 사상 최고치다. 영국 역시 9월 이후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었다. 9월 이전 최고치였던 4월10일 7860명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 4월 심각한 확산 추세를 보이다가 다소 잠잠한 모습을 보였던 스페인에서도 가을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1만33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 기존 최고치(9월18일 1만4176명)에 근접했다.

이탈리아 또한 신규 확진자수가 8804명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독일에서도 15일 기준 70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대 규모다. 벨기에는 15일 기준 82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를 기록, 최고치를 기록했고, 네덜란드 역시 7791명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대였다. 

러시아 역시 지난 14일 기준 1만40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피로감에 경각심 약화...각종 규제완화도 한 몫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존스홉킨스대학 통계를 인용, 미국의 총 50개주 중 40개주와 워싱턴D.C에서 지난 한 주 7일간의 신규 확진자 수가 이전의 14일 평균치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7일간의 평균치가 이전 14일간의 평균치보다 높을 때 '확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진자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WSJ는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조치에 많은 이들이 싫증을 느껴 지난 3월보다도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면서 "예방조치를 두고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엇갈리는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혼란과 안일함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주정부는 각 사업체들의 영업재개를 허용하고, 마스크 착용 등 위생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했다. 이같은 조치들이 시민들의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늦췄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가을철을 맞아 대학생들이 캠퍼스로 복귀했고, 날씨가 추워져 많은 이들이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쉬운 환경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마리사 레빈 사우스 플로리다대 공중보건대 교수는 "제2의 확산이 아니라 1차 확산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하다"며 "미국은 (코로나19가 급격히 감소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제1의 확산 추세 중 세번째 증가를 보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의료시스템 붕괴 가능성 높아.."사망률 높아질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면 사망자 또한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한스 클루게 WHO 유럽 담당 국장은 "이날 최소 9개 유럽국가에서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만일 효과적인 대책이 업다면 수개월 내 일일 사망자가 이전 고점인 지난 4월의 4~5배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우 아직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가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곳곳에서 급증하면서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되고, 취약계층에 노출되고 있어 우려기 제기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 추세는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WSJ는 "유럽 전역에서는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병원이 다시 차기 시작했다"며 "미국 역시 위스콘신주, 다코타주, 몬타나주, 유타주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입원 환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유행병학자이자 미네소타 대학의 부교수인 라이언 뎀머는 "만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7만명을 넘어선다면, 추가적으로 입원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이들에게 적절한 치료가 행해지지 않는다면 사망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증가 추이. 자료 출처=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 WSJ.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증가 추이. 자료 출처=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 WSJ.

유럽은 다시 봉쇄조치...프랑스는 비상사태 선포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럽에서는 다시 봉쇄조치에 나서거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4일 정부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부터 4주간 파리를 포함한 9개 대도시에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한 주민들의 외출도 금지됐다. 

영국은 지난 12일 3단계 규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리버풀은 최고 경보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지정됐는데, 이 경우 실내외 모임이 금지되고 체육관과 카지노, 술집 등은 모두 문을 닫는다. 맨체스터 역시 '매우 높음' 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은 '높음' 단계로, 실외에서 6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실내 모임 또한 금지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지난 14일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회담을 갖고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민 10만명당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상 발생하는 날이 7일 이상 지속될 경우 해당 지역에서는 10명 이상의 모임이 제한되며, 오후 11시 이후 술집 및 음식점 영업이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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