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미끄럼틀' 탄 빅히트...똑똑해진 개미 '곧바로 차익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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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 미끄럼틀' 탄 빅히트...똑똑해진 개미 '곧바로 차익실현'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0.15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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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급락, 공모주에 대한 학습효과, 밸류에이션 부담 등 복합적으로 작용
추진중인 위버스 플랫폼, 빅히트 기대치만큼 성장 가능할까..."글쎄"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5일 코스피 시장에 야심차게 상장했지만 첫날부터 주가가 급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0 하나 빼면 적정가다" vs "아니다, 내일은 오를거다"

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예상과 달리 첫날부터 미끄러지자 투자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간이 흐를수록 '거품이 낀 게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다.

빅히트는 이날 시초가 27만원보다 1만3500원(5%) 떨어진 2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직 공모가인 13만5000원보다는 높지만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가 각각 3거래일, 2거래일 '따상'을 기록했던 데 비하면 충격적일 만큼 빠른 속도로 주가가 내렸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상장 첫날보다 배로 많았다. 이날 빅히트 거래량은 650만주 가까이 올라갔고 거래대금도 1조9000억원을 넘겼다. 상장 첫날 거래량이 100만주를 하회했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와는 대조적이다.

보호예수 물량을 제외하면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물량은 공모주를 포함해 총 1005만2575주였다. 이날 유통물량의 3분의 1 이상이 한꺼번에 거래량으로 터진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빅히트, 증권사 적정주가 전망치 평균 25만8000원과 '동일' 

지금까지 빅히트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총 7곳이다. 증권사마다 천차만별로 최소 16만원에서 최대 38만원까지 나왔다. 

메리츠증권은 16만원, IBK투자증권은 24만원, 유안타증권은 29만6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38만원이라는 '따상' 이상의 가격을 목표주가로 잡았고, 한화투자증권은 26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1만2000원, 현대차증권은 26만4000원으로 전망했다.

7개 증권사의 평균 적정주가 전망치는 25만8000원인데, 이날 빅히트 거래 마감가격과 동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의 경우 기대감이 선반영돼 상장 직후 높은 가격을 기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른 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적싸움'"이라며 "특별한 실적이나 이슈가 없는 한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증권가가 전망한 목표주가 전망치에 도달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의 하락 속도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빨리 빠질 줄 몰랐다"고 밝혔다.

15일 코스피 상장 직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 추이. 그래프=키움증권

똑똑해진 개미들, 밸류에이션 부담감 높자 '차익실현'

빅히트의 상장첫날 급락세는 개미들의 차익실현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보호예수기간에 물량이 묶여있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을 통해 주식을 사들인 개인의 물량이 거래량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개미(개인투자자)가 똑똑해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인기를 끌었던 8대 공모주(롯데쇼핑, 삼성카드, 제일모직,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토니모리) 중 상장 1년 후 수익률이 플러스였던 기업은 3개뿐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제일모직 3개 기업만이 살아남았다.

최근 공모주 열풍을 이끌었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상장 후 추리도 일종의 학습효과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의 높은 밸류에이션도 부담이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 멤버들의 군 입대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빅히트가 미는 위버스 플랫폼 성장 가능성이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빅히트는 "위버스 플랫폼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이라며 해외 유명 아티스트 관련 카테고리도 플랫폼에 추가할 가능성 등을 언급하고 레이블 인수 등을 통해 아티스트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위버스 카테고리에 추가된 아티스트는 9그룹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연예인들이야 플랫폼에 들어가는게 좋겠지만, 다른 회사로서는 빅히트나 위버스 플랫폼과 경쟁하는 입장일 수 있어 선뜻 들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유명 아티스트 카테고리 추가 가능성에 대해서도 "플랫폼 사업이 이미 훨씬 잘 진행되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이 있는데 굳이 상당금액의 수수료를 지불하면서까지 들어오려고 할지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빅히트의 희망대로라면 승승장구할 수 있겠지만 'BTS 프리미엄 효과'가 언제까지, 또 어느 영역까지 이어지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빅히트 시장에 대해 "기대 이하였지만, 당분간도 크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며 "사실 지금 책정되는 시가총액(8조7000억원)도 과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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