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업종, 10년새 시가총액 37배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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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업종, 10년새 시가총액 37배 커졌다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0.15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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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10년 단위 시가총액 변화 분석
건강관리·정보기술 분야 성장세 뚜렷...신 주도산업으로
산업재(기계·조선), 유틸리티(가스·전기) 하락세...만회 어려울듯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지난 10년간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건강관리(헬스케어 업종)’와 ‘정보기술(IT)업종’ 분야의 기업이 급부상한 반면 조선·건설 등 전통 주력산업(산업재 업종) 비중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산업계 지형이 10년새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급변했음을 웅변하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일 2000년 말, 2010년 말, 2020년 3분기 말(9월 29일 종가 기준) 등 10년 단위로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비금융사 변화를 분석한 결과, 2010년 대비 10년사이에 가장 큰 폭으로 상장 기업 수가 증가한 업종은 ‘건강관리’(2개→12개)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00대 비금융사중 업종별 상장회사수 비교. 자료=전경련

각 연도별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업종별로 나누어 비교한 것으로, 건강관리 업종은 그동안 2개에서 12개 업체로 10개가 늘었다. 이어 ‘정보기술’(8개→15개)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산업재’(34개→23개)와 ‘소재’(21개→15개) 기업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급증도 건강관리 업종 '최고'

국내 100대 비금융사중 업종별 시가총액 변화 현황. 자료=전경련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업종별 시가총액 합계는 ▶정보기술(592.1조원) ▶자유소비재(160.1조원) ▶건강관리(117.9조원) ▶소재(113.9조원) 등의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강관리’는 올해 3분기 시가총액이 2010년 말 대비 36.8배 커진 것으로 나타나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정보기술’ 시가총액도 2010년 말 대비 2.9배 성장했으며,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시가총액 합계(244.7조원)가 가장 높은 업종이었다.

반면 ‘산업재’는 상위 100대 비금융사에 포함된 기업 수(23개)가 가장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9개 업종 중에서 5위에 머물렀다. 시가총액은 2010년 말(161.9조원)의 절반도 안 되는 65.4조원에 그쳤다.

또한 내수 의존도가 높은 공기업 중심의 ‘유틸리티’는 기업 수(2개)도 가장 적고 시가총액(15.4조원)도 2000년 및 2010년 말과 비교할 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틸리티 업종은 전력, 가스, 수도 등 사회 인프라적 서비스를 공급하는 산업이다. 

국내 100대 비금융사 주요 업종 시가총액 변화 (정보기술 업종 : 삼성전자 제외 나머지 기업). 그래픽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국내 100대 비금융사 주요 업종 시가총액 변화(정보기술 업종 : 삼성전자 제외 나머지 기업). 자료=전경련

전경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바이오 및 언택트 기술·제품 관련 기업이 부상했기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조선·중공업 등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산업들의 비중이 줄어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개편됨에 따라 자본시장의 기대감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흐름"이라며 "조선 같은 경우 과거처럼 압도적 1위를 지키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추세를 유지하거나 또는 감소세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건강관리’업종, 글로벌 100대 기업엔 2개뿐

지난 3분기 말 글로벌 건강관리 업종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S&P 캐피탈 IQ 기준) 중에서 한국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51위), 셀트리온(65위) 등 2개사가 포함됐다.

미국은 존슨앤존슨, 머크, 화이자, 애보트(이상 의약품 제조),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료 서비스) 등을 포함해 총 51개사로 가장 많았다. 중국은 항서제약(의약품 제조), 마인드레이(의료기기) 등 15개사로 뒤를 이었다. 일본도 추가이, 다이이찌산쿄(이상 의약품 제조) 등 11개사가 순위에 들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의약품 제조 분야를 보면 미국은 원천 기술을 많이 갖고 있고 중국은 생산설비에 투자하는 트렌드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그 사이에 있어서 장기적으로 보면 생산설비는 중국으로 갈 수밖에 없고 원천기술 강화가 신약 개발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강관리 업종 시가총액 합계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4625조원)은 우리나라(80조원)의 58배, 중국(555조원)은 7배, 일본(495조원)은 6배 수준이었다. 2020년 상반기 기준 매출액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미국 51개사는 한국 2개사 대비 약 705배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중국과 일본은 각 11배, 9배 높았다. 한편 호주는 ‘씨에스엘’ 1개사만 글로벌 100대 기업에 포함되었는데 올해 상반기에 우리나라 2개사 매출액 합계보다 4배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스피 시장을 10년, 20년 전과 비교해보니 변화하는 경제 구조와 산업 생태계 지각변동에 맞춘 자금 흐름 움직임이 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업 변화에 따른 맞춤형 산업정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가운데, 많은 국가들이 바이오·제약 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해오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세계적인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성장 기대감이 큰 만큼 건강관리 업종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육성하기 위한 과감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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