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실적] 차 배터리, 흑자 낸 LG화학...'턴어라운드' 앞둔 삼성SDI·SK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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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실적] 차 배터리, 흑자 낸 LG화학...'턴어라운드' 앞둔 삼성SDI·SK이노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0.15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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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코로나 악재에도 수익성 개선...LG화학은 흑자 발표
3분기 삼성SDI, "턴어라운드 위한 직전 단계"
SK이노베이션은 아직..."적자폭 줄여가는중, 2년 뒤엔 흑자전환"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들의 주가를 일제히 상향조정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외시장 호조와 전기차 물량증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과 흑자전환이 이루어져 성장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 상향조정의 근거 시점이 2021년까지로 다소 유동적이고 장기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는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 등을 입증하고 있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3사를 합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분기 32.1%에서 7~8월 35.6%로 더 높아졌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 분사를 앞두고 있는 LG화학은 이미 3분기 잠정 매출액은 7조5073억원, 영업이익은 9021억원이라고 공시한 상태다.

두 경쟁사의 전체 실적도 괜찮은 편이다.

증권사들은 삼성SDI에 대해 "3분기 매출은 2조8644억원, 영업이익은 2056억원으로 전망한다"며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23.8%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영업이익이 94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컨센선스(1911억원)은 하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실적 개선 재료로는 ▲전지부문 전반의 수익성 개선 ▲해외 수요 급증 등이 제시됐다.

이밖에 에코프로비엠 등에 대해서도 CAM6 공장 가동으로 인한 EV향 매출비중 본격 확대를 언급하며 실적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47.2% 증가한 2239억원, 영업이익은 39.8% 늘어난 138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악재에도 실적 개선...LG화학은 흑자전환

한국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지난 3월을 기점으로 30%를 돌파했다. 이후에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은 지난 1~2분기에 걸쳐 꾸준히 성장해왔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을 비켜가지는 못해 다소 주춤하긴 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 분사 관련해 '뜨거운 감자'였던 LG화학은 지난 2분기 배터리 사업 시작 후 사상 최대치인 15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소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의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됐고,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되는 중대형 배터리는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수요가 증가해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LG화학이 올해 7월까지 누적 점유율에서 세계 1위, 월별 점유율에서 7개월 연속 1위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시장점유율과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대체적인 중론이다. LG화학 관계자 역시 전기차 배터리 부문과 관련해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중대형 전지 부문이 500억원대의 영업 손실을 냈다. 또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용 배터리도 코로나19라는 악재에 수요가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배터리 부문에서 113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3사 중 후발주자에 속한다. 2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 비중이 6.2%로 주력인 정유업(62.7%)의 1/10에 불과해 신사업으로 분류된다.

3분기 삼성SDI, "턴어라운드 위한 막단계"

삼성SDI 연도별·분기별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 자료=유안타증권

3분기 전기차배터리 실적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적자를 냈던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그 폭이 줄거나 일부 전지 종목이 흑자전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삼성SDI의 경우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턴어라운드 막바지 단계'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지산 키움투자증권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시장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위주로 7~8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13%, 171% 증가했다"며 "유럽 전기차로의 배터리 출하가 크게 늘어 3분기는 손익분기접 근접 시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좋았던 점도 소형전지부문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SDI는 생산 설비 관련해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있는 배터리 1공장의 생산 라인 증설을 검토중이다. 배터리 1공장은 현재 1~4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5라인 증설이 진행 중이다. 연내 6라인 착공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증설되는 새로운 생산라인에서는 차세대 배터리인 5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말 삼성SDI는 새로운 공법도 언급한 바 있다. 삼성SDI는 "기존의 소재를 돌돌말아 배터리에 넣는 와인딩(winding) 공법 대신 소재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공법이 활용되면 배터리 내 공간 활용도가 높아져 전기차의 주행거리,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기술 개발을 위한 협업도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와 필옵틱스가 협력해  스태킹 공법에 적합한 레이저 노칭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며 "당분간 프레스 노칭을 사용하겠지만 레이저 노칭 기술의 장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향후 생산 라인에 적합한 기술이 마련되면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칭은 배터리 소재의 양극과 음극탭을 만들기 위한 공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4분기를 삼성SDI의 흑자전환 시기로 보고 있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대형 배터리부문이 증익구간에 진입했다"며 "EV형 배터리의 경우 유럽 고객사향 공급물량이 확대되며 4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시장이 중요한 까닭은 유럽의 환경규제 강화와 연관성이 있다.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유럽 수출물량에 대해 "올해 45만대 수준에서 내년 66만대 수준으로 약 47%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SDI가 BMW, 폭스바겐 등 대형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보유한 데다 내년 출시 예정인 Gen5 배터리는 시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도 약 20% 개선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삼성SDI 소형전지부분 3분기 영업이익이 1121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소형전지부문에서 지난 1분기 237억 원, 2분기 66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중대형전지부문에서는 1분기 473억원, 2분기 594억원 각각 영업손실을 냈지만 3분기에는 영업손실이 64억원으로 줄어들고 4분기에 742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 "적자폭 줄이는 중...아직 때가 아냐"

SK이노베이션 EV 배터리·분리막 생산능력. 그래프=유안타증권

SK이노베이션의 손익분기점 달성은 2년 정도 남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실적 개선 흐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배터리 부문의 적자 감소와 2차전지 분리막 이익 확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최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확대되면서 3분기 적자폭을 "세자릿 수까지 낮추겠다"는 제시한 바 있다.

핵심 아이템중 하나인 분리막은 2차전지 구성 요소로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에 위치해 전기 발생을 돕는 재료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배터리 소재업종 중 분리막 사업이 가장 고속으로 성장중이며 평균 영업이익도 35%로 배터리 소재업종 가운데 가장 높아 적자폭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IE테크놀러지는 내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14일 캐나다 나노원 머티리얼즈와 양극재 개발에 협력하겠다고 밝힌 점도 배터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 목표주가를 27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며 "배터리부문의 추가 수주가 계속되고 있고, 2021년 현대차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 폭스바겐용 판매 등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적자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SK이노베이션을 업종 최선호주로 선정하며 "3분기 영업이익과 4분기 영업이익 모두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SK 소송, 정책 의존성 등은 변수...그래도 미래는 '밝다'

단위 GWh.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자료=SNE리서치

이렇듯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황은 제각각 다르지만 미래는 모두 밝다. 이미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는 LG화학 뒤에는 적자폭을 줄여 나가고 턴어라운드를 눈앞에 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배터리3사 점유율이 7·8월 기준 35.6%이었던 만큼 9월 탑재량까지 포함하면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변수도 있다.

먼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핵심소재 관련 소송이다.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기술 특허침해 소송과 관련한 청문회는 올 12월에 예정돼 있다. 예비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했으나 ITC위원 5명 전원이 SK이노베이션의 재검토 요청을 수용한 상태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신들의 2차전지 핵심소재인 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1건 등 총 4건을 침해했고, 이를 통해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어느 쪽이 승소하든 양쪽 기업 모두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극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도 있지만 LG화학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기존 흐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재검토 요청 전원 수용에 대해서도 "흔히 있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실제로 ITC가 영업기밀 침해 소송건에 대해 예비판결을 뒤집는 본판결을 낸 적이 거의 없어 현재로선 LG화학이 좀 더 유리한 입장이다. 

아직까지 배터리 비용 등이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높아 전기차 구매 보조금 등 정책지원에 상당부분 의존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정책 변화가 있을 경우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정책 기조가 친황경으로 가고 있으며 국가별로 각종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어 다가오는 4분기, 2021년의 전기차·전기차배터리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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