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물적분할 거부감에 SKT 입조심..."확인해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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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물적분할 거부감에 SKT 입조심..."확인해줄 수 없다"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0.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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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금명간 모빌리티 사업 분사 결정할듯
관심은 분할 방식...LG화학처럼 '물적분할' 택할까
소액주주 소외감 드러낼수도...모빌리티 사업도 예단못해
SK텔레콤 모델이 ‘T맵쇼핑’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 모델이 ‘T맵쇼핑’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SK텔레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아무 것도 확인해 줄 수 없습니다. 우버 투자유치 여부도, 이사회 일정도 확인해줄 수 없습니다."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사업단 분사를 통해 네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을 기반으로 택시사업, 인공지능(AI), 쇼핑,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IVI) 등을 종합한 모빌리티 사업을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일정과 분할 방식, 우버 투자유치 여부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조회공시가 들어오더라도 확인하는 코멘트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강한  노코멘트'는 무슨 이유일까.

이번 분사는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전담할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물적 분할' 방식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거부감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전지사업 분할처럼 '물적 분할'은 한 법인이 갖고 있는 자산의 일부를 떼어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법인 아래에 설립하는 만큼 기존 법인이 100% 지분을 갖게 된다. 이 기존법인의 대주주는 우회해 지배하게 됨으로 대주주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인적분할'은 이에 대비된다. 조직원들(人)을 분할하는게 아니라, 법인격을 갖는 법인을 분할한다는 의미로, 법인의 구성물인 자산과 임직원들을 분할비율에 따라 나누게 된다. 회사의 자산 100%를 분할비율대로 몇 십%대 몇 십%로 나누는 식이다.

SK텔레콤이 LG화학처럼 '물적 분할'을 한다면 SK텔레콤의 대주주는 그대로 분할회사를 지배하는 반면, 소액주주들은 주식을 갖지 못하게 돼 소외를 받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이번에 분사를 결정하면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인 T맵을 본격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T맵은 하루 이용자가 최대 450만명(월간 이용자 1250만명)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여기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SK텔레콤은 T맵에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를 T맵에 결합해 음성명령으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전화도 걸 수 있는 ‘T맵x누구’를 선보였다. T맵에서 택시를 호출하는 ‘T맵택시’나 T맵에서 주행거리와 주유소 결제 금액에 따라 ‘쇼핑포인트’를 적립해 물건 구매 시 할인해주는 ‘T맵쇼핑’도 운영 중이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승차공유 업체 '우버'가 분사되는 신설법인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2대 주주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는 2013년 국내에 승차 공유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택시 업계 반발과 국내 규제로 승차공유 서비스를 중단하고 현재  택시 기반 ‘우버 택시’ 호출 사업을 하고 있다.

LG화학이 분할하는 2차전지 사업부는 소수의 공급자와 소수의 메이저 구매자들이 있는 '경쟁제한 적 시장'이다. 이미 확보된 구매계약을 그대로 물려받기 때문에 사업리스크는 적고, 마케팅 비용이 급증할 가능성이 없다. 제조업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비지니스다. 

반면 SK텔레콤이 분할하는 '모빌리티 사업'은 이미 경쟁자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데다, 불특정 다수인 일반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끊임없이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 서비스업이 될 전망이다. 때문에 물적분할 법인의 성공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예단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SK텔레콤의 물적분할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가증권 시장에서 이 회사 주식은 5%가까운 급락을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물적 분할'에 대한 거부감에다 분사할 '모빌리티 사업'의 전망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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