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실적] 현대·기아차, '깜짝 실적' 예고...지금 사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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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실적] 현대·기아차, '깜짝 실적' 예고...지금 사도 되나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0.10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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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SUV라인업 갖추고 美시장서 약진
기아차, 개소세 인하 연장 효과 '톡톡'
연말 차업계 프로모션 등 4분기 실적전망도 밝아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증권사들이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 전망치와 목표 주가를 상향조정하고 매수의견을 내놨다. 코로나로 인한 판매실적 부진의 늪을 SUV중심의 신차효과로 만회하며 '보릿고개'를 넘어섰다는 장밋빛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이 제시한 현대차의 목표 주가는 20만~25만원이다. 지난 8일 이 회사의 종가는 18만500원이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4월 증권업계가 내놓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는 최고 16만원에 비하면 크게 상승했다. 현대차의 목표주가가 이렇게 상승한 것은 3분기 실적향상이 기대되는데다,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아차 역시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6만원으로 제시했다.  기아차의  지난 8일 종가는 5만900원이었다. 

'깜짝 실적' 예고 '현대차'...올 들어 첫 분기영업익 1조 넘나 

증권사들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3.7% 상향조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219.3%, 100.5% 증가한 1조2087억원, 584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현대차는 올 들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게된다. 

지난 9월 완성차 국내 5사 합산 판매실적은 코로나 확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외 판매실적 회복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 4분기에도 실적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미국 시장 점유율이 황금기였던 2011년과 같은 수준(8.9%)으로 상승했다는 점은 올 연말까지 이 회사 주가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전망이다. 또 통상적으로 4분기가 연말 재고처분 프로모션 등으로 인해 분기 중 가장 많은 차가 팔리는 업계의 성수기로 불린다는 점도 감안하면, 3분기에 실적 반전을 이뤄낸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호재는 4분기까지도 무난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자동차, 1·2분기 코로나 등으로 '보릿고개 시련'

지난 1분기와 2분기 국내 자동차업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 수요 감소, 성장주 강세로 인한 소외 등으로 인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1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확산과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위축,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크게 감소했다. 1분기 판매량은 90만3371대로 전년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선 더 뉴 그랜저, GV80 등의 신차 판매가 나쁘지 않았지만 국내공장 생산 중단 등으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13.5% 줄어든 15만9061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은 중국, 인도, 유럽 등의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대비 11.1% 감소한 74만4310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2% 하락한 4445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북미권역에서는 전년 대비 8.9% 증가한 19만3052대를 판매했지만 유럽과 중국권역에서는 각각 10.1%, 60.7% 감소한 11만7369대, 3만2217대를 기록했다. 중국 내 판매량 감소는 코로나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기아차는 지난 2월 부품 수급 문제로 일부 생산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후에는 신차효과를 이어간 덕분에 2분기 실적은 비교적 호조였다.

2분기 자동차 업황은 1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역시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과 소비 위축이 지속돼 글로벌 시장 자체가 암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5903억원을 공시하며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16.4% 감소하는 등 아쉬운 성적표를 유지했다. 지난해 동기대비로는 두배 이상 줄어든 수치였다. 매출이익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당시 호조를 이어가던 테슬라와도 비교되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해외 시장 판매량의 감소를 내수 시장이 어느 정도 상쇄시켰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 2분기에도 선전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매출과 영업이익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였었다. 기아차 역시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으로 내수 판매량이 작년보다 급증한 점이 해외에서 판매량 감소에 따른 매출 부진을 메꿨다. 기아차의 경우 베스트셀러 모델인 쏘렌토 판매량과 풀체인지 K5모델 판매량이 각각 127%, 155%씩 상승했었다. 

현대기아차의 2020년 주가 추이. 그래프=키움증권
현대기아차의 2020년 주가 추이. 그래프=키움증권

강화되는 어닝모멘텀, '3박자'가 맞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 3분기 실적 전망에대해 "실적 상승에 따른 주가상승 모멘텀이 강화되는 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2020년 주가 추이는 1분기와 2분기에는 하락세였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현대차는 국내외에서 36만762대를 판매했고, 기아차는 26만23대를 팔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긍정적인 이유는 ▲기업전략 ▲해외시장 호조 ▲정부 지원 정책 '3박자'가 맞았기 때문이다. 

새로 출시된 SUV 모델이 품질경쟁력을 갖췄다는 점, 수급이 안정적이었다는 점도 판매실적 향상과 기업 펀더멘털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연말부터 미국 시장에 새롭게 출시된 SUV모델 팰리세이드, 셀토스, 베뉴는 대형부터 소형까지 아우르는 라인업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9월 한 달간 미국에서 팔린 현대차와 기아차 11만1437대 중 65%는 SUV 모델이 차지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자동차도 전자제품처럼 새로운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면서 "특히 디자인과 사용자경험(UX)을 강조한 현대·기아차의 전략이 강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인포테인먼트(차량 내 정보·오락을 제공하는 장치),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 등 주행 ‘경험’이 차의 주행 ‘성능’ 못지않게 중요해졌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미국 평가기관인 J.D. Power 조사결과를 토대로 현대·기아차의 신차 품질 우수성이 실적향상에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기준 수치가 낮을수록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J.D. Power의 2020년 신차품질조사결과 테슬라가 250인데 비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53, 136을 기록했다. 

수급이 원활했던 점은 국내 공장에서의 생산이 비교적 잘 이루어진 것이 원동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가 브랜드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 재고가 많게는 30%까지 줄었으나 한국차 재고는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외부와의 협업틀 확대 ▲강력한 신차 싸이클  등이 국내외 시장 강세에 기여했다. 현대차의 경우 LG전자,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과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을 늘려왔다. LG전자와는 전기차 관련한 5G기반 협약을 체결했고 GS칼텍스와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과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력을 체결했다. 기아차는  ▲미국-국내-인도 시장 내 선순환 효과 확산 ▲신차효과 누적 등이 강세 요인이다.

조 애널리스트는 "기아차의 경우 주력 차종인 쏘렌토, 스포티지 등이 내년에도 순차적으로 글로벌 론칭을 준비하고 있어 해외시장에서도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신차 출시 효과도 누적돼 스노우볼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시장 뿐 아니라 인도시장도 주목해야한다고 전하며 "인도시장에서 셀토스 대기수요를 확보중이고 쏘넷(출시 예정)신차효과 등으로 가동률이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려 요인들이 있었지만 기아차의 2020년 인도공장 판매량은 16만5000대로 작년(5만7000대)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의 그린뉴딜정책과 신차 구입시 개별소비세 70% 감면 정책, 노후차 교체 유도 정책 등은 자동차 업종에 힘을 보탰다.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차가 주목받는 시점에 정부가 그린뉴딜정책을 구체화시킨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반기로 넘어오며 정부가 관련 기업들을 구체화시키며 친환경 자동차 등의 관련 업종을 분류하고 수 차례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출하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8월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친환경차 출하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1만606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판매비중의 3.3%를 차지하는 출하량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8021대, 8093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자동차 개소세를 시행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과 국내 완성차 업체 신차 출시가 맞물리면서 내수를 증가시킨 것이 주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업종, 장기 상승 추세의 초입 국면..."더 성장할 것"

자동차업종의 성장은 3분기 호황에 탄력 받아 4분기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해 "친환경차 지원정책 등에 힘쓰는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현대기아차의 전략적 대응이 업계에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와 기업의 대응이 잘 이어진다면 코로나19 위기 등은 성장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의 선점을 상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대형 SUV,제네시스 신차뿐 아니라 전기차, 수소트럭,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픽업 트럭 등을 추가로 출시했다"며 포트폴리오에 대격변이 일어났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개선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출시된 모델들이 이전 제품 대비 강한 신차 효과를 만들어 당분간도 이익이 호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애널리스트 역시 현대기아차의 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최근 자동차 주가 상승폭이 컸지만 장기 상승 추세의 초입 국면"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신차출시를 통한 수익성 효과가 본격화되지 않았고 성공적인 사업구조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성공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머지 완성차 업체 성적은...쌍용차, 실적부진에도 M&A 기대감으로 주가상승?  

현대·기아차의 판매실적이 호전 중이지만, 자동차 업종 전반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쌍용차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비해 기업 펀더멘털은 빈약하지만 주가 만 강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전문가들은 쌍용차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 들어 판매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 8일현재 연초대비 주가는 두 배가까이(94.5%) 상승 중이다. 이는 현대·기아차를 필두로한 자동차업종의 상승세에 편승하면서, M&A재료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쌍용차는 내수 8208대, 수출 1626대를 포함해 총 9834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다. 수출이 46.7%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의 올해 성적표는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생산업체 중 한국지엠 만  9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89.5%가 증가한 4만544대를 판매하며 실적 향상을 이뤄냈다. 내수 판매는 17.9% 증가한 697대, 수출은 112.3% 증가한 3만4447대를 기록했다.

내수는 쉐보레 스파크가 2689대 판매되며 주도했다. 수출에서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형제 차종 뷰익 앙코르 GX가 총 2만53대 팔렸다. 한국지엠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다. 

르노삼성차는 내수 5934대, 수출 1452대로 총 738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내수가 24.1%, 수출이 80.4%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51.4% 줄었다.

르노삼성차는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해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소형 SUV XM3의 유럽 수출이 시작되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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