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실적] 증권, 유동성과 동학개미에 웃다...4분기도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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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실적] 증권, 유동성과 동학개미에 웃다...4분기도 '맑음'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0.08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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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 이익 전망치 모두 컨센서스 상회 가능성 커져
동학개미 몰렸던 2분기보다는 덜해도 실적 개선세 이어질 듯
풍부한 유동성 장세 당분간 계속...4분기에도 증권주 주목해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1분기까지만 해도 라임사태 등으로 인한 투자자 불신과 코로나19 사태로 암울한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내 '동학개미' 열풍 등에 힘입어 반등했고, 급기야 2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2분기 순이익 합은 1조843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시 과열에 따른 본격적인 조정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3분기도 기술주와 바이오주의 강세, 그리고 공모주 열풍 등에 힘입어 상승세가 이어졌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주식 시장으로 들어온 풍부한 자금 유동성도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3월 대비 반년만에 2.5배 가까이 급등한 고객예탁금 추이가 이를 증명한다. 

고객예탁금 추이. 자료=한국투자증권

증권사들은 3분기에도 짭잘한 수익을 거뒀을 거라는 점에 이견이 없는 듯하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는 코스피 증권업의 3분기 월별 평균 수익률 전망치를 18.26%로 제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38.65% 증가한 수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증권사에 대해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상승 둔화 ▲시장 금리 반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의 둔화로 인한 투자은행(IB)부문 수수료 감소 등의 여파가 있어 2분기만큼은 아니어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는 다만 "증권사들이 장기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이익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4개사의 합산 3분기 순이익이 808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8% 상회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고점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이 거래대금 및 신용거래융자 증가로 오히려 크게 개선됐다"며 4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 개선을 증명하듯 증권업 지수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 지수 추이를 분기별로 살펴보면 급락세를 보인 3월 말 이후부터 등락을 반복했지만 우상향 추세는 뚜렷했다.

백 애널리스트는 "3분기 증권업 지수가 23% 상승하며 10% 오른 코스피를 13%포인트 아웃퍼폼했다"고 전하며 증권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증권업 지수 추이. 자료=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 10조' 눈앞 미래에셋대우, 영업익 2331억원 전망

개별 증권사로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을 2331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1921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동학개미 열풍 등에 힘입어 거래대금이 계속 늘어나면서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9조5000억원의 미래에셋대우는 이같은 영업호조를 기반으로 자기자본 1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도 순이익 3041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후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핵심 역량 중 하나인 해외 주식에서의 경쟁력도 실적 호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자사의 해외 주식 자산은 최근 업계 최초로 14조원을 넘었다. 이는 국내 2~3위 증권사의 해외 주식 잔액을 합한 것보다 크다. 3년여 만에 14배나 급증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PF시장의 부진은 부담스럽다. 이로 인해 IB수수료가 2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정 애널리스트는 "IB수수료 수입이 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종식이나 부동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지만, 글로벌 백신 개발 속도나 정부의 정책을 고려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백두산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대우에 대해 '중립' 의견을 밝혔지만 IB부문에 대해서는 "전분기 대비로는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지주, 3Q 이익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2115억원 전망

미래에셋대우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금융지주도 3분기 성적이 괜찮은 편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3분기 이익이 컨센서스인 2053억원에 부합하는 2115억원 정도일 것"이라며 목표주가 8만3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제시하며 1분기 적자를 빠르게 회복했던 점, 증권 외 자회사 성장추세가 잘 유지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상반기중 성장에 발목을 잡았던 파생상품의 경우 회사 측이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3분기부터 파생결합증권 헤지운용 전략 변화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백투백헤지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백투백헤지는 발행된 ELS 등의 수익구조와 동일한 파생상품을 매입해 위험을 상쇄시키는 거래 방식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증시 급락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 이후 2분기부터 신규 물량은 이 방식으로만 발행해 왔다. 

한국금융지주가 4.9%의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지속적인 성장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중 하나다. 

NH투자증권, 컨센서스 상회 1321억원 추정

NH투자증권은 최근 화제였던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증 공모주 청약의 대표주관사로 활약해 왔다.

강승건·유승창 KB증권 애널리스트는 "NH투자증권이 개인들의 온라인 주식거래시스템 매매에 기반한 브로커리지 수익 중심으로 양호한 3분기 실적을 시현할 것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60% 이상 성장할 수 있다. 정태준·백두산 애널리스트 모두 옵티머스운용 사태와 관련한 충당금이 지난 분기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기존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옵티머스 운용 관련 충당금은 800억원이었다.

금융당국에서 추가 배상을 권고할 경우 충당금이 추정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지만 2분기 선제적 적립에 따라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위탁매매 수수료 역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11% 고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PF 시장의 둔화흐름이 지속돼 IB수수료는 9.3%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거래 손실과 매매목적 파생상품거래손실 등의 영업비용 증가로 하락추세인 점이 부담요인이다.

삼성·키움·메리츠증권도 긍정적인 전망 잇따라

또 다른 대형사인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메리츠증권의 실적도 기대이상이다.

유안타증권은 키움증권에 대해 "운용 성과가 금리보다 증시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트레이딩과 상품손익이 견조할 수 있다"며 3분기 이익이 컨센서스(1184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1795억원 규모라고 전망했다. IB보다 브로커리지에 특화돼 PF 시장 둔화에 영향도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김은갑 애널리스트 역시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상향조정하며 "주식시장에서 개인의 영향력이 확대된 상황이 쉽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향후에도 키움증권 리테일 실적에 대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7일 "3분기 주식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고치인 22.8%를 기록했다"며 "올 3분기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31조1000억원으로 2019년도의 10조8000억원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1279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1788억원으로 전망된다. 라임사태 등의 환매중단 이슈와 연결된 이슈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웠던 덕분에 수익성 개선이 훨씬 더 용이했던 점이 있다.

메리츠증권은 2분기 중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당분간은 수익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 지난해 말 정부가 증권사의 부동산 PF를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힌 이후 채무보증 비율이 가장 높았던 메리츠증권은 이를 낮추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왔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2분기말 채무보증은 지난 연말에 비해 2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영업환경 변화에도 3분기 실적은 꽤 선방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안타증권은 메리츠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1165억원)를 소폭 웃도는 1194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까지 영업실적 호조 이어질까

국내 증권업 영업호조는 4분기에도 어느 정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본지 기고를 통해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등락을 반복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정 이후 다시 상승해 전고점 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증권사의 영업실적도 당분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의 저금리 기조가 단기간에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도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풍부한 시중 자금은 지금으로선 주식시장 말고는 뚜렷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공모주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는 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지나갔지만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공모주 '공룡'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특히 크래프톤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게임 '배틀 그라운드'를 운영 중인 만큼 카카오게임즈보다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시장 침체가 최악의 시기를 지난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아직까지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부담감은 여전하지만 상반기때처럼 공포심을 유발했던 '바닥'은 지났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백두산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흐름은 3분기가 끝이 아니고,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브로커리지 부문 등이 전반적으로 강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증권업이 다시 주목받을 시기"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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