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美대선 새 변수, '배럿 인사청문회'...12일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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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美대선 새 변수, '배럿 인사청문회'...12일 열릴까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0.10.05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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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 코로나 확진자 속출, 상원의회 당분간 폐쇄
상원 과반 공화당, 12일 예정된 대법관 청문회 강행 의사
민주당 거센 반발...그동안 쌓아온 진보가치 훼손 우려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미국에서 최근 신임 연방 대법관 지명에 관한 이슈가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 확진을 포함한 대선 뉴스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 코로나 확진자가 대통령을 포함해 잇따라 발표된 후, 의회 문을 닫겠다던 미국 상원이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 인준 청문회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다.

상원의 과반(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은 인준 강행의지를 나타내고 있으나 민주당은 의회가 문을 닫기로 한 상황에서 인준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질지 미지수라며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배럿 대법관 지명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12일 예정돼 있다. 청문회가 실시될 경우 배럿 대법관은 미 대선이전 연방대법관에 오를 수 있다. 두 후보간 양자대결인 미 대선이 접전일 경우 연방대법원은 최종 당선자를 확정할 수 있다. 

접전양상의 대선에서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법원은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는데, 배럿 지명자가 대선이전 대법관에 임명될 경우, 보수성향을 가진 대법관은 6명이된다. 공화당이 대선 이전 배럿 지명자의 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려는 이유다. 동시에 민주당이 "차기 대통령이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며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 진보가치 이념 훼손 우려 

민주당의 고민은 이 뿐만이 아니다. 만약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그동안 추구해온 각종 진보 가치 이념들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배럿 판사는 동성애와 낙태 반대론자로 유명하다. 수정헌법 2조의 총기 소지 권리와 이민에 대해서도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녀가 대선 전 대법관으로 인준되면 첫 번째로 다루게 될 이슈가 민주당이 최고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이른바 오바마 케어이다.    

실제 연방대법원은 대선 직후인 11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내세운 오바마 케어에 대한 위헌소송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배럿 판사는 오바마 케어에 대한 대법원의 2012년 합헌 판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당시 로버츠 대법관은 보수 성향임에도 합헌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민주당의 견제를 의식한 듯 배럿은 자신의 지명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전임 긴즈버그를 치켜세웠다. 긴즈버그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대표적 진보 인사였다. 

배럿 지명자는 "긴즈버그는 여성이 법조계에서 환영받지 못할 때 경력을 쌓기 시작했지만, 결국 유리천정을 깼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보수 성향의 배럿에 대해 우려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에이미 코닛 배럿 판사를 연방 대법관후보로 지명했다. 백악관에서 배럿 대법관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에이미 코닛 배럿 판사를 연방 대법관후보로 지명했다. 백악관에서 배럿 대법관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럿, 민주당과 사사건건 가치대립

배럿 대법관 지명자와 민주당은 이미 3년 전에도 이념논쟁을 벌인 바 있다. 배럿은 당시 고법판사 인준청문회에서 신앙과 법률에 관해 피력했던 자신의 글을 놓고 민주당 상원 법사위 간사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과 맞부딪쳤다. 파인스타인은 배럿에게 이른바 교조주의에 빠져 있는지 물었고, 그녀는 이를 부인했다. 배럿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자 기독교 단체 ‘찬양하는 사람들(People of Praise)’ 소속 회원이다.

민주당측에선 지금도 배럿의 종교관이 판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월 시작되는 인준 청문회에서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배럿은 이와 관련, "판사는 법률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적용해야 한다"며, "정책입안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찌감치 예약된 대법관 후보라고 하마평에 오른 배럿 판사는 2017년 연방고법 판사에 올랐다. 이듬해 캐버노 지명 당시에도 최종 대법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배럿을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예약해뒀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배럿은 보수파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해 총기 금지는 수정헌법 2조를 2차적 권리로 다루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신규 영주권 신청자들에게 불리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킨 판결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냈다. 당시 배럿은 트럼프 행정부의 법 해석이 부당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따라 그녀가 이민자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국적인 낙태 합법화를 가져온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뒤집는 데 앞장설지도 관심이다. 
이 판결은 여성이 임신 후 6개월까지 중절을 선택할 헌법상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지난 2018년 낙태와 관련된 2가지 법률안에 대해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태아의 성별이나 장애가 발견된 경우에도 낙태를 금지하고, 낙태 후 태아를 화장하거나 매장하도록 의무화한 법률안을 찬성한 것이다.

당시 배럿은 소수 의견에서 "태아의 성별이나 인종 등에 따라 낙태를 원할 경우 주 정부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한 법원 결정은 어디에도 없다"며 "고양이나 쥐의 사체를 그냥 버릴 수 있도록 한 현행 법률안이 태아에도 적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각으로 인해 트럼프에 등을 돌리던 보수파 인사들이 최근 결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공화당으로서는 고무적이고, 민주당으로선 불편한 진실이다.

지난 2018년 노틀담 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은 그녀의 법률관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질병은 발견한 의사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다. 그러나 사건에서는 소송 변호사나 판사의 이름을 내세우지는 않지만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다." 법률이 일반 생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강조한 것이다. 

● 권영일 객원기자(미국 애틀랜타)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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