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오지날] 혼자 있고 싶은 추석이라면 '유튜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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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오지날] 혼자 있고 싶은 추석이라면 '유튜브'를
  • 강대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0.0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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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은 명절
재미있고도 유익한 유튜브에 접속해 볼까
진용진 채널, 닥터언니 채널, 괴짜TV 등 추천
'오지날'은 '오리지날'과 '오지랖'을 합성한 단어입니다. 휴머니즘적 태도를 바탕으로 따뜻한 시선으로 대중문화를 바라보겠다는 의도입니다. 제작자의 뜻과 다른 '오진'같은 비평일 때도 있을 것이라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강대호 칼럼니스트
강대호 칼럼니스트

[강대호 칼럼니스트] 내가 예전에 쓴 글 중 명절만 되면 조회 수가 올라가는 글이 있다. “설날에 시댁 안 가는 법을 시아버지가 검색해 봤다”는 내용의 글이다.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인터넷에 시댁에 안 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올라온다고 해서 호기심에 내가 검색해 본 경험을 담았다. 아니나 다를까 몇 년 전에 쓴 그 글이 요 며칠 동안 평소보다 많은 조회가 되고 있다. 추석이 다가온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명절이면 평소에 보지 않던 많은 사람이 집에 모이거나 함께 식사하는 행사가 불편했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인사를 하고 그간의 안부를 나누면 할 말 없어지는 분위기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어색하기만 하다. 그래서 텔레비전을 켜놓곤 했다.

하지만 텔레비전은 그 앞에 모인 모든 관객을 위한 매체임에도 채널 선택은 연장자나 다수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불평등한 매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방에 들어가 유튜브를 보나 보다.

유튜브는 지극히 개인적인 매체이다. 혹시 유튜브를 접해 보지 못했다면 이번 추석 연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유튜브에 접속해 보면 어떨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튜브 채널들을 소개한다.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진용진’

▲유튜브 ‘진용진’ 채널 "저 차를 어떻게 넣은 걸까"

 

제일 먼저 소개할 채널은 ‘진용진’이다. 유튜버의 이름을 채널 이름으로 했다. 진용진. 그만큼 운영자인 유튜버의 캐릭터가 확실하다.

‘진용진’ 채널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풀어준다. 혹시 길을 지나다 자동차매장 2층이나 3층에 진열된 자동차를 본 적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차가 어떻게 거기로 올라갔을지 궁금한 적 있지 않았나? 나는 무척 궁금했는데 ‘진용진’ 채널 덕분에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떼인 돈 받아준다고 광고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떼인 돈을 받아올까, 도덕 선생님도 욕을 할까, 스님은 과연 모기를 잡을까와 같은 소소하지만 궁금한 것들을 ‘진용진’ 채널에서 해결해준다.

내가 이 채널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제목은 다소 자극적이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진용진’ 채널 나름의 취재 윤리와 편집 윤리가 있다. 다른 유튜버처럼 몰래 찍는다거나 설정을 하지 않는다. 취재원과 미리 협의와 허락을 받은 후 촬영과 편집을 한다. 이렇게 나오는 영상은 인간미가 묻어난다. 누군가가 상처받거나 사실을 호도하는 콘텐츠는 만들지 않는다.

이 채널을 시청하다 보면 다음 영상 주제는 무엇일까 궁금하게 만든다. 풀어도 풀어도 새로운 궁금증은 계속 샘솟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많은 구독자가 자기의 궁금함을 풀어달라고 ‘진용진’ 채널에 의뢰한다. 2020년 9월 30일 현재 구독자 수가 194만 명이다. 아마도 ‘진용진’ 채널이 풀어야 할 궁금증은 한동안 마르지 않을 것 같다.

 

건강한 정보를 즐겁게 전달하는 의사 ‘닥터언니’

▲유튜브 ‘닥터언니’ 채널 "[슬기로운의사생활 12화리뷰(2)] 펑펑 울다가 웃다가 끝난 의사부부의 마지막화 리뷰"

 

이 채널 이름에 언니가 들어갔지만 사실상 부부가 주인공이다. 채널 운영자와 그녀의 남편은 모두 의사이다. 의사 유튜버인만큼 의학과 건강 관련한 콘텐츠로 운영한다. 물론 의사 유튜버들이 흔하지만 이 채널은 그들 중에서도 눈에 띈다.

‘닥터언니’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리뷰 영상으로 떴다. 이쪽 용어로 그야말로 ‘떡상(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갑자기 상승한 것을 의미함)’했다. 당시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여러 의사 유튜버들도 드라마 리뷰를 시도했다. 그들은 의학 고증이 어떠니, 배우들 술기 연기가 어색하다느니 같은 리뷰들을 쏟아 냈다.

‘닥터언니’도 접근 방법은 같았다. 그런데 좀 달랐다. 부부가 드라마를 시청하며 몹시 몰입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다른 의사 유튜버들이 의사라는 지위에 집착했다면 이들은 철저히 시청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의사로서 의견도 피력했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환자들 모습에 안타까워하거나 주인공들의 로맨스에 설레했다.

부부의 합도 보기 좋았다. 우선 두 사람 모두 호감형이다. 목소리도 그렇고 외모도 그렇다. 무엇보다 둘의 성향이 다르다. 문과 성향의 감성적인 부인과 이과 성향의 이성적인 남편. 서로 비교되는 성향을 지닌 부부 의사의 '티키타카'가 보기만 해도 기분 좋게 만들었다.

이들이 다른 의사 유튜버들과 달랐던 점이 또 있다. “나 의사야!” 혹은 “나 의사라서 아는데”와 같은 자세를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겸손한 인성이 드러난 것이다.

이 채널은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 끝난 뒤에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에서 목덜미를 잡는 어르신은 왜 그런 건지, ‘가을동화’나 ‘천국의 계단’에서 주인공들은 왜 죽었는지 등과 같은 구독자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 채널에서 조회 수 많은 영상부터 차례차례 보다 보면 아마 입가에 미소가 절로 솟는 걸 느낄 것이다.

핸드폰으로 작품 사진을 찍고 싶다면 ‘괴짜TV’

▲유튜브 ‘괴짜TV’ 채널 “스마트폰으로 달 찍는 방법”

추석이니까 기념으로 보름달 사진을 찍어보자. DSL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가 없어도 상관없다. 핸드폰으로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 ‘괴짜TV’은 사진, 특히 핸드폰으로 찍는 사진에 대한 다양한 팁을 알려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나는 산 바로 아래 주택에 산다. 아파트가 있는 도시 중심부와 멀어서 밤이면 동네가 어둡다. 덕분에 하늘의 별과 달이 아름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핸드폰 카메라로 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것을 풀어준 게 ‘괴짜TV’이다.

이 채널은 폰카 촬영에 관한 다양한 비법을 소개한다. 핸드폰으로 달을 어떻게 찍어야 잘 나오는지, 은하수 촬영은 어떻게 하는지, 풍경이나 야경은 어떻게 보정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괴짜TV’만의 노하우를 방출한다.

달 사진의 백미는 크레이터 즉 분화구가 나오게 찍는 것이다. ‘괴짜TV’는 토끼까지 찍을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 채널을 꼼꼼히 본다면 토끼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을 정도의 감은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한 세 개의 유튜브 채널은 지극히 내 개인적 취향이다. 하지만 당신도 유튜브를 시청하다 보면 당신의 취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관심 가는 키워드를 유튜브 창에 검색해 보라. 구글은 당신의 관심사에 맞춘 유튜브 영상들만 당신 핸드폰에 띄워줄 것이다.

그렇게 유튜브를 검색하다 보면 이런 것도 유튜브로 만드네 하는 생각이 떠오를 수도 있다. 그래서 어쩌면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당신도 당신 만의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도 모른다. 앞일은 아무도 모른다. 혹시 대박 날지. 예나 지금이나 추석은 사람을 풍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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