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아수라장' 두 후보 TV 토론... 바이든 '의외의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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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아수라장' 두 후보 TV 토론... 바이든 '의외의 선방'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3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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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카오스 그 자체"...폴리티코 "아수라장" 비판
본질 논의 없이 인신공격만 이어졌다는 비판도
6개 주제에 양보 없이 치열한 대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TV 토론이 마무리됐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TV 토론이 마무리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1억명이상의 눈과 귀가 집중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불꽃 튀는 TV 토론이 마무리됐다. 

TV토론이 마무리된 후 CNN은 '카오스 그 자체(Pure Chaos)'라고 평가했다. 거침없는 인신공격이 이어졌다고도 했다. 폴리티코는 '아수라장(mayhem)'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예의없는(ill-mannered) 토론"이라고 평했으며, 더힐은 "보기 흉한 토론(ugly debate)"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격과 첨예한 공방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들이 TV토론 직후 쏟아낸 뉴스의 제목만 보더라도 90분간 얼마나 치열한 설전이 이어졌는지 예상할 수 있다. 

6개 주제로 한 치 양보없는 치열한 대립..막말도 오가

29일(이하 현지시간) 미 중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두 후보간 첫 TV 토론은 초반부터 막말이 오고 가며 불꽃이 튀었다.

배테랑 앵커인 크리스 월리스 폭스뉴스 앵커의 진행 아래 ▲두 후보간 개인 이력 ▲연방대법원 ▲코로나19 ▲경제 ▲인종과 폭력 ▲선거의 안전성 등 6가지 주제에 대해 각각 15분씩 총 90분간 진행됐다. 

두 후보는 각각의 핵심 쟁점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악수도 생략한 채 상당한 거리를 두고 마주 선 두 후보는 초반부터 언성을 높였다.

첫 주제인 연방대법관 지명 문제와 관련해 두 후보는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에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 고법판사를 지명한 바 있다. 배럿 판사가 최종 임명되면 연방대법관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대법원의 이념 균형이 흔들리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대통령 임기는 3년이 아니라 4년"이라며 "우리는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고, 그러므로 그를 지명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대선 당선자가 후임 연방 대법관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당선 시 대법원을 바꾸기 위해 대법원을 확대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어떤 관점을 취하든 그것이 쟁점이 될 것"이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놓자 트럼프 대통령은 의견을 내놓으라고 반복해서 언급했고, 바이든 후보는 지친 듯 "입 좀 닫아줄래?(Will you shut up, man?)"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이 법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하자 바이든 후보 역시 "계속 떠들어라"라며 비아냥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료서비스에 대해 언급하며 바이든 후보에 대해 "사회주의자"라고 비난했고, 바이든 역시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공격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계획도 없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곧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간 지지율을 좌지우지했던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서도 충돌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인종차별주의적 혐오와 분열을 일으키려 한 대통령이었다"고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1994년 인종차별 논란이 있었던 강력범죄 처벌 강화법을 직접 발의한 것을 거론하며 맞받아쳤다. 

우편투표의 위험성에 대한 주장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우리는 몇 달 동안 누가 이겼는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했고, 바이든 후보는 "내가 져도 결과는 받아들이겠다"고 언급했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미납 문제도 쟁점이 됐다. 진행자인 크리스 월리스 앵커가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미납 문제를 꺼내며 보도가 맞는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만달러를 냈다"고 답했다. 바이든 후보 역시 "납세 내역을 공개하라"며 "트럼프는 학교 선생님보다도 적게 냈다"고 거들었다. 

외신 반응은? "한 마디로 엉망"

당초 외신은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해왔다. 고령인데다 평소에도 말 실수가 많았던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공격을 능수능란하게 받아낼 수 있겠냐는 우려도 곳곳에서 제기됐다.

첫 TV 토론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막말을 던지기는 했으나 비교적 노련하게 대응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끼어들기와 두 후보간 막말 공격이 난무하면서 본질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제기됐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토론회를 지배했으나, 그것이 그가 이겼음을 뜻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순간을 이기려고 노력한 반면 조 바이든 후보는 더 긴 게임을 하고 있는 듯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날 TV토론의) 승자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면서도 "패자를 찾는 것은 쉽다. 미국의 유권자들이다"고 언급했다. 이날 TV 토론을 통해 부동층들이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혼란' 양상이 지속되면서 오히려 유권자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선거전에서 가장 기대됐던 순간은 걷잡을 수 없이 불안하고 험악하며 언성을 높이는 광경이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끊임없이 바이든 후보를 방해하고 모욕함에 따라 대선은 혼란과 막말로 변질됐다"고 평가했다. 

더힐은 "두 사람이 상대방을 때려눕히려 수차례 끼어들고 공격하면서 주제의 본질에 대한 논의가 무색해졌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연방대법관 지명부터 코로나19, 바이든의 아들 등 모든 것과 관련해 격론을 벌였다"며 "두 후보가 막말을 주고 받는 가운데 진행자는 심판 역할을 하며 토론을 이어가려 애썼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 역시 "진행자는 두 후보가 서로를 방해하지 않게 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결과는 현대 대통령 역사상 가장 이상하게 보여진 서커스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토론회 초반 30분간 발언 시간을 분석한 결과 바이든 후보는 13분 10초로 트럼프 대통령(12분52초)보다 더 길게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첫번째 TV 토론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첫번째 TV 토론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다음 토론 일정은?

한편 첫 토론이 마무리된 데 이어 2차 토론은 다음달 15일 남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최된다. 미국 대선의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주에서의 2차 토론은 스티브 스컬리 시스팬(C-SPAN) 정치 에디터가 진행을 맡게 된다. 2차 토론은 일반인들도 질문을 할 수 있는 타운홀 방식으로 열린다.

마지막인 3차 토론은 다음달 22일 중부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며, 1차 토론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진행은 크리스틴 웰커 NBC 앵커가 맡게 된다. 

부통령 후보도 한 차례 토론회를 가진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토론회를 갖는다.

미국에서는 부통령 후보들의 TV 토론회 역시 상당히 인기가 있는 편이다.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바이든 후보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의 TV 토론은 6990만명이 지켜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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