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타이밍에?...신세계, 정용진·정유경 ‘이원체제’ 가속화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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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타이밍에?...신세계, 정용진·정유경 ‘이원체제’ 가속화한 이유는
  • 정세인 기자
  • 승인 2020.09.29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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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회장, 신세계·이마트 지분 각각 8.22% 두 자녀에 증여
이마트, 정용진 10.33%에서 18.56%...신세계, 정유경 10.34%에서 18.56%로
분리 경영 체제 강화로 양사 사업 전략 방향에 관심
신세계 이명희 회장(오른쪽)이 2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게 보유중이던 지분을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신세계 이명희 회장(오른쪽)이 2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게 각각 보유중이던 지분 8.22%를 증여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인 기자] 신세계그룹 대주주는 왜 지금 증여를 했을까. '주가가 더 하락할 것 같지 않다'는 대주주의 판단으로 보여 지금이 적기라는 금융시장 전문가의 진단은 맞을까. 하지만 시장은 과다한 증여세가 주가에 또다른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보여 추가하락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9일 신세계그룹의 대주주간 증여에 대해 "최근 수년간 가장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 대주주가 증여를 단행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주가가 더 하락할 요인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 환경 및 업체별 전략 수립에 따른 실제 실적 개선이 관건이나, 중장기 주가 저점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신세계와 (주)이마트의 주가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29일 한국거래소에서 두 회사의 주가는 희비가 갈렸다. (주)이마트는 장초반 반짝한후 전일대비 하락세를 보이다 간신히 보합으로 마감했다. 반면 (주)신세계는 이날 시종 상승세속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대비 1.92% 올랐다.

나 애널리스트는 장전 보고서에서 "이마트는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매출 규모에 비해 0.7%에 불과한 매우 낮은 수익성이 문제"라며 "트레이더스, 이마트24 등 소비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유통 채널 다각화뿐 아니라 노브랜드, 스타벅스 등 컨텐츠 또한 강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유통 및 트렌드 변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세계에 대해서는 "백화점이 코로나 직격탄에 면세점 부진이 가세해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며 "올해  부진이 불가피하나 럭셔리 소비 호조에 가장 잘 맞는 포트폴리오 확보하고 있으며, 코로나 완화에 따라 백화점 사업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4분기부터 면세점 비용도 대폭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목했다. 

앞서 지난 28일 신세계그룹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중이던 (주)이마트와 (주)신세계 지분 각각 8.22%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여 이후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10.33%에서 18.56%으로, 정유경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10.34%에서 18.56%으로 상승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명희 회장의 양사 지분율은 모두 10%로 하락했으며,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각각 (주)이마트와 (주)신세계의 최대 주주로 됐다. 증여 금액은 이날 종가 기준에 따라 이마트는 약 3244억원, 신세계는 1688억원이다.

증여 금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최고 세율인 50%가 증여세로 적용된다. 정 부회장은 1622억원, 정 총괄사장은 844억원을 각각 납부해야 한다.

이번 증여로 신세계그룹이 이명희 회장에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의 분리 경영 체제에 본격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대형 할인마트 및 종합 유통업체인 이마트와 백화점, 면세점 위주의 신세계로 분리 체제를 확립한 것이다.

따라서 향후 이마트와 신세계 브랜드가 어떤 형태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증여에 대해 “코로나19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명희 회장이 그룹의 지속성장을 위해 각 사의 책임경영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증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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