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탈당, 분열이 아닌 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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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탈당, 분열이 아닌 분산
  • 남경우
  • 승인 2015.12.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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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풀어 본다면-새 정치의 싹일 가능성 기대할 수도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탈당으로 향후 정치정세는 불투명성과 혼돈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결과는 새정치 지지자의 59%가 “안철수의원 탈당은 잘못”이며, 새누리 지지자의 62%는 "잘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또 안철수 의원이 주도할 신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79.3%가 ”잘한 결정“이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여론조사결과는 어떤 심정을 반영한 것일까? 우선 새정치 지지자의 부정적 응답은 새정치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더욱 왜소해 질 수밖에 없는 새정치의 처지를 안탑깝게 여기는 심정의 반영일 것이다. 게다가 한국정치지형을 새누리 대 새정치의 양분구조로 정치지형을 보는 것에 익숙한 전통적인 새정치 지지자들의 불안감, 혼돈의 반영이다.

새누리 지지자들의 다소 긍정적 응답은 새누리를 지지하지만 뭔가 한국정치의 새로운 돌파구를 기대하는 새누리 내의 개혁적, 자유주의적 정치성향 유권자들의 기대가 우회적으로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필자는 안의원 탈당이 갖는 의미를 주역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았다. 필자는 안 의원 탈당을 본 순간 풍수환(風水渙) 괘가 떠올랐다. 풍수환 괘는 흩어짐이며, 분산이다. 풍수환괘는 괘의 진행상 수뢰둔(水雷屯) - 뇌화풍(雷火豊) - 화풍정(火風鼎)으로 이어진다. 안 의원의 탈당은 새정치 지지자들의 입장으로는 분열이지만 한국정치의 미래라는 좀 더 확장된 시각으로 본다면 분산이며 산개(散開)다. 분열은 상처일 뿐이지만 분산과 산개라면 이것은 새로운 정치구조를 만들어내는 자양분일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인정하듯이 한국정치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가치가 적절하고 공정하게 반영되는 구조가 아니다.

지역적으로는 대구와 광주의 지역적 이해가 지나치게 과잉 대표되고 있고, 세력으로는 수구와 낡은 진보의 이해가 과잉대표 되고 있다. 이러한 양분구조는 당내정치, 공천정치에 몰입할 수 밖에 없고 유권자를 단순한 거수기로 만드는 후진적 정치구조의 토대다.

그렇다면 풍수환괘가 말하는 분산 흩어짐 산개가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흩어짐을 통해서 야권은 각각의 세력이 독자적으로는 왜소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흩어짐으로써 올바른 정치란 무엇인가 우리사회의 정치적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안 의원의 향후 행보가 이런 의문을 여와 야는 물론 국민전체에게 던진다면, 안의원의 탈당은 거대한 한국정치변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다시 주역의 괘 전개로 넘어가 보자.

풍수환-수뢰둔-뇌화풍-화풍정으로 이어지는 4순환에서 풍수환은 겨울에 해당한다. 모든 것이 흩어지는 것이다. 이 흩어짐은 새로운 싹이 솟아나는 수뢰둔(水雷屯)으로 이어진다. 모든 것이 흩어진 연후에 새로운 싺이 솟아난다. 안 의원도 이제 하나의 싹일 뿐이다. 물론 문재인도 안희정도 김부겸도 김문수도 원희룡도 남경필도 유승민도 모두 하나의 싹이다. 이 싹들이 제대로 역할을 한다면 그것은 뇌화풍(雷火豊)으로 이어진다. 벼락이 치고 불이 번쩍이고 매우 강렬하지만 다채로운 풍부함이다. 수뢰둔에 이르면 싹이 나온다. 싹이 나오기 전에 간위산(艮爲山) 과 뇌지예(雷地豫)를 거쳐야 한다. 첩첩산중을 거쳐야 하며 뇌성병력을 안아내야 한다.

우선 다음 총선까지로 이 국면이 지속될 지.. 그저 간위산에 머무를지 알 수 없다. 한국민 대다수가 비교적 만족해하는 비교적 공정하고 활력있는 정치구조와 한국사회는 모든 정치인 모든 국민의 공동의 몫이다. 안의원의 새정치 탈당은 현재로는 야권내의 분산이다. 하지만 이 파장은 새누리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도 가치가 다르면서 동상이몽하며 작은 이해관계로 모여 있는 낡은 정당임은 새정치와 다를 바 없으니까.

여기에 하나의 상수가 있다. 박대통령의 몰아치기 정치, 친박중심의 독식 정치구조가 먹혀 총선에서 새누리가 200석이상을 획득한다는 가설이다. 일본형의 거대 1당, 다수 왜소당 구조가 정착되는냐의 문제다. 이 점은 양국의 정치지형과 정치문화, 소득수준, 불평등수준, 역사등을 고려해 볼 때 그리 쉽지 않은 과도한 욕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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