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숙 속도에 따라 인테리어도 세심하게 배려해야
놀이공간 → 학습공간 → 자신만의 공간 만들어줘야
[노진선 더코지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코로나 19 사태로 아이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아이 방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아이들은 주변 환경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인테리어를 통해 독립심, 창의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새 가구를 들이는 것 외에도 저렴하게 방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법이 있으니 이를 활용해 아이 방 인테리어를 손보는 것 어떨까.
아이 방을 언제부터 꾸며주면 좋을까?
서양에서는 갓난아이 때부터 잠자리를 분리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이와 부모가 한 방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만 2~3세 정도에 잠자리 독립을 권장한다. 이 나이가 되면, 부모로부터 분리 불안이 사라지고, 인지 능력이 향상되어 주변에 대한 호기심, 자기주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때는 방을 놀이방으로 주로 활용하게 된다. 아이는 독립된 자신의 공간에 애착을 갖고, 자유롭게 놀면서 상상력과 관찰력을 기를 수 있다.
방의 가구 배치는 최소한으로 한다. 아이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벽면에 가구를 붙인다. 또한, 아이들은 자신의 키에 맞는 작은 공간에서 아늑함을 느끼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을 연출해주는 것도 좋다.
벙커 공간이 있는 가구, 캐노피, 인디언 텐트 등으로 방을 구성한다. 인테리어 소품 대신 벽의 모서리 부분만 사선 페인팅을 통해서 공간을 분리해줄 수 있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바닥은 비워 두고,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벽에 걸 수 있는 롤 페이퍼나 칠판이 붙은 다기능 가구를 이용하면 좋다.
아이가 방을 무서워한다면?
‘방을 기껏 만들어줬는데, 무섭다고 잘 안 들어간다’며 고민을 토로하는 부모가 많다. 연령대별로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인테리어를 바꿔줘야 하지만, 나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자신의 방이 있어도 방이 무섭고, 낯설게 느껴져 방에 들어가지 않고 부모와 같이 자려고 하는 애들의 경우 방이 본인의 취향이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
아이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색이 핑크라고 핑크 소품을 산다고 다 마음에 들어 할까? 그렇지 않다. 좀 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엄마와 바다 여행을 갔을 때 좋았다거나, 아빠와 코끼리를 봤을 때 좋았다거나 그 당시 아이가 좋아하는 기억과 확고한 취향을 반영해 방을 꾸미는 것이 정말 아이에게 의미 있는 방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소품을 곳곳에 장식하고, 좋아하는 색을 칠하면, 방에 대한 애착이 생기고 자립심도 키울 수 있다. 벽지에 그림을 인쇄해서 붙이는 뮤럴 벽지는 원하는 치수와 그림으로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숲이나 자연의 그림을 붙이면, 안정감, 아늑함을 줄 수 있고, 드라마틱한 그림을 붙여주면,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 6세부터는 학습공간 마련
만 6세부터 11세까지는 아동기로 운동기능, 사회성 등이 발달하며, 학습 습관이 길러지는 시기다. 이때는 여전히 장난감을 가지고 놀긴 하지만, 만화책, 책을 통해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시기로 학습공간을 분리해주면 좋다.
특히 책의 표지가 보이는 전면 책장은 시각적으로 아이들에게 자극을 주고, 흥미를 유발하는 데 도움 된다. 전면 책장을 사용할 때는 책을 주기적으로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책을 잔뜩 꽂아두면 흥미를 빨리 잃게 된다. 연령대에 맞지 않는 책을 쌓아 두는 동안에 아이는 그 책에 대한 흥미를 잃고, 나이가 들어도 잘 찾지 않는다. 연령대에 맞지 않는 책은 따로 상자에 보관했다가 아이의 연령대에 맞게 전면 책장에 조금씩 배치해서 아이가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좋아하는 만화 굿즈, 본인의 옷 등 개인 물건이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물건을 직접 정리할 수 있는 개인 수납함을 배치한다. 아이들 방은 새로운 가구를 사거나 방안 가구 배치를 자주 바꿔주기 때문에 유닛을 구매한 뒤 레고처럼 원하는 만큼 조립해 가구를 만드는 모듈러 가구를 활용하면 좋다. 짐이 늘면 유닛을 추가로 구입해 조립하면 되고, 기역, 디귿 등 원하는 형태로 조립해 공간 분리를 할 수도 있다.
어른과 아이 사이, 사춘기에 맞는 인테리어는?
초등학생 이후부터는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고, 또래와의 관계가 중요해진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아이에게 방은 단순한 침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늘고, 친구들에게 본인의 방을 자랑하고픈 욕구도 생기므로 방의 인테리어를 선택할 때 무엇보다 아이와 소통이 중요하다. 과거 사용하던 커튼, 벽지 등이 한창 어른이 되었다고 믿는 아이들에게는 유치해 보일 수 있는 시기다. 조금은 어른스럽게 느껴지는 모노톤의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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