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中, 탄소중립 향한 '야심찬 계획'..외신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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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中, 탄소중립 향한 '야심찬 계획'..외신은 "과연?"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26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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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60년 탄소중립 달성 선언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외신, 의문 제기
내년 5개년 경제계획 발표되면 실마리 제공될 듯
중국 정부가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가운데,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외신들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유엔 총회 화상연설을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한 가운데,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외신들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유엔 총회 화상연설을 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 정부가 오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중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 정부가 야심찬 목표를 제시한 것에 대해 기후 전문가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약속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시 주석 "중국,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하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의 화상연설에서 "중국은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더 적극적인 기후변화 정책을 채택하겠다는 방침도 내세웠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이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탄소중립을 약속하는 첫 발언에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 외신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4일 "중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주요 경제국들이 실현했거나 약속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탄소배출의 정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는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2030년 이전에 배출량이 정점에 달하도록 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이미 이르면 2025년에 (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결론지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이징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칭화 공공정책 연구센터는 탄소 배출량이 2025년에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2060년 탄소중립은 쉽지 않아"

문제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05년과 2007년 사이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이후 10년동안 약 14% 감소한 바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은 1990년대 정점을 찍었고, 이후 현 시점까지 21% 감소했으며 2030년까지 45%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유럽연합은 40년에 걸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반면 중국은 2030년 정점에서 30년 후인 2060년 '0'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지적하며 "이를 위해서는 중국 전력 공급의 완전한 탈(脫) 탄소화가 필요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만 전세계 신규 화력발전소의 60% 이상을 건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이 금지된 지역을 8개 지역에서 3개로 줄이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신규 화력발전소가 대거 건설됐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을 정도로 많이 건설된 석탄발전소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모두 무효화시킨다면 중국의 금융 시스템에도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탄소중립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중국의 금융 및 에너지 정책 기관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원자력 발전도 늘리고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정책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원자력 발전을 늘린다 하더라도 이미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포집해 땅속에 묻어버리지 않는 한 206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요 외신들은 중국 정부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내년부터 2025년까지 경제 청사진을 그리는 제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NYT는 "곧 발표될 중국 정부의 차기 5개년 계획은 경제와 산업, 그리고 환경 정책에 대한 변화를 상세히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내년에 채택될 새로운 5개년 경제 계획은 중국의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어떤 식으로 종식시킬지와 관련한 계획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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