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데이] 머스크의 '비전'에 IT전문紙 "충분했다"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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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데이] 머스크의 '비전'에 IT전문紙 "충분했다" 호평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23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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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내 2만5천불짜리 전기차" 자신...내연기관차와 동일 가격대
"한달 내 완전자율주행차 선보일 것"...3단계 가능성 높아
배터리 기술 개선과 생산 방식 변경 통해 원가절감 50%이상 '장담'
주류 언론은 "인상적이지 않아"...IT전문 "기대에 충실했다" 호평
테슬라의 베터리 데이에서 일론 머스크가 단상에 올라 테슬라 전기차의 '원가절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테슬라의 베터리 데이에서 일론 머스크가 단상에 올라 테슬라 전기차의 '원가절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행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외신들중 기성의 주류언론들은 '알멩이가 없었다'는 의견을, IT전문 언론들은 '그간의 주가 폭등이 이해가 됐다'는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이날 행사에서 2000만원대 전기차 양산계획과 한달 후에 등장할 완전 자율 주행차에 대해 언급했다. 

꿈의 가격인 2000만원대 전기차, 그리고 한달 후 볼 수 있는 완전자율 주행차. 꿈만 같은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시장은 테슬라가 제시한 전기차의 미래에 다소 실망한 인상이다. 

머스크 "2만5000달러 전기차" 자신...어떻게 가능할까

일론 머스크 CEO가 내놓은 발언 중 가장 주목할만 한 것은 2만5000달러짜리 테슬라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발언이었다.

지금까지 전기차 시장 확대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역시 '가격'이다. 현재 테슬라 모델3의 가격은 5000만원에서 7000만원 정도다. 내연기관차와의 가격차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전기차 구매가 부담이 됐으나, 만일 2만5000달러(약 2900만원)로 내연기관차와 가격이 비슷한 전기차가 등장할 경우 자동차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배터리 기술 개발이라는 것이 테슬라 측의 설명이다. 

전기차 가격은 약 4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에 달려있다. 테슬라 측은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배터리 비용을 5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배터리의 디자인이나 소재, 공급망 측면에 변화를 줄 것임을 시사했다.

먼저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값비싼 코발트의 비중을 줄여 원가 절감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배터리 가격을 킬로와트시(KWh)당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며 "18개월 내에 배터리 가격을 56% 낮추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156달러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100달러 수준으로 낮출 경우 내연기관 자동차와 가격이 유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코발트 대신 니켈 비중을 더욱 높이겠다"며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니켈만을 쓴 '100% 니켈, 코발트 프리(free) 배터리를 만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디자인 변화를 통해 전기차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이날 머스크 CEO는 기존의 2170 원통형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4680 전지를 소개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4680전지는 대형 실린더형 배터리 전지로, 기존 2170 전지에 비해 5배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전력은 6배 강하며, 주행거리는 16% 늘려줄 수 있다. 

현재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을 증설해 새 배터리를 시범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배터리 공정에는 건식 전극공정을 도입한다. 기존의 습식 공정에 비해 원가를 약 18%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졌다. 지난해 맥스웰 테크놀로지를 인수한 테슬라는 이 회사가 가진 건식전극공정을 적극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실리콘 음극재 채용을 확대하거나 부품 경량화 등을 통한 원가 절감 계획도 내놨다. 

머스크 CEO는 "앞으로 수 년에 걸쳐 배터리 생산을 급속히 늘리겠다"며 테라팩토리 건설 계획을 밝혔다. 1테라와트는 1조와트에 해당하는데, 이는 기가와트의 1000배에 해당한다. 오는 2030년까지 테라팩토리를 통해 시간당 3테라와트(3000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현재 네바다 기가팩토리 생산능력의 85배에 달한다. 

배터리의 디자인과 소재, 공급망 등의 변화를 통해 배터리 비용을 낮추겠다는 테슬라 측 포부에 대해 외신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머스크 CEO는 과거에도 '모델3'를 3만5000달러에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실질적으로 3만5000달러에 판매한 기간은 단기간 뿐이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는 종종 예상보다 오래 걸리거나 결코 도착하지 않는 혁신을 약속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언급했다. 

CNN 역시 "2만5000달러 전기차는 지금까지의 어떤 차들보다도 훨씬 더 저렴하지만 약속 이행 여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한달 후 완전자율차 등장"...3단계일까 5단계일까

머스크 CEO는 이날 행사에서 또 "한달 내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시범적으로(베타서비스)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율주행시 시내 주행에서 문제가 있었는데, 8개 카메라를 이용한 3D 인식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다른 자동차 업계는 레이저를 이용하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전파와 카메라를 통해 장애물을 식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현재 테슬라를 비롯한 다른 완성차 업계는 앞차와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차선을 벗어나지 않게 해주는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2단계까지는 주행 보조 개념으로, 3단계부터는 자율주행으로 여겨진다.

머스크 CEO가 말하는 완전자율주행은 고속도로 등 일정 구간에서 차량이 스스로 달리는 3단계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목적지만 입력하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5단계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완전자율주행 자동차가 시장에 보급되는 것은 3년 뒤에 실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머스크 CEO는 "3년 뒤에는 2만5000달러의 매우 경쟁력있는 완전자율주행 전기차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판매량 30~40% 증가할 것"

그는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머스크 CEO는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30~40%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2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이익을 냈는데, 이는 정말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자찬하기도 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이 전기차 양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36만7500대를 판매한 바 있다. 올해 30~40% 판매량이 늘어난다면 약 47만7750~51만4500대 가량의 판매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생산 공정을 바꾼다면 효율적으로 생산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머스크 CEO는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줄여 공장을 단순화하고 속도를 올리면 효율적으로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자동차의 프레임도 여러 조각이 아닌 통으로 찍어 만들고, 그 안을 비운다면 배터리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 버지 "배터리 기술 혁신을 지속하는 능력 보여줘"

주요 외신들은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에 대해 엇갈리는 평가를 내놨다. 

AP통신은 "머스크가 이날 공개한 배터리 개발 계획은 투자자들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머스크는 값싸고 대중적인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만 제시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더버지는 "이미 업계 선두주자지만, 배터리 기술 혁신을 지속하는 능력은 최근 몇달간 주가 폭등 이유를 설명해준다"며 테슬라의 배터리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지니스인사이더 역시 "화려한 제품을 공개하는 대신 배터리의 특수성을 제대로 파고들었다"며 "배터리데이의 프레임을 충실히 지켜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배터리데이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프리몬트 공장 주차장에서 투자자 240명이 테슬라 차량 내부에서 행사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수 대신 경적을 울리는 방식으로 머스크 CEO의 발언에 환호하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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