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전문가 "올 가을 종말 올 수 있다" 경고한 까닭은
상태바
美 보건전문가 "올 가을 종말 올 수 있다" 경고한 까닭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22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여전한데 학교 개학 강행..국가적 리더십 부재
국민들 피로감 누적에 정부의 모순된 메시지도 원인
CDC는 "공기 전염 가능하다"는 권고문 돌연 삭제..의구심 커져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이 올 가을 '종말'이 올 수도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은 코로나19 집단 발병으로 대면수업을 전면 취소한 미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이 올 가을 '종말'이 올 수도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은 코로나19 집단 발병으로 대면수업을 전면 취소한 미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서고, 누적 확진자가 7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보건 전문가들은 "올 가을에 종말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2일 오전 5시16분(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704만6216명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수는 20만4506명을 기록, 2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여전히 큰 가운데 보건 전문가들은 '올 가을 종말이 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 여전한데 학교 개학 강행..국가 리더십도 없어"

CNN에 따르면, 텍사스주 베일러 의과대학의 피터 호테즈 열대의학대학 학장은 "올 가을이 종말처럼 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확산 속도가 빠른 지역에서 학교 개학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도록 하는 국가적인 리더십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은 새 학년도 수업을 시작한 첫 주에 170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나오자 지난 17일 대면수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WHDH7뉴스 또한 신규 확진자 수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학교 개학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 언론은 "세계보건기구(WHO)는 기업이나 학교가 다시 재개되기 전 최소 2주 동안 양성판정 비율이 5%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며 "존스홉킨스대학 자료에 따르면 21일 오전(현지시간) 기준 27개주에서 5% 이상의 양성판정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자료에 따르면 21일 기준 28개주에서 지난주에 비해 더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주는 6개주에 불과했다. 델라웨어와 하와이, 루이지애나, 미시건, 사우스캐롤라이나, 버몬트주가 여기 해당된다. 

CNN은 앨라배마대학교 버밍햄 캠퍼스의 전염병학자인 진 마라조 교수 또한 올 가을이 종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라조 교수는 "한 가지는 코로나19에 대한 전반적인 피로가 있다는 점"이라며 "두 번째는 우리가 받고 있는 모순된 메시지가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보건 전문가들이 서로 정반대되는 목소리를 내왔다. 엔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20일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최대한 실내활동을 피해야 한다"며 "술집, 체육관, 식당 등의 장소를 방문하는 것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코로나19로 인한 실제 사망자가 공식 집계의 6% 수준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주장이 담긴 글을 리트윗하는 등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모순된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점이 올 가을, 코로나19의 위협을 더욱 가중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CDC, 공기 전염 가능성 올린 후 삭제..정치적 압박 의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8일 웹사이트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경로에 대해 권고문을 올렸다.

당시 권고안에는 "바이러스가 비말과 공기 중 입자를 통해 남아있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들이마실 수 있다"며 "입자들이 6피트(약 1.8미터) 이상을 이동할 수 있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환경은 이러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호테즈 박사는 "이 소식이 지난 5월 발표됐다면 사람들이 더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 권고문이 21일 오후 다시 삭제됐다는 점이다. 

CNN 의학 분석가 겸 조지워싱턴대 응급의사인 리아나 웬 박사는 "이러한 과학적 지식이 이 시점에서는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웹사이트에서 권고문이 삭제됐다는 사실은 그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의문을 품게 만든다"며 "정치적 압박이나 간섭이 있었던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제이슨 맥도널드 CDC 대변인은 CNN 측에 "권고사항의 초안이 공식 웹사이트에 실수로 잘못 게시된 것"이라며 "현재 권고사항을 갱신하고 있고, 이것이 완료되면 다시 웹사이트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