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소프트뱅크, 투자회사로 변신?...'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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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소프트뱅크, 투자회사로 변신?...'기대반 우려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19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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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휴대전화 유통사 브라이트스타 매각으로 모든 통신회사 자산 매각
본격적인 투자회사로 변모 가속화
최근 손정의 회장의 투자행보에 의문 제기되기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휴대전화 유통업체인 브라이트스타(BrightStar)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휴대전화 유통업체인 브라이트스타(BrightStar)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사진은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미국 휴대전화 유통업체인 브라이트스타(BrightStar)를 매각하기로 했다.

모든 통신회사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본격적인 투자회사로의 변모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으나 최근의 행보를 둘러싼 외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브라이트스타 매각...투자회사로 변모 가속화

지난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성명을 통해 브라이트스타를 신설 사모펀드인 브라이트스타 캐피털 파트너스(BrightStar Capital Partners)에 매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매각 대금으로 신설 자회사의 현금과 지분 25%를 받기로 했다. 구체적인 매각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소프트뱅크 측은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현금 수입은 경미한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거래는 내년 3월말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지난 2014년 1월 당시 통신사업을 주력으로 삼았던 만큼 브라이트스타를 인수해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현 T모바일) 등 통신 자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브라이트스타에 총 17억2700만달러(약 2조원)를 투자해왔다.

이와 별개로 약 7억달러에 달하는 대출을 해줬는데,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전액 회수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난 3월 주주환원과 부채삭감을 위해 42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각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미 T모바일과 소프트뱅크 주식 일부를 매각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지난 14일 ARM 매각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ARM 매각 금액만 400억달러에 달한다. 이미 3월 목표로 한 매각 금액을 훨씬 넘어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라이트스타를 제외하고도 소프트뱅크는 올해 약 94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각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자산을 잇따라 매각하면서 소프트뱅크 그룹이 본격적인 투자 회사로 변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요한 사업 자회사로는 소프트뱅크만 남게 됐다"며 "이로써 투자회사로서의 성격이 보다 강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FT 역시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분 25%를 보유하는 만큼 브라이트스타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이동통신 부문 자회사 지분 40%를 보유할 계획이지만, 더 이상 통신 관련 자산에서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확 달라진 손정의 투자 방식에 의문 제기돼

일부 외신은 최근 달라진 소프트뱅크그룹의 행보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WSJ은 "소프트뱅크는 불확실한 시기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 채무 상환, 추가 현금 마련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일부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추가적인 인수를 위해, 혹은 회사를 사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은 소프트뱅크그룹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지난 8월 이후 미국 기술주 연계 콜옵션을 약 40억달러(약 5조000억원) 규모로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콜 옵션이란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미라 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소프트뱅크그룹을 이끄는 손정의 회장은 지금까지 잠재력을 지닌 기술 스타트업에 장기적인 투자를 해왔다. 신생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데 주력해왔던 손 회장이 이미 가격이 급등해있는 미국 대형 기술주의 콜옵션을 대거 사들였다는 점은 지금까지의 손 회장의 투자방식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주요 외신의 평가다. 

FT는 손 회장의 기술주 콜옵션 매수 소식이 전해진 후 8일 칼럼을 통해 "소프트뱅크의 이번 소식은 선견지명이 있는 기술 스타트업 투자자라기보다, 헤지펀드처럼 위험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우려를 확산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비(非)상장화, 즉 상장 폐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그룹 임원들이 3월부터 진행중인 자산 매각 절차가 곧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경영 전략 재검토 차원에서 비상장화 논의를 재개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15년에도 경영자매수방식(MBO, Management Buyout)을 통한 상장폐지를 검토한 바 있다. MBO란 경영자가 자사주를 매수해 경영지배권을 확보하는 것으로, 주로 기업의 합병·매수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활용된다. 

다만 그룹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 상장폐지가 실질적으로 진행될 지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손 회장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나오면서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잇딴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회사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투자의 세계에 혁명이었던 10조엔 비전펀드는 주춤거리고 있고, 시장에서는 MBO를 통한 상장폐지 관측도 강해진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자신의 이상을 '혁명가'라고 말하는 손 회장이 새로운 구상을 그리고 있음에는 틀림이 없지만 고통의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현재 상황은 더욱 불확실해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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