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없는 '재생에너지 시대' 언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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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없는 '재생에너지 시대' 언제 오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14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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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연례 에너지 보고서 "석유수요, 코로나19 수준 회복 못할 것"
코로나19에 기후변화 더해지며 석유수요 하락할 듯
2050년 탄소배출량도 95%까지 감소할 수도
"재생애너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원 될수도"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여파로 주황색 연무에 휩싸여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여파로 주황색 연무에 휩싸여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사진=AP/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영국 최대 기업이자 세계적인 석유 메이저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석유 수요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석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이전의 수요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BP "석유 수요,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 안될 것"

1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석유 메이저인 BP는 14~16일 'BP 위크'를 열고, 연례 에너지 보고서를 발표했다. 

B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펜서 데일은 "석유에 대한 수요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며 "역사상 처음으로 석유 수요가 절대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석유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재생에너지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기존의 석유가 풍력 에너지나 태양광 에너지, 수력 에너지 등 청정에너지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에서는 세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까지 석유 수요가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약 80%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위기 대처가 생각보다 더딜 것으로 예상한 마지막 시나리오에서도 석유 수요가 횡보하는 움직임을 유지하다 2035년부터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 수요의 정점에 대해서도 세 가지 중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는 이미 2019년 석유 수요가 정점에 도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마지막 시나리오에서는 석유수요가 2019년부터 2020년대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35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BP의 세 가지 시나리오는 향후 30년간 발생할 수 있는 광범위한 결과를 다루고 있다"며 "지난 8월 BP의 새로운 전략에서 그 기초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P는 지난 8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저탄소 에너지 관련 투자를 50억달러로 늘리고,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2019년 기준 대비 40% 가량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 역시 "BP의 보고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석유 산업의 종말을 앞당길 것이라는 에너지 경제학자들의 경고 목소리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기후변화, 석유전망 완전히 뒤흔들어

BP는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석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BP의 연례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 수요는 2040년까지 하루 약 1억3000만배럴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없는 위기 속에서 에너지 전망이 불과 1년만에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조치로 석유 수요가 급감했고, 이후 수요 개선이 이뤄지긴 했으나,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며 "개발도상국의 코로나19 타격이 커 청정에너지 전환을 서두르는 선진국의 석유 소비 감소를 상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 수요가 줄고, 재생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탄소 배출량 또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BP가 제시한 세 가지 시나리오 중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이 약 7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며,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95%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지막 시나리오에서는 2020년대 중반에 탄소 배출량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에너지 수요는 과거에 비해 급격히 증가세가 둔화해 2030년대 초반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세가지 시나리오에서 동일하게 예상했다.

반면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5%에 그치는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2050년까지 최대 60%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BP는 석유수요 감소에 대비해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일 BP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업체인 에퀴노르가 미국 동부 지역 인근 해상에서 추진하는 엠파이어와 비컨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의 지분 50%를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BP는 "내년 초까지 지분 매입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해상 풍력발전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나드 루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변화하는 에너지 지형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BP는 석유 및 가스 산업의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 이외에도 전기 충전소 중심의 소매사업 확장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BP는 보고서에서 전기차 및 수소차로의 전환은 2020년대 중후반에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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