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h so! 베를린] 베를린의 의사들도 그렇게 차가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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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h so! 베를린] 베를린의 의사들도 그렇게 차가운가요?
  • 최수정 베를린 통신원
  • 승인 2020.09.10 10: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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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사보험 가입해야 하는 유학생 눈에 비친 독일의 의사들
항상 친철한 의사들, 진료시간도 길고 질문도 다 할수 있어
공부만 잘한다고 의사의 길 걷지않아...대우 잘받는 좋은 직업 많기에
최수정 베를린 통신원
최수정 베를린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최수정 베를린 통신원] 한국에서 병원을 다녀보면 하나같이 느끼는 느낌이 하나 있다. 의사들이 매우 차갑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 소아과 의사들조차도 차갑긴 마찬가지이다. 물론 아닌 분들도 간혹 있다. 나 또한 한국에 있을 때 아이 때문에 찾아간 꽤 큰 병원 안과에서 말로 할 수 없는 모멸감을 받은 적이 있었다. 우리 아이가 많이 울고 진료를 거부해서 그렇겠지만 그렇다고 욕을 하는 의사를 본 것은 그 때 처음이었다.

베를린의 의사들은 친철해!

베를린에 살면서 내가 다녀본 병원은 소아과,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소아정신과 정도였다. 모두 아이의 건강과 관련된 곳이었고 이들 병원의 공통점은 모두들 매우 친절하다는 것이었다. 진료시간도 충분히 길었기 때문에 물어보고 싶은 것은 다 물어보고 나올 수 있었다.

독일에서 의사를 만나기 위해서는 대부분 1차진료기관인 자신의 주치의에게 가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주치의가 있는 병원은 큰 종합병원의 부속기관으로 입원수속이 없는 소아내과이다. 보통 입원을 해야 할 정도가 되면 종합병원에 가야 한다. 주치의는 자신의 환자 리스트와 진료내역이 빼곡히 적힌 환자첩을 가지고 있다. 우리 작은 아이가 2살부터 9살이 될 때까지 7년을 다녔으니 모든 진료기록이 거기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응급이 아닌 경우 아이가 추가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인 경우, 주치의는 전문의를 소개해주고 진료의뢰서를 작성해준다. 우리는 그것을 들고 전화를 해서 예약을 잡는다. 보통 예약은 한 두달 정도 뒤에 잡힌다. 급한 일이면 응급으로 가라고 안내를 해준다.

독일 함부르크의 코로나19 진료소에서 한 의사가 검체를 채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 AP/연합뉴스
독일 함부르크의 코로나19 진료소에서 한 의사가 검체를 채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 AP/연합뉴스

공보험과 사보험이 공존하는 나라

독일의 의료보험제도는 공보험과 사보험이 공존한다. 독일 국민 대부분은 공보험에 가입되어 있는데 일부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나 자영업자들은 사보험에 가입한다. 그 이유는 공보험의 보험적용기준이 소득과 연령기준인데 소득이 높아지면 그 소득에 비해 공보험의 보장범위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가 높기 때문이다.

공보험의 경우 가족 포함해서 보험료가 월 100유로 내외인 경우가 많은데 사보험의 경우 몇 백 유로로 올라간다. 외국인의 경우 30세 이하로 학생비자를 가지고 있거나 30세 이상이라도 취업비자를 가진 경우 공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독일인들과 똑 같은 공보험 보장과 비용을 책정받는다.

공보험은 진료 후 직접 돈을 지불하지 않고 보험회사에서 병원으로 바로 지급한다. 그러나 사보험의 경우 그 의료비청구가 개인에게 되고 개인은 병원비를 지급한 후 보험회사에 환급신청을 해야 한다. 좀 번거러운 점이 있다. 그러나 사보험의 경우 다양한 혜택이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예약을 잡으려고 해도 사보험 예약 창구는 따로 있어 대기할 필요가 없든지, 예약도 가까운 시일내에 잡히고, 진료도 보다 경험 많고 병원에서 직급이 높은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치과치료의 경우 사보험은 인플란트의 경우에도 80%까지 지원해주고, 교정치료의 경우 한도액을 정해 충분히 지원해준다. 심지어 안경교체비용도 지원해주고 건강마사지와 체력단련비도 지원해주는 경우가 있다. 물론 외국에서 치료받았을 경우에도 환급해준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 지원해준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과 치료의 경우 아동놀이치료의 범위가 매우 넓은 것은 참으로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는 나이 많은 외국학생이기 때문에 강제 사보험 가입자다. 사보험 가입자로서 정형외과에 갔을 때의 경험을 잊을 수가 없다.

필자가 찾아간 중대형급 정형외과 병원. 사진=최수정 통신원
베를린에 있는 대형 병원중 하나인 샤리테 병원. 사진=최수정 통신원

사보험 덕, 강남 대형병원급 대우받아

큰아이가 학교에서 나무타기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처음으로 정형외과를 찾았을 때였다. 나름 큰 중대형 정형외과에다 그 병원에 대한 경험이 없던 터라 환자기록을 작성하고 예약대기 줄에 한참을 앉아 있다가 겨우 예약담당자와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우리의 보험카드를 보더니 “당신들은 여기 줄 설 필요가 없어요. 2층으로 올라가서 진료받으세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40분 이상을 기다렸던 나의 그 허탈감이라니…2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진료 대기실에서 나는 한국 강남에 있는 병원에 온 느낌을 받았다. 물, 음료, 커피 내리는 곳, 잡지스탠드에 꽂힌 다양한 고급잡지들, 안락한 소파쿠션까지 완전히 달랐다. 내 옆에 앉아 함께 기다리시던 백발의 할머니가 너무나 친절하게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시는데 이 할머니는 퇴직하신 의사였다. 보통 여유가 있는 노인의 경우에도 사보험 적용을 받는 분들은 대부분 퇴직금이 높은 사람들이다.

그날 모두 영어가 유창한 간호사와 의사를 처음 만나보았고 얼마나 편하게 진료를 받았는지 모른다. 의사선생님은 우리 아이의 부상경위와 엑스레이 설명, 간단한 시술까지 30분 이상을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친절하게 진료해 주셨다. 아이를 부축해서 1층으로 내려왔을 때 다시 긴 대기줄을 보면서 독일에서 사보험의 혜택을 제대로 경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독일 공보험도 보통 어려움없이 모든 분야에 대해서 의료혜택이 있다. 다만 약간의 서비스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는 걸 경험한 것이다. 보통 공보험 가입자들은 가족 수와 관계없이 월급의 7.3% 정도를 보험료로 지불해야 하는데, 사보험은 가입자의 수를 고려하여 책정된다. 나의 경우에는 3인 가족에 매월 400유로 조금 넘는 보험료를 내고 있다. 대신 아이가 아플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여러가지 비싼 검사를 할 수 있고 다양한 놀이치료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Havelhöhe병원. 필자의 주치의 선생이 근무하는 병원. 사진= 최수정 통신원
Havelhöhe병원. 필자의 주치의 선생이 근무하는 병원. 사진= 최수정 통신원

독일엔 의사보다 더 존경받는 직업 많아

독일에서도 요즘 의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제일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다. 최근까지 독일 제1의 연봉을 받는 직종이 의사이다. 그러나 공부만 잘한다고 모두 의사의 길을 걷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독일에서는 의사만큼 대우받는 좋은 직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연과학이나 공학쪽 박사들의 경우에도 대우가 매우 좋다.

의사가 되고 싶은 경우 대부분 소방소에서 실제 실습을 오랫동안 받거나 병원실습을 받아 본 후 적성이 맞다고 생각하면 지원한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보통 학부(3년)보다 두배로 많은 6년동안 학교를 다녀야 하고 그 이후로도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5~6년 정도 더 수련을 해야 한다. 그 기간을 고려한다면 쉽게 의사가 되겠다는 소리를 하기는 쉽지 않다.

필자와 우리 아이가 알레르기 때문에 다녔던 피부과 의사는 의사가 된 것이 크게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성격상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의사는 평생 한 곳에 매여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싫었다고 했다. 의대 중간에 외교관이 되기 위해 여러 번 시험을 봤다가 성공하지 못하고 결국 의사의 길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종합병원 과장까지 한 여의사의 솔직한 고백에 나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우리 아이에게 외국어를 잘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른다고 늘 칭찬을 해주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던 우리 치과 주치의 선생은 대학졸업 후 다시 치의학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으나 하루종일 이빨만 쳐다보는 것은 좀 힘든 일이라고 했다. 다만 자신의 집 아래층이 치과인지라 출퇴근 걱정 안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직장생활을 계속 할 수 있어서 직업만족도가 크다고 했다.

그녀는 내가 늦은 나이에 박사를 시작할 생각이라고 했을 때 “나도 늦게 시작했지만 너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하며 늘 응원해주었다.

독일에서 의사가 되는 것은 한국에서처럼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공부를 잘 했던 사람들은 다른 길을 갔다가 다시 의대를 가는 경우도 많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했다가 2학기 정도 지나면 다른 길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된다. 선택의 폭이 넓어서 그런지 독일 의사들은 대부분 친절하다. 옆집 아저씨같고 옆집 할머니같다. 아이가 급하게 아플 때를 대비하여 자신의 개인전화번호를 찍어주는 주치의선생이 내 옆에 있다.

독일 의료제도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독일 의사들은 의료서비스의 소비자로서만 환자를 대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의사라고 갑질을 하지 않는다. 갑질보다는 신뢰로 다가오는 그들이 너무나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 최수정 베를린 통신원은 독일 함부르크대학 법학박사과정에서 해양법을 전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해양수산개발원에서 11년간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 주로 해양환경, 국제수산규범, 독도영토분쟁을 포함한 유엔해양법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Ach So!는 '아하!` 라는 뜻의 독일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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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영 2020-09-11 09:05:55
월 400유로면 한화로 월56만원이네요! 의료비 지출이 한국 건강보험료의 2-2.5배나 되네요(현재 4인 근로자가구의 보험료는 월 약20-25만원선)
저는 두아이를 키우면서 동네소아과를 다녔는데 의사선생님이 늘 친절하고 실력도 있으셔서 아이들이 좋아했고 직업선택에도 영향을 끼첬어요. 가족모두 캐나다에 살아본 경험도 있는데 오히려 캐나다의사들이 차가우셔서 '우리나라 의사선생님을 그리웠던 경험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