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향방] ②"그래도 오른다" 낙관론자들이 믿는 구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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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향방] ②"그래도 오른다" 낙관론자들이 믿는 구석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08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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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내 '선두주의 회전' 나타났다..'선두주'의 회전은 강세장 신호
"연준의 막강한 힘 무시 못해..되돌릴 수 없어"
기회 잃을까 두려워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FOMO 심리도 영향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예측하는 방향 따라 전략도 바뀌어야
최근 미 증시의 하락을 두고 일부 낙관론자들은 도약을 위한 일시적 숨고르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월가의 황소상. 사진=연합뉴스
최근 미 증시 하락을 두고 낙관론자들은 도약을 위한 '일시적 숨고르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월가의 황소상.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증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미국 증시의 랠리를 주도해 온 기술주들이 최근 2거래일간 하락세를 지속한 가운데, 미 증시의 향후 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시적인 숨고르기일 뿐이라는 의견과 본격적인 조정의 전조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비관론자들은 ▲실물경제와 미 증시의 괴리감 ▲연준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민스키 모멘트'의 도래 ▲대선 및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 시기적 불확실성이 맞물리고 있다는 점을 조정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일시적인 숨고르기라는 낙관론자들의 주장에는 어떤 근거가 뒷받침되고 있을까. 

"조정 아닌 건강한 상승 위한 회전의 시작"

월가의 전설적인 기술분석가 랄프 아캄포라는 "강세장의 생명은 회전"이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비관론자들은 지금까지의 주식시장이 기술주 중심의 랠리였던 점을 지적하며 건강하지 못한 상승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랄프 아캄포라 역시 회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강세장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지금까지 미 증시의 흐름이 기술주 중심으로 치우쳐 건강하지 못한 상승 흐름이었다면, 반대로 상승을 주도하는 섹터가 기술주가 아닌 다른 업종으로 옮겨간다면 더 건강한 상승 흐름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 3일 5%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4일에도 1.3%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다우운송지수는 지난 4일 0.51% 반등했다. 

J.C. 파레츠 올스타차트닷컴 설립자는 "이미 시장에서는 약간의 회전이 있었다"며 "투자자들이 운송주를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다우존스운송지수의 8월 수익률은 나스닥의 수익률을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간 많이 오른 기술주 대신 다른 업종이 선두로 나서는 등 '시장 내 회전'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시장을 이끄는 선두주가 회전을 하면서 강세장을 이끈다면 더 건강한 상승세로 볼 수 있는 만큼 현재의 미 증시 조정은 건강한 상승으로의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라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주장이다. 

"연준에 맞서지 말라"

낙관론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해 여전한 신뢰를 보내는 이유 중 하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힘이다. 

연준은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 된 지난 3월부터 적극적인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내세우며 경기침체를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증시의 상승을 이끈 동력이 됐다.

약 6개월여간 시장을 이끌어온 연준이 지금까지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증시가 맥없이 떨어질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준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지만, 지금 방향을 되돌리기에는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되기 때문에 방향을 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이미 지난 8월말 발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와도 저금리를 유지하고 고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임을 수차례 시사해온 연준이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시장이 하락할수록 새로운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예정돼있다. 장기간 제로금리를 시사한 상황에서 연준이 어떠한 명확한 지침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증시가 랠리를 이어갈 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연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 시장에서는 미국의 장기 국채 수익률이 1%를 밑돌고 있는 만큼 주식을 대신할만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을 이끌어온 개인 투자자들 

미 증시의 상승장에서 나타난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투자자들의 구성이 다소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기관 투자자들 중심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면, 최근의 상승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활약이 보다 두드러졌다.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위기 속에서 연준이 막강한 정책을 동원해 경기를 떠받칠 것임을 수차례 반복하며 분명히 했고, 장기간 저금리 정책으로 주식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느낀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뛰어든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가 싼 수수료로 거래를 중가해면서 이를 통해 주식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진 점도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을 키운 요인이 됐다. 

미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 투자자들의 비중이 늘어난 점도 주요 특징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1870억달러(약 220조원) 규모로, 최근 증시의 가장 큰 매수자로 부상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매수·매도한 결제금액은 709억1000만달러(약 85조원)에 달한다. 해외 주식투자 결제금액은 지난 2017년 227억 달러, 2018년 326억달러, 2019년 410억달러로 매년 늘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반년만에 예년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해외주식 중 대부분은 미국 주식이었으며, 결제금액 기준 1위 테슬라를 비롯해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상위 10위권 이내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점은 일부 기술주의 강세 흐름을 지켜보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FOMO(Fear of Missing Out)', 즉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됐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에 악재가 등장할 때마다 이를 기회로 여기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여전히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는' 투자자들이 시장의 하단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스닥 지수와 다우운송지수의 8월 이후 수익률 비교 그래프.
나스닥 지수와 다우운송지수의 8월 이후 수익률 비교 그래프.

'코로나19이후 세계를 어떻게 보냐'에 따라 전략도 바꿔야

그렇다면 현 시장이 일시적인 숨고르기라고 보는 개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시장에 접근하면 좋을까.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향후 어떤 부문이 가장 빠르게 상승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면서도 "증시에서는 늘 그렇듯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서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코로나19 이후에도 지금과 같이 원격 혹은 재택 근무 및 학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면, IT주의 성장동력이 여전히 크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코로나19가 도래하기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예상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이 컸던 주식들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UBS그룹은 "시장의 다음 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은 가치주 등 최근 반등에서 뒤처진 업종들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회복이 진행된다면 미국의 미드캡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드캡이란 시가총액 20억~100억달러 사이의 중형주로, 러셀미드캡ETF는 3월 이후 8월까지 54%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기술주 만큼의 강세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S&P500의 수익률은 상회하는 수준이다. 

크레셋 캐피털의 잭 애블린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된다고 본다면 상대적으로 가치가 상승하는 통화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할 수있다"며 "미국 이외의 해외 주식은 좋은 베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에너지와 금융 부문의 상승세가 강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CFRA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샘 스토블은 "역사적으로 볼 때 선거 전 3개월 동안 에너지와 금융이 시장을 가장 많이 웃돈다"며 "그 다음이 의료와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주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시대에 원격 근무가 활성화되면서 기술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면, 백신 관련 주식은 경제활동이 되살아나면서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결국 시장은 앞으로의 판도를 보는 개인 투자자들의 시각과 관련될 것"이라며 "경제가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다면 지수 자체를 매입하거나, 더 많이 빠진 구(舊) 경제 주식을 매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에도 언텍트 시대가 지속된다고 본다면 지금 IT주가 아무리 올랐다 하더라도 이것이 비싼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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