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손희문 기자] 최근 4년간 서울 빌딩의 공시지가 평균 시세반영률이 정부 발표보다 크게 낮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7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올해 상업·업무용 토지의 시세반영률이 67%라고 발표했으나, 조사 결과 올해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그 절반인 30% 수준이고 최근 4년간 평균은 시세의 40%"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원 이상 빌딩 거래 73건의 실거래가와 공시가격·공시지가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결과가 집계됐다고 강조했다.

경실련 측 관계자는 "73개 빌딩 전체 공시지가 기준 보유세 총액은 실효세율 0.23%인 450억원"이라며 "실거래가 시세대로 세금을 부과할 시 보유세는 1266억원(실효세율 0.65%)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2005년 공시가격 도입 이후 16년간 누적된 세금특혜만 1조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왜곡된 공시지가로 인해 재벌과 대기업, 건물주들은 막대한 보유세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윤순철 사무총장은 "상업·업무용 빌딩의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평균 40%대에 머물러 많은 사람들이 절세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공직자의 경우 이를 절세 전략과 재테크 수단으로 사용하는 추세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거래된 건물 17채의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45%였으나 2018년 거래된 20건의 평균 시세반영률은 32%에 그쳤다. 지난해 거래된 27건의 공시지가는 토지 시세의 43% 수준이었고 올해 상반기 거래된 9건도 시세반영률이 33%에 그쳤다.

경실련은 특히 영등포구 영시티 건물은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18%(토지시세 4231억원, 공시지가 752억원)로, 올해 거래된 빌딩 중 반영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김헌동 부동산개혁본부장은 "정부는 집값은 안올랐다고 거짓말하고 부자에게 걷는 세금 기준은 낮춰놓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며 "낮은 공시지가는 고위공직자가 재산을 축소하고 세금을 적게 내는 데 악용되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대통령 또는 국토부 장관, 여야 의원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현재 40%대에 불과한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내년부터 당장 80%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며 공시지가 현실화를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같은 기간 땅값과 건물값을 합친 공시가격의 경우 시세반영률도 실거래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건물의 실거래가 총액은 21조 6354억원이었으나, 땅값(공시지가)과 건물값(시가표준액)을 합한 공시가격은 9조 9681억원으로 평균 시세반영률은 47%으로 집계됐다.

조정흔 부동산건설개혁본부 위원은 "이처럼 공시가격과 시세가 큰 괴리를 보이는 이유는 실제 대규모 빌딩의 경우 이용가능면적이나 빌딩 이용을 통해 나오는 임대 수익 등 편익을 토대로 시장에서 거래되지만 공시가격은 이런 실거래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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