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과 협력'...으르렁 대면서 필요할땐 손잡는 美·中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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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과 협력'...으르렁 대면서 필요할땐 손잡는 美·中 관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9.03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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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출제한 기술 목록 수정...틱톡 협상 걸림돌
미 금융사들, 중국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중국도 미 민간금융사 진출위해 관련법 손질
최악의 갈등 속에서도 협력 불가피함 보여줘
미국과 중국이 '대립'과 '협력'을 반복하는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대립'과 '협력'을 반복하는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과 중국이 '대립'과 '협력'을 반복하는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한 쪽에서는 날카로운 규제를 적용하며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부문에서는 서로 협력하며 공존하는 모습이다.

세계 경제의 주축인 양대 국가인만큼 최악의 갈등 국면에 놓여 있으면서도 서로 협력이 불가피함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걸림돌 직면한 틱톡 인수 협상

2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틱톡의 미국 사업부 매각이 중국 내 새로운 규제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CNBC는 앞서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이르면 1일 인수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으나, 인수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유는 중국의 새로운 규제 탓이다. 지난달 28일 중국 상무부는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 발표했는데, 음성 문자인식 처리, 빅데이터 수집 및 인공지능(AI) 분야 등이 새로 포함됐다.

틱톡 인수에 참여하는 미국 기업들은 틱톡 앱의 핵심이 되는 알고리즘들이 중국 정부가 새로 수정한 수출제한 기술 목록에 포함될 경우 수출 규제로 인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새로운 제재가 복잡해 협상 또한 더 복잡하고 길어지게 됐다"며 "협상 당사자들이 틱톡의 알고리즘들이 중국 정부의 수출 승인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승인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알고리즘을 포함한 거래 가격은 200억~300억달러(약 23조~35조원) 범위였으나 핵심 알고리즘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그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새로운 규제로 인해 틱톡의 핵심 알고리즘은 제외된 채 인수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미국 기업이 중국의 새로운 규제를 파악하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의 수출규제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인수 협상 진행이 쉽지 않아졌다'고 평가했다.  

현재 틱톡 인수 합병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이 대표적이다. MS는 월마트와 공동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오라클은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보유한 여러 투자업체들과 제휴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마찰을 겪고 있는 가운데 틱톡은 새로운 갈등의 매개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개인 정보 보호를 강조하며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압박해왔다. 

이에 중국 상무부가 새로운 규제로 대응하고 나서면서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틱톡 인수 협상이 미국 대선 이후인 11월 후에나 진행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만일 11월 이후까지 협상이 지연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으로 인해 11월12일 이후에는 미국 내 틱톡 사용이 금지될 수 있다. 

미 금융사들은 중국 시장 진출에 주력

미국 금융회사들은 중국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미국의 주요 금융사들은 중국 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 시장 진출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니다. 중국 역시 양국간 갈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민간금융회사의 자국 진출에 제동을 걸긴 커녕 관련법을 개정, 길을 터주고 있다.  

2일 데이비드 러셀 시티은행 아시아태평양 본부장은 성명을 통해 "시티은행이 중국 현지 펀드 수탁업무 면허를 취득했다"며 "우리의 글로벌 고객들에게 대단한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시티은행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로부터 펀드 수탁업무 면허를 받은 최초의 미국 은행이 됐다. 

CSRC와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는 지난 4월1일부터 외국계 금융사의 중국 지사가 자산운용업 면허를 신청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한 바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중국에서 자체 운용사 설립 허가를 얻기도 했다. 블랙록은 자본금 약 4400만달러(약 520억원)로 6개월 이내에 중국내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외국계 신용카드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에서 은행 카드 결제 서비스 승인을 받았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중국 현지 모바일 기업인 롄롄(連連) 그룹과 합작법인 '익스프레스 (항저우) 테크놀로지 서비스'를 설립하고, 중국 인민은행으로부터 현지 카드 결제 업무에 대한 허가를 얻은 바 있다.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인민은행의 이같은 결정은 45조달러 규모의 중국 금융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미국 뮤추얼펀드인 뱅가드 역시 홍콩과 일본 사무소를 폐쇄하고 향후 6개월에서 2년 안에 아시아 본사를 상하이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뱅가드는 CNBC 측에 "개인 투자자에 집중하기 위해 주로 기관 투자자들과 협력했던 홍콩 사무소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 또한 합작법인인 차이나인터내셔널펀드매니지먼트(CIFM)를 완전 자회사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텐쥔우 EIG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분야를 개방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외국 금융기관들이 앞으로 중국으로 나아갈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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