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곡 김중경 "보이차에 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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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곡 김중경 "보이차에 꼴리다“
  • 남곡 김중경
  • 승인 2015.12.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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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곡 김중경씨
국내에서 손꼽히는 보이차 품평가로 유명한 남곡 김중경씨가 보이차에 관한 칼럼을 오피니언뉴스에 연재한다. 그는 오랫동안 보이차를 접하면서 보이차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 가짜 보이차를 선별하는데 노력해왔다. 최근에는 보이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 보이차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위한 기본 지침서 『보이차에 꼴리다』라는 저서를 출간했다. 「프레시안」, 「이코노믹 리뷰」등 매체에서 보이차에 관해 전문가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편집자주

 

 

많은 분들께서 제게 질문을 합니다. “남곡 선생님께서는 차를 마실 때 지켜야 할 예절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 규정할 수 있습니까?” “꼴리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차를 마시는 분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과 거기에 대한 제 지론입니다.

 

노자 도덕경의 첫머리에서 ‘도가도비상도야(道可道非常道也)’, 즉 “말로 할 수 있는 도(道)는 도(道)가 아니다.”라고 노자는 설파(說破)합니다.

흔히 다도(茶道)라고 규정하고 행하는 것은 차의 본질인 도를 구현하기 위한 형식일 뿐 그 자체가 도는 아니지요. 도라고 규정하는 순간 이미 그것은 도가 아닌 것이지요.

차를 마시는 첫 번째는 차를 즐기는 마음이요, 그 형식은 둘째입니다. 바꿔 말하면 차에 대해 ‘꼴리는 마음’이 첫 번째요, 그래서 그 형식 또한 ‘꼴리는 대로’가 최고인 것입니다. 차를 즐기는 마음은 가장 적극적인 도의 실천이요, 그 형식은 소극적 실천 방법이라 규정할 수 있습니다.

 

명제 가운데 ‘~해야 한다’는 형식으로 제시 되는 명제를 정책명제라 하는데 이 정책명제는 독자나 청자의 사고와 행동에 대한 구속력이 가장 강합니다. 정책 명제는 과거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사회에 강제로 이식된, 전체주의적 성격이 강한 일본 문화의 잔재이면서 또한 강력한 통치력을 가졌던 군사독재 문화의 잔재로서 통치 세력의 입장에선 적극적인 통치 수단으로 즐겨 이용해 왔는데 이런 상황 하에서는 행동의 주체인 대다수 국민들은 오히려 항상 피동적이면서 소극적인 입장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꼴리는 대로’는 차를 마시는 사람으로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처작주(隨處作主)의 도를 실천하는 방법이라 굳게 믿습니다. 그럼 이 대목에서 우문 하나 던집니다. 역시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가장 좋은 차는 어떤 차입니까?”

 

“가장 꼴리는 차입니다.

 

 

남곡 김중경 ▲ 서예가, 보이차 품명가 ▲이코노믹 리뷰 보이차 연재(2014년) ▲현 성차사진품보이차 대표 ▲선농단역사문화관 전통다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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