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라미 일본 통신원] 한국의 코로나 재확산이 심화되자, 일본 언론들이 앞다퉈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인을 깎아 내리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이다. 이미 혐한이 당연시되고 있는 일본 미디어에 익숙해진 네티즌들마저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있는 한국을 조롱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의 방역을 돌아보며 한국을 비난할 때인가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지만, 한국의 코로나 재확산을 바라보는 일본 주요 미디어의 시선은 도들 넘어도 지나치게 넘은 모습이다.  

지난 16일 아사히TV 저녁 메인 뉴스인 “선데이 스테이션” 등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보수계 교회들이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한 문재인 대통령 탄핵 요구 집회에서 생활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유독 ‘문 대통령 탄핵 요구’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한국인들이 체감하는 것과는 달리 코로나 재확산에 한국의 정국이 불안하다는 근거가 충분치 않은 내용까지 얹어 연일 보도하고 있다. 

지난 17일 아사히TV에서 낮에 방송하는 정보 방송인 “와이드 스크램블”의 경우, 한국에서 15일 광화문에서 벌어진 집회 소식과 함께 이로인해 코로나가 전국으로 빠르게 재확산 등을 언급한 후 코로나와 상관없는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일본에서 저널리스트로 지명도 높은 이케가미 아키라씨는 이 방송에서 한국의 코로나 재확산 소식을 전한직후, 한국의 문재인 정권이 보수 집회를 탄압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논평을하고, 출연자들에게 한국 정부와 여권에서 야당인 보수진영을 탄압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긴 시간을 할애했다. 이 방송은 한국의 코로나 재확산 소식을 전하다가 느닷없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걱정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하다’ 등의 내용으로 끝마쳤다. 

이런 뉴스와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 대부분은 댓글을 통해 혐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 재확산 소식이 전해 진 후 네티즌들은 “K-방역이 있으니까 괜찮아, 대만을 무시하고 한국을 본받으라고 보도했던 일본의 일부 미디어들은 자성하라.”, “한국에서는 언제나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데, 왜 미리 조치하지 않았나?”, “문재인 대통령은 결국 반일을 조장해서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지난 19일과 23일 TBS의 정보방송인 ‘굿 럭!’과 후지TV의 ‘Mr. 선데이’에서는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의 신속하고 IT(정보통신)를 활용한 방역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기승전 한국비방'...'한국 방역' 칭찬 보도 후에도 비난

이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뭐야! 한국 대통령 반대 집회의 집단 감염 소식인가 했더니, 한국 대응이 대단하다는 한국 옹호 보도인가? 역시 TV는 한국에 점유돼 있군”, “일본에 한국의 코로나 감염자 격리 시설과 비슷한 시설을 알고 있다. 그 곳은 ‘교도소’라고 합니다만.”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밖에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보면 역시 일본은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인상밖에 없다. 그 대신 지자체에 권한을 넘긴다고 해도 제한이 너무 많아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거잖아” 등의 소수 의견도 있었지만 수백개의 댓글 중 한 개에 불과했다.  

이렇듯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이후 일본 사회는 빠르게 우경화됐고 혐한 정서가 폭넓고 뿌리 깊게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한국발 코로나 방역 호평 내용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던 TBS ‘굿 럭!’의 메인 진행자는 이 기사가 소개된 직 후 한국인을 폄훼하는 발언을 해 앞뒤가 안맞는 진행을 하며, ‘기승전 한국비방’의 일본 방송 진행 행태를 보여줬다.   

“한국인은 역시 저 정도는 해야 다들 말을 잘 들어요. 일본은 동조 압력이 있어서 부탁하는 정도로 끝나죠. 그런 국민성의 차이는... 이런 말 하면 한국 사람들이 화내실지 모르겠지만, 부탁조로 얘기하면 일본의 경우는 대부분 잘 지켜주기 때문에...”라며 한국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아베정부 코로나대응 잘못한다' 63%...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

그런데 정작 일본의 경우, 아베 정권이 지자체에 대부분의 코로나 대응을 떠넘긴 상황이고 그런 지자체도 정작 정부로부터 받은 권한이 적어 대응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앞에서 소개한 “일본은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네티즌 의견은 우익 성향이 강한 야후의 댓글에서조차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일본 방송에서 3월 말부터 말이 나왔던 PCR 검사 확대와 격리 시설 확충의 필요성에 대한 보도가 아직도 나오고 있는 것도 반증이다.

게다가 일본에선 이제 와서 정부와 지자체의 중증자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최근 일본 내 확진자의 감염 경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가정 내 감염이라는 점과 마이니치신문이 시행한 여론 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코로나 대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63%가 “잘못했다”라고 답한 것이 현재 일본 정부의 코로나 대응수준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한편 일본이 발표한 수치의 신뢰성을 차치하더라도 25일 0시 기준 일본의 코로나 누적 감염자 수는 6만3281명이고 사망자 수는 1202명이다. 반면 한국의 누적 감염자 수는 1만7945명이고 사망자 수는 31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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