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장남도 부친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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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장남도 부친에 반기
  • 문주용 기자
  • 승인 2020.08.25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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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에 이어 장남까지 조양래 회장 '한정후견 개시신청' 동참
장남 "아버지 건강 이상...주변의 잘못된 정보가 들어갔을 가능성"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왼쪽)과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 사장. 사진=연합뉴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왼쪽)과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 사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경영권 분쟁에 빠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조양래 오너일가중 침묵을 지키고 있던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끝내 입을 열었다.

장녀 조희경씨(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가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를 한데 이어, 조 부회장도 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대외에 밝혔다.

이로써 예상대로 부친 조양래 -차남 조현범 사장 대(對) 조희경 -조현식-조희원(차녀)의 대결구도로 경영권 분쟁이 치닫게 됐다. 다만 이미 조회장이 차남에게 주식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한데 따라 분쟁은 '아버지의 건강 이상에 따른 판단력' 논란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법원이 한정후견 개시 신청을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25일 오전  조현식 부회장의 입장문을 발송, "조 부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성년후견심판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원에 따르면 조 부회장 역시 장녀 조희경 씨와 마찬가지로 부친인 조양래 회장의 건강상태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조 부회장은 "현재 회장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그에 따라 그룹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 상황"이라며 "자신 역시 회장님의 최근 결정들이 회장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최근 회장님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은 회장님 본인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한다"며 "이에 현재 진행중인 성년후견심판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이와 함께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되어야 할 것"이라며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말 조양래 회장은 장녀 조희경씨의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에 대해 "건강상태는 양호하며,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고 하루 4~5Km씩 걷기운동을 하는 등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살고 있다"면서 일축했다.

조 회장은 "이미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경영을 맡기면서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는 판단에 이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두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씨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6월 26일 조 회장이 차남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 사장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인 23.59%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하면서 불거졌다. 이로써 조현범 사장은 종전 19.31%를 더해 42.9%로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경영권을 장악했다. 형인 조현식 19.32%와 조희경 0.83%, 차녀 조희원 10.82%를 다 합친 30.97%를 압도하는 지분이다.

조현식, 조희경, 조희원 등 3남매가 제기하는 주변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그룹안팎에서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현범 사장이 이명박 전대통령의 사위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법무법인 원의 관계자는 "주변 사람이라는 뜻은 특정인 누구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조 회장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지, 잘못된 정보가 들어간게 없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의사결정을 유보해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이사회 변경이라든지, 주식외에 다른 재산의 처분등을 중단하는 것이 이에 해당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녀와 장남이 '한정후견' 개시결정 심판을 청구한 만큼 법원은 조 회장에 대한 정신상태 검사등의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권 분쟁 상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구조 현황. 사진= 연합뉴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구조 현황. 사진= 연합뉴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현식 부회장 입장문(전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조현식 부회장은 최근 아버님이신 조양래 회장님에 대한 성년후견심판청구 이후 가족의 일원이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주로서 많은 고민을 해 왔습니다. 아버님의 건강상태를 두고 이러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가슴 아프지만, 조현식 부회장은 이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현재 회장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그에 따라 그룹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 상황입니다. 조현식 부회장 역시 회장님의 최근 결정들이 회장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회장님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은 회장님 본인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에 조현식 부회장은 현재 진행중인 성년후견심판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또다른 분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대표이사이자 집안의 장남으로서 가족 간의 문제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주주 및 임직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에 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  8.   25.

조현식 부회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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