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빛바랜 연속 재임 신기록···‘일본내 평가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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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빛바랜 연속 재임 신기록···‘일본내 평가인색’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8.2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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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재임일수 2799일로 사토 전 총리 재임 기록 넘어
코로나 대응 실패에 최악의 경제···건강이상설도 증폭
마이니치 조사서 국민 50% “즉각 또는 연내 사임해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코로나19(COVID-19) 대응 실패, 최악의 경제성적표, 건강 이상설 등 3중고 속에서 24일로 가장 오래 연속 재임한 총리 기록을 세운다. 사진=AP/연합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코로나19(COVID-19) 대응 실패, 최악의 경제성적표, 건강 이상설 등 3중고 속에서 24일 가장 오래 연속 재임한 총리 기록을 세운다. 사진=AP/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코로나19(COVID-19) 대응 실패, 최악의 경제성적표, 건강 이상설 등 3중고 속에서 가장 오래 연속 재임한 총리 기록을 세운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6일 2차 집권 이래 연속 재임일수가 24일로 2799일이 된다. 외종조부(외할아버지의 동생)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전 총리가 세운 최장 재임 기록(2798일)을 갈아치운다.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366일)을 포함한 전체 재임일수 기준으로 지난해 11월20일 이미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됐다.

지난 23일까지 아베 총리는 2798일 연속으로 총리직을 수행했다. 1964년 11월부터 1972년 7월까지 재임한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기록과 같다. 

아베 총리의 현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다. 일본은 총리를 중·참의원에서 선출하는 구조이지만 관례상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코로나19 대응 문제로 지지율 급락에 '건강 이상설'까지

아베 총리 재임 기간에 대한 일본 내 평가는 인색하다. 코로나19 대응 문제 등으로 최근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한데다 최근에는 '건강 이상설'에 휩싸여 구심력을 잃어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간판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코로나19 여파로 일본의 4~6월 국내총생산(GDP)이 전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빛이 바랬다.

최대 정치 과제로 제시한 평화헌법 개정은 조기 사퇴하지 않고 내년 9월까지 재임하더라도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내년 7월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패럴림픽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으면 개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부흥 올림픽'을 기치로 내걸었다.

외교 정책에서도 숙원 사업인 남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관련 러시아와의 협상은 진전이 없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베노믹스'사라져···도쿄올림픽도 개최 불투명

아베 총리가 연속 재임 신기록 달성에 대해 "기치로 내건 경제 재생 등은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한데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은 그치지 않는다"며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건강 불안설이 부상. 정권 운영에 역풍이 불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평가했다.

연속 재임일수가 긴 역대 일본 총리 중 사토 전 총리는 임기 중 오키나와(沖繩) 반환을 실현했고 비핵 3원칙을 제창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연속 재임일수 2248일로 역대 3위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1878∼1967) 전 총리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미일안보조약을 체결한 것이 업적으로 꼽힌다.

아베 총리는 역대 정권이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봤던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한다고 각의(閣議·국무회의)를 통해 결정했고 여론의 강한 반대에도 안보 관련법을 통과시킨 것이 특이점으로 꼽히는 정도다.

집단자위권 용인·안보관련법 제정이 업적?

요미우리신문은 23일 "아베 총리는 경제와 외교에서 적극적인 노력으로 국민의 안정적인 지지를 받아왔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지율이 떨어진데다 자신했던 외교도 봉쇄돼 새로운 정치적 유산을 만들기 어려워 폐색감이 감도는 가운데 연속 재임일수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는 오는 9월로 거론되는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에 대해 "총리 주변은 '최종 마무리를 향한 포진 굳히기'를 벼르지만 당내에선 '하고 싶은 인사를 단행할 힘이 있을까'라는 차가운 시각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올해 겨울에라도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취소될 경우 정권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여당 내에서 '총리 자신이 정권의 막을 어떻게 내리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시기를 맞이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장기집권 폐해도···"손타쿠 정치 횡행"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관료가 총리관저에 아첨하는 '손타쿠(忖度) 정치'가 횡행한다고 지적했다.

손타쿠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의중을 살펴서 알아서 처리한다는 의미로, '아베 1강' 체제 지속에 따른 폐해로 일본 언론들이 자주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헌법개정을 포함해 총리가 정치적 유산으로 남기려 해 온 과제는 실현이 곤란하고 목적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며 "늘어나기만 하는 나라의 빚을 비롯해 이대로는 반대로 많은 부(負)의 유산이 남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역대 일본 총리 재임기간[자료=닛폰닷컴]
역대 일본 총리 재임기간[자료=닛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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