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일본 사업의 핵심이자 국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제과업체 롯데의 일본 증시 상장을 장기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하 닛케이)은 9일 일본 롯데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겸임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인터뷰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신 회장은 기업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방안에 대해 "롯데홀딩스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그 산하의 롯데는 상장 가능성이 있다"며 "호텔롯데(한국)의 상장이 내년 상반기에 실현되면 장래 과제로 (일본 롯데의) 상장을 검토하고 싶다"고 답했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1948년 설립한 일본 롯데는 메이지(明治), 모리나가(森永)제과 등과 경쟁하는 일본의 과자업계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 1266억 엔(1조214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 회장은 롯데 상장의 목적에 대해 "시장의 엄격한 눈에 노출되는 것이 기업의 체질 강화와 지배구조 확립에 플러스가 된다"며 "장기적으로 기업을 발전시키는 관점에서 시장의 비판을 받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신 회장은 내년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를 1명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지난 8월 주총 때 사외이사 1명을 새롭게 선임했다.

신 회장은 자신이 한국 롯데를,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각각 맡는 과거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에 대해 "직원과 임원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달려 있다"고 전제한 뒤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아울러 롯데홀딩스와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된 신동주의 복귀 문제에 대해 "직원과 임원의 지지를 얻을 수 없는 사람은 회사 경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기본철학이라고 소개한 뒤 "임직원의 지지가 없는 가운데 창업자의 지시서 한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기업과 가족은 별개"라며 "기업의 문제는 주주 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일본 롯데의 향후 경영 구상에 대해 "이미 니가타(新潟)현 묘코(妙高)시 스키장을 인수했고, 세계적인 겨울 리조트를 만들 계획을 결정했다"며 "내년에는 호텔도 개업할 예정으로, 지역 경제 재생에 연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일롯데의 협력에 대해 "제과로 말하자면 일본(롯데)과 한국(롯데제과)은 각각 매출이 세계에서 17, 18위 규모이지만, 한 그룹이 되면 7위 전후가 돼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제과 및 식품 분야의 연구·개발 부문에도 일본은 120명, 한국은 300명이 있어 연구 분야의 중복 등을 정리하면 시너지 효과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삼성그룹의 화학 부문 인수 등으로 2016년은 그룹 매출 97조 원(2014년은 81조 원)을 예상하고 있다"며 "롯데케미칼은 지금까지 자동차용 범용 제품 중심이었지만, 삼성그룹을 위한 부가가치 상품의 거래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호텔 사업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확대하고 싶다"고 했다.

또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인해 최근 2∼3년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됐다면서 그룹 차원의 매출액 200조 원 달성 목표 시점을 2018년에서 2020년으로 미뤘다고 전했다.

한편 롯데제과는 이날 공시를 통해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 7.93%(보통주 11만2775주)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주당 매수 가격은 230만원으로, 7.93%를 모두 매입하는데 필요한 돈만 2594억원에 이른다.

㈜롯데는 앞서 지난 4일에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롯데제과 지분 2.1%(2만9천365주)를 매입했다.

공개 매수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롯데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10.03%(2.1+7.93%)에 이른다. 롯데알미늄(15.29%)에 이어 2대 주주가 되는 셈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롯데의 롯데제과 지분 매입은 협력관계를 더 굳히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꾀하는 ㈜롯데는 롯데제과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가로 시장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일 제과 시너지'라는 공개적 목적 외에도 신동빈 회장의 우호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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