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집단 따돌림 방지 캠페인 실시
[오피니언뉴스=김명윤 도쿄 통신원] 일본 전역에서 도쿄 시민 거부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도쿄에서 온 사람들은 지방에서 숙소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도쿄에서 연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하다보니 일어난 현상이다.
이달 초 만해도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 속에서 아베 정부가 강행한 ‘여행 떠나자(Go to Travel)’ 캠페인으로 인해 지방에서 도쿄 시민들을 거부하기가 쉽진 않았다. 행정당국에 신고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고 중앙정부보다 지자체의 코로나 방역이 한층 강화되면서 지역 숙박업소는 물론 음식점과 관광지에서도 도쿄 시민들에 대한 입장 거부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바뀌었다. 이에 현지 언론을 통해 지방에서 도쿄 시민들이 이지매(따돌림)를 당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지난 긴급사태 때 코로나 확진자들의 신상을 악의적으로 인터넷상에 유포, 차별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었는데,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도쿄시민들에 대한 따돌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이바라키현 북부 히타치 시청이 주차장에는 ‘도쿄 도민은 주차장 이용 금지’라는 간판을 내걸어 한동안 찬반 여론으로 뜨거운 논쟁이 됐었다. 민간 차원이 아니라 지자체에서 도쿄에서 오는 관광객들을 거부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쟁이었다. 결국 히타치 시청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다음날 7일 간판을 철수하고 공영주차장 이용을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논란이 줄어들진 않고 있다. 당장 실시가 아니라 3주 후부터 도쿄 시민들의 주차장 입차를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관련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엽기적인 사건도 벌어졌다. 코로나 확진자 신상을 전단지로 만들어 지역 중심가에 벽보를 붙인 사건이다. 에히메현 이마바라시에 번화가에 곳곳에 첫 코로나 확진자에 이름과 사진이 적힌 사진을 배포해 공개적으로 차별한 것이다. 아직까지 이 벽보를 붙인 범인은 발견되지 않고 전단지는 모두 회수했지만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는 상처뿐인 코로나 이 후의 모습이다.
여행을 장려하는 중앙 정부의 Go to Travel, 도쿄 사람들이 오지 않기를 원하는 지방 정부와의 갈등, 동시에 민간에서도 힘을 합쳐 이겨 나가기는커녕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차별하는 등. 일본은 현재 코로나가 야기한 불신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차별 및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위원회를 통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일본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이지매 문제는 코로나 진정되지 않는 한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 대부분은 전망하고 있다. 16일 NHK 집계에 따르면 이날 하루 일본 전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1021명이었고, 이 가운데 도쿄 확진자 수는 260명 이었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