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해외 중국인들, 틱톡보다 '위챗' 규제에 강력 반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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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해외 중국인들, 틱톡보다 '위챗' 규제에 강력 반발 이유는
  • 박신희 중국 통신원
  • 승인 2020.08.16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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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의 위챗 규제… 중국인 일상 흔들 수 있어
중국인들 "위챗은 대체불가"...애플 등 美기업 타격 불가피
"휴대폰은 바꿔도 위챗은 바꿀 수 없어"
중국 원천봉쇄 나선 미국… 틱톡, 위챗에 이어 알리바바로 이어질까
박신희 중국 통신원.
박신희 중국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중국 통신원] 미국 정부의 위챗 서비스 제재 결정에 중국인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위챗(WeChat)이용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위챗 제재가 미칠 영향을 놓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에게 위챗은 단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아니라 중국인들간의 커뮤니케이션 및 비즈니스에 활용되는 핵심 서비스다. 미국 정부의 위챗 금지는 적게는 미국에서 생활하는 중국인 약 300만 명에게, 많게는 전세계에 퍼져 있는 5000만 명 이상의 중국인 및 화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미국의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과 위챗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9월 15일부터 틱톡 서비스 기업인 바이트댄스와 위챗 서비스 기업인 텐센트와의 거래를 모두 끊으라고 명령한 바 있다.
 

 

위챗을 서비스 하는 텐센트 로고. 위챗 금지로 전세계에 퍼져 있는 5000만 명 이상의 중국인 및 화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텐센트 홈페이지 캡쳐.
위챗을 서비스 하는 텐센트 로고. 위챗 금지로 전세계에 퍼져 있는 5000만 명 이상의 중국인 및 화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텐센트 홈페이지 캡쳐.

휴대폰은 바꿔도 위챗은 바꿀 수 없어… 애플 등 미국 기업, 타격 불가피

중국인들은 아이폰에서 위챗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 더이상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한다. 위챗은 이미 중국 인구 12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국민 서비스이고 중국인들에게는 금융거래, 쇼핑, 교통, 건강 등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해야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중국 웨이보가 진행한 온라인 여론조사에 80만명 이상의 응답자 가운데 약 94%에 달하는 75만명이 아이폰에서 위챗 애플리케이션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면 다른 스마트폰을 쓰겠다고 응답했다. 휴대폰은 바꿔도 위챗은 계속 사용할 수 수밖에 없는 중국인의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이를 반영하듯 위챗이 금지될 경우 애플 세계 출하량이 최대 30%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까지 나왔다. 

중국인들에게 위챗이 틱톡보다 일상생활에 훨씬 밀접하게 이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때문에 비록 미국내 가입자 수가 많은 틱톡이 많지만 틱톡 금지 보다 위챗 금지로 인한 중국인들의 충격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원과 가족의 입국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보다 위챗 금지가 훨씬 중국내에서 후폭풍이 클 것이라는 얘기들도 흘러나온다.

중국 위챗에서 제공하고 있는 코로나19 건강확인 키트. 위챗은 금융거래, 쇼핑, 교통, 건강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위챗 캡처.
중국 위챗에서 제공하고 있는 코로나19 건강확인 키트. 위챗은 금융거래, 쇼핑, 교통, 건강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위챗 캡처.

지난 11일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위챗 금지는 미국내 중국인들의 삶을 뒤흔들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미국 내 중국계 이민자들이 위챗 금지로 중국 본토의 가족 및 친구들과 소통창구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9월 15일 이후 위챗 서비스가 미국에서 중지되면 위챗을 사용해 외국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비즈니스를 하던 중국인들의 혼란스러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페이스북을 비롯해 대부분의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를 막아 놓은 중국 정부가 미국 정부의 위챗 제재를 보안할 마땅한 대안을 찾기도 어려워 보인다.

중국 원천봉쇄 나선 미국… 틱톡, 위챗이어 다음은 알리바바?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위챗 제재로 인한 민심의 동요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외교 채널 및 언론을 총 동원해서 위챗 제재를 막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미국은 아무 근거도 없이 외국기업에 타격을 가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통신인 신화통신은 미국의 조치는 중국은 물론 국제 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꺼리거나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협상가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무역협정 진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며 이 협상에서 중국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단행한 틱톡과 위챗에 대한 금지 조치를 의제로 제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미중 협의는 중국의 요청으로 잠시 연기된 상태다.

중국계 미국인 변호사들은 미국 내 메시지나 애플리케이션 금지는 헌법 등 관련법들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 위챗 사용자들을 규합해 트럼프 대통령의 위챗 제재 행정 명령에 대한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중국 제재로 인해서 타격이 예상되는 애플, 인텔 등 미국 IT 기업들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위챗 거래 금지 조치에 반대 의견을 전했다. 이들 기업들은 백악관 당국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세계 2위 시장인 중국에서 거두고 있는 수익이 끊기고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웨이보에 미국의 위챗 제재를 반대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 댓글들 중에는 미국의 위챗 제재를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웨이보에 미국의 위챗 제재를 반대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 댓글들 중에는 미국의 위챗 제재를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웨이보에는 미국의 위챗 제재를 반대하는 기사와 댓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댓글들 중에는 미국의 위챗 제재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이지만 위챗 제재로 인해서 해외에 살고 있는 가족 및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걱정하는 댓글들도 보인다.
 
미국 정부의 중국 IT기업 때리기는 틱톡이나 위챗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3일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행정명령 내용을 살펴보면 단순히 틱톡과 위챗에만 해당하는 내용이 아닐 수 있다며 미국 데이터가 중국 공산당과 같은 적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다음 타깃이 알리바바가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소식들도 전해진다. 그리고 중국 뉴스 및 중국 콘텐츠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중국 기업 때리기에 중국 정부의 긴장감과 시름은 점점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대응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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