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해부] ③ 바이든의 사람들, 특히 월가가 환호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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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해부] ③ 바이든의 사람들, 특히 월가가 환호한 그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14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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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메이트 된 카멀라 해리스, 흑인·젊은 층·이민자 포용할 듯
월가·실리콘밸리, "해리스 후보 다행" 호평
바이든 후보의 '정신적 지주' 질 바이든 여사
바이든 '캠프 수장' 젠 오말리 딜런...바이든 지지율에 한 몫
오바마 전 대통령의 영향력도 빼놓을 수 없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앞서고 있다.

민주당 경선 초반까지만 해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바이든 후보가 이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됐다.

여기에는 바이든 후보 뒤에 숨은 조력자들의 힘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양 후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력자들의 역할 또한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닝메이트 해리스, 든든한 지원군 됐다 

대선까지 남아있는 3개월 동안 바이든 후보의 가장 강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는 인물은 바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선정됨으로써 바이든 후보의 조력자이자, 그의 약점을 메워줄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해리스 의원은 인도계 흑인 여성이다. 만일 바이든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해리스 의원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이 된다.

또한 고령인 바이든 후보가 재선에 나설 가능성이 적은 만큼 해리스 의원은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내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해리스 의원이 고령의 백인 남성인 바이든 후보의 약점을 보완해 흑인과 여성들, 젊은층을 끌어안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리스 의원의 배경은 흑인과 젊은층, 이민자들에게 호소력을 지니며 큰 장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의 가장 대담하고 자격있는 선택"이라고 호평했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의 이력을 보유한 해리스 의원은 스스로를 '진보적 검사'라고 칭하지만 정작 진보 성향으로부터는 '충분히 진보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슈에 따라서 때로는 진보적 성향을 보이기도, 때로는 온건한 성향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해리스 의원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여백에 있는 사람들을 대표하기 위해 독특하게 적합적"이라고 표현한다.

분명하지 않은 색깔 탓에 해리스 의원은 민주당 경선 당시 명확하지 않은 위치 탓에 고전을 겪기도 했으나 바이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서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요 언론은 해리스 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선정된 만큼 바이든 후보가 내세우는 중도적이면서도 온건한 성향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진보적 성향을 때때로 보여왔던 만큼 진보성향의 유권자를 끌고 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바이든 후보를 돕는 것이 이제 해리스 의원의 일이 됐으니 보다 중도적 성향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해리스 의원이 민주당의 양쪽(진보성향과 중도성향)을 상대로 모두 발언할 수 있다는 것은 그녀의 큰 자산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리스 지명에 월가·실리콘밸리 모두 안도 

해리스 의원이 바이든 후보의 든든한 조력자로 부상하자 월가와 실리콘밸리는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이든 후보의 강력한 러닝메이트 후보군이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에 비하면 비교적 온건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해리스 의원은 빅테크의 적이 아닌 친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해리스 의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기술 회사들은 우리가 보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규제를 받아야 한다"면서도 '거대 기술 기업들이 해체돼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경선 당시 워런 의원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기술기업들을 겨냥한 반(反) 독점 규제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거대기업을 해체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던 것과 대비된다.   

실리콘밸리의 민주당 기금 모금 담당자인 쿠퍼 테보는 "기술기업들은 거대 회사들을 해체하지 않으면서도 독점금지 조치는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며 "바이든과 해리스 의원의 조합은 IT 분야의 경영진과 벤처 투자가 등으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가에서도 '다행스러운 선택'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대형은행 해체'를 주장했던 워런 의원에 비하면 해리스 의원은 훨씬 온건한 성향이라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후보와 해리스 의원의 첫 공동연설에서 "누더기(tatters)가 된 미국을 재건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주요 언론들은 해리스 의원이 금융규제 강화보다는 경제회복이 시급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음을 잘 보여줬다고 분석하고 있다. 

CNBC는 "해리스를 선택한 것은 민주당이 진보적이기보다는 온전하다는 인식을 강화시킨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해리스 의원은 경선 당시 주식 거래에 0.2%, 채권 거래에 0.1%, 파생상품 거래에 0.002%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금융거래세를 발표한 바 있지만,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이같은 주장은 접어두고 비교적 온건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리스 의원에 대한 월가의 따뜻한 반응은 바이든 후보가 적어도 금융규제 강화를 주장하는 진보적인 진영을 물리쳤다는 안도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검사로서의 경력으로 인해 소비자 보호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경제회복이라는 시급한 과제의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질 바이든 여사(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질 바이든 여사(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질 바이든 여사는 바이든 후보의 수석 고문"

해리스 의원이 바이든 후보의 '앞으로의' 든든한 조력자라면, 질 바이든 여사는 지금까지 바이든 후보의 '원동력'이었다.

바이든 후보가 사고로 아내를 잃은 후 1977년 그의 아내가 된 질 여사는 공립학교에서 수십년간 영어를 가르친 교사다. 정치인의 아내이자, 교사라는 직업을 유지해 온 질 여사는 바이든 후보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담당했다. 

바이든 후보의 오랜 친구이자, 상원의원이었던 테드 카우프만은 질 여사에 대해 "그녀는 바이든의 수석 고문과 같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질 여사는 바이든 후보가 러닝메이트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에 따르면, 질 여사는 "그(바이든 후보)가 내 말을 듣고 조언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그가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으나 선정 과정에서 약간의 통찰력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NN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미 세컨드 레이디(부통령의 아내)로 8년을 보낸 질 여사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부통령의 배우자와도 어떻게 협력해야 할 지 이미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실제로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해리스 의원이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직후 질 여사는 해리스 의원의 남편이자 변호사인 더글라스 엠호프에게 트윗을 통해 "이봐, 준비됐어?(Hey @DouglasEmhoff. Are you ready?)"라고 물었고, 이에 엠호프 역시 "일할 준비 됐다. 가자! (Ready to work! Let's go.)"라고 답변, 이미 질 여사와 엠호프가 발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피트 부티지지의 배우자인 채스턴 글래즈먼은 질 여사와 엠호프의 연합을 지지하며 "질과 더그가 무엇을 하는지 빨리 보고싶다"고 언급했다.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 캠프 본부장. 사진=뉴욕타임스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 캠프 본부장. 사진=뉴욕타임스

바이든 캠프 수장인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에게 힘이 되어 준 인물중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 캠프 본부장도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오바마 재선캠프 부본부장으로 선거 전략을 수립해온 오말리 딜런은 뛰어난 전략가로도 알려졌다. 그는 정치 컨설팅 회사도 설립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컨설턴트 역할을 할 정도로 정치계에서는 유명 인사다. 

2020년 3월 바이든 캠프에 합류하자 뉴욕타임스는 "그녀가 바이든 캠프에 합류함으로써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말리 딜런이 바이든 캠프에 합류한 직후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상황이 바뀌었고, 선거 전략 또한 모든 것을 뒤집어야 했다. 

당시 오말리 딜런은 "행정부의 논의에서 빠진 것 중 하나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그리고 육체적으로 영향을 받는 일상적인 사람들"이라며 "바이든은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오말리 딜런이 합류한 시점부터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였다.  

뉴욕타임스는 "오말리 딜런은 민주당의 데이터 관리를 주도하며, 민주당 캠프와 소속 단체들간의 더 큰 정보 공유를 가능토록 하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 사진=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 사진=연합뉴스

바이든의 "내 친구 오바마"

바이든 후보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바이든 후보는 선거 유세 자리에서 종종 '내 친구 오바마'를 언급하는 등 그와 친밀한 관계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후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국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꾸준히 논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바이든 후보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쏟아내며, 바이든 후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러닝메이트 선정에 있어서도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NBC뉴스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관계처럼, 바이든 후보 역시 궁극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 후보가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바이든 후보의 든든한 조력자다. 

포브스는 "미셸 여사는 남편보다도 훨씬 유별나게 인기 있는 인물"이라며 "그녀의 폭넓은 인기를 감안할 때 미셸 여사는 정치적인 분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17~20일에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다. 17일에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미셸 오바마 여사가 찬조 연설에 나서고, 18일에는 아내인 질 바이든 여사와 알렉산더 오카시오 코르테즈 하원의원이 연설할 예정이다. 19일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지연설자로 출연하며, 20일에는 바이든 후보가 후보 수락 연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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