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리포트] 패션업계 판도변화...지는 '정장·드레스', 뜨는 '애슬레저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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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리포트] 패션업계 판도변화...지는 '정장·드레스', 뜨는 '애슬레저룩'
  • 권혜미 뉴욕 통신원
  • 승인 2020.08.1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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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00여개 매장 폐업...파산신청 잇따라
애슬레져 브랜드 판매신장...희비 엇갈려
권혜미 뉴욕 통신원.
권혜미 뉴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권혜미 뉴욕 통신원]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의류업계 타격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의 일환으로 재택 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일반화 되고 도시를 떠나 교외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등 미국 사회가 변화한데 따른 현상이다.  

반면 코로나 확산 중에도 야외활동은 이어지면서 레저, 스포츠웨어 산업이 기존 정장· 드레스 등을 대체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업은 바로 패션 산업이다. 미 상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패션 판매는 40% 감소했다.

재택근무 장기화...정장· 오피스룩 업체 줄도산

사무실에 출,퇴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만 일을하니 남성 정장과 여성 오피스 룩을 취급하는 브랜드 매출이 급감하고 파산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의 유명 브랜드인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 로드 앤 테일러(Lord & Taylor), 앤 테일러(Ann Taylor)등은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특히 2011년 미국의 남성 정장 판매 5벌 중 1벌을 차지했을 만큼 인기 브랜드 였던 맨즈 웨어하우스(Men’s Wearhouse)는 전국에서 500 여개의 매장 문을 닫았고 파산 신청을 했다. 

리서치 회사인 IBISWorld에 따르면 2020년 남성 의류 시장 전체 매출이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 전부터 캐주얼을 선호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더해 팬데믹 이후 대부분의 쇼핑이 온라인으로 옮겨 감에 따라 남성들은 정장 쇼핑을 하지 않고 있다고 S&P의 리테일 분야 애널리스트인 헬레나 송(Helena Song)이 말했다. 

미국 전역에 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던 남성 정장 판매업체 맨즈 웨어하우스(Men’s Wearhouse)가 매출 감소로 인해 이달 초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전역에 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던 남성 정장 판매업체 맨즈 웨어하우스(Men’s Wearhouse)가 매출 감소로 인해 이달 초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결혼식· 이벤트 감소...드레스업체도 타격

또 결혼식, 모임, 졸업식 파티 및 소셜 이벤트가 사라지면서 턱시도와 파티 의상을 판매하는 브랜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를 서비스 구독자에게 빌려주는 아이디어로 알리바바의 마윈과 싱가폴 국부 펀드 등으로 부터 3억 8000만달러 (약 4200억원) 투자를 받은 패션 테크 회사인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의 경우 매출 급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객들이 주말 파티는 커녕 외출을 자제하자 월 정액 159달러(약 18만원)에 발렌티노나 디오르의 드레스를 무제한으로 빌릴 수 있었던 멤버쉽 서비스를 취소하거나 중지 시켰기 때문이다. 

청바지 판매도  급감

이미 지난 5년 동안 청바지 판매는 서서히 감소하는 트렌드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편안한 운동복이나 파자마를 입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청바지 업계는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 트루 릴리젼 (True Religion), 럭키 브랜드 (Lucky Brand)와 G-Star RAW 같은 프리미엄 청바지 브랜드는 4월에 파산을 신청했으며 리바이스는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62% 감소해 전체 직원의 15프로인 700 명을 해고했다.  

한편 3월에서 6월 간 경제 활동 중단으로 매장 문을 닫아야 했던 미국 패션 업계로서는 봄에 팔지 못한 재고가 골치거리다. 패션 회사들은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헤치지 않으면서도 쓰레기 문제 등 환경 이슈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자극하지 않는 해결책을 궁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이미지 보호를 위해 패션 회사들이 할인 판매를 하기 보다는 조용히 팔리지 않는 옷을 소각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소비자와 환경 단체 뿐만 아니라 정부 규제 당국에서도 이러한 관행을 문제 삼는 경우가 많아 졌다. 럭셔리 브랜드가 많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연합에서는 의류 소각을 금지하는 법안 통과된 바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자선 단체인 Good360은 올해 지난해보다 2배 많은 6억 6000만 달러 (약 7260억원)어치 상당의 옷 기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Good 360의 CEO 맷 코넬리 (Matt Connelly)는 “패션 브랜드는 중고 시장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자사의 재고 제품이 팔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다면서 우리가 기부를 받을 때는 이에 대한 확약을 해준다”라고 밝혔다. 

미국의 캐주얼 패션 브랜드인 갭(Gap Inc.)도 6000만 달러 (약 660억)의 새 옷을 기부하고 5월 2일에 끝나는 회계 분기에 2350만달러의 재고를 회계 장부에서 손실 처리 했다. 게스(Guess? Inc.)도 Good360에 4만5000 벌을 기부하고 7000만 달러 (약 770억) 상당의 재고를 상각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레저, 스포츠의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레저, 스포츠의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로 떠오르는 애슬레져 (Athleisure) 브랜드 

반면 코로나 위기에도 승승 장구한 패션 회사들도 있다.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요가복과 편안한 홈웨어 판매는 급증했다. 애슬레져(Athleisure)는 새롭게 떠오르는 패션 카테고리로서 ‘운동’이라는 애슬레틱(athletic)과 ‘여가’를 뜻하는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운동하기에 적합하면서도 일상복으로 입기에도 편안한 옷차림을 말한다. 

마켓 리서치 업체인 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18년에 1조552억 달러인 미국 애슬레져 시장은 오는 2026년에는 6.7 % 성장한 2조571억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Technavio란 업체가 5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코비드 이후인 2020년과 2024년 향후 5년 동안 해당 시장 성장세는 30% 혹은 810억 달러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패션 데이터 업체인 Factg.MR에 따르면, 기존의 일반적인 캐주얼을 애슬레져 카테고리가 대체하게 될 것이라면서 “움직임에 따라 늘어나는 옷, 편안한 스니커, 통기성이 우수하고 체온 조절이 되며 주름이 안가는 하이테크 섬유로 만든 편안한 옷들이 주목을 끌게 될 것이다. 패션 업계도 이러한 수요를 반영하여 해당 소재를 여성들이 좋아하는 패셔너블한 디자인을 적용해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가복 브랜드인 룰루레몬(Lululemon)과 갭이 소유한 아틀레타(Athleta)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는 크게 증가했으며 주식 가격도 거의 40%나 급등했다. 

● 권혜미 뉴욕 통신원은 콜럼비아 대학원에서 조직 심리를 전공한 후 뉴욕에서 부동산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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