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해부] ① 바이든, 가족 비극史 거치며 '공감 능력'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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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해부] ① 바이든, 가족 비극史 거치며 '공감 능력' 탁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12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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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사람 모으는데 바친 인물...'통합'과 '협력' 강조
비극적 가족사 주목...유권자들에게 친근함과 공감대 형성한 인물로 평가
친근하지만 미온적인 선거운동...공약 알리기는 특히 부족
해리스 의원 러닝메이트 선정으로 본격적 선거 운동 나설지 관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카말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카말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후보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부통령 후보이자 러닝메이트로 카말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한동안 눈에 띄는 선거운동을 펼치지 않으며 비교적 조용한 시간을 보내던 바이든 후보가 해리스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정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공격적인 선거 운동을 시작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사람 모으기 위해 일생 보낸 인물"

"양극화의 반대에 선 인물"

정치학자들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이 한 문장 안에 미국의 대통령 후보로서의 바이든의 장점이 모두 담겨있다.

특히 바이든 후보의 적수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분열을 조장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올해 77세의 바이든 후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지냈다. 만일 그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취임시 그의 나이는 78세가 된다.

고령의 후보라는 점은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부분이지만, 1972년 민주당 상원의원에 오른 후 부통령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다양한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는 점은 강점으로 여겨진다. 

바이든 후보는 비극적인 가족사를 가진 후보로도 알려졌다. 그가 만 29세의 젊은 나이로 상원의원에 올라섰던 그 해 부인과 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2015년에는 큰 아들 보 또한 뇌종양으로 잃었다. 바이든 후보는 이같은 아픔을 승화시키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갔고, 주요 외신들은 그의 공감 능력을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이는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인 메리 트럼프가 대통령을 저격하는 회고록을 출간한 점과도 대조를 이룬다.

러닝메이트로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선택한 점도 바이든 후보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해 6월 민주당 경선후보 TV 토론회에서 '바이든 저격수'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기 때문. 해리스 의원은 당시 바이든 후보가 1970년대 인종차별 완화 정책인 '스쿨버스 통학 정책'에 반대했던 일을 언급하며 바이든을 강하게 공격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통령 후보를 물색하고 있던 지난달 말 바이든 후보의 수첩에 해리스 의원의 이름과 함께 '원망하지 말자', '그녀를 대단히 존경한다'는 메모가 적혀있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해리스가 바이든에게 매우 무례했는데, 바이든이 해리스를 뽑은 것에 놀랐다"며 "그렇게 무례한 누군가를 뽑기는 힘든 일"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캠페인의 전략가인 아니타 던은 "바이든은 사람들을 한 데 모으기 위해 일생을 보냈다"며 "많은 이들이 공화당에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쳤을 당시에도 바이든은 일관되게 상대방과 협력해 일을 성사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우위지만 트럼프와의 격차는 좁혀

대선을 3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10%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힐에 따르면, 11일 몬머스대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51%로, 트럼프 대통령(41%)에 비해 앞서 있다.

코로나19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강압적인 대응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됐던 지난 6월에는 지지율 격차가 13%포인트까지 벌어진 바 있으나, 최근 격차가 다소 줄어들었다.

CNN 역시 최근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일 CNN은 "바이든 후보는 지난 5월말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따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6월까지 지지율을 높여간 반면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 하락하지 않았다"며 "현 시점 여전히 바이든 후보가 우위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도 안정적"이라고 보도했다. 

뉴헤이븐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조슈아 샌드먼은 "주요 언론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 서있는 이들은 바이든 후보에게 이미 선거의 승리를 안겨주고 있지만, 그들은 2016년에도 같은 실수를 저지른 바 있다"며 "바이든 후보가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결론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2016년 당시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은 50%에 달해 당시 맞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38%)의 지지율을 12%포인트 앞서자, 주요 언론들은 클린턴 후보가 완전히 승기를 굳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예상을 뒤엎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여론조사 불신론이 확산된 바 있다. 

조 바이든 후보가 자택에서 MSNBC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후보가 자택에서 MSNBC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다 적극적인 선거운동 필요..해리스 의원이 약점 보완에 기여할 듯

바이든 후보 측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더 벌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선거운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 언론사 US뉴스는 지난 7일 "조 바이든은 어디있나?(Where’s Joe Biden?)"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두자릿대로 벌려놓았으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코로나19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대응의 비판으로 인해 추락한 결과였다. 

바이든 후보는 이렇다 할 선거운동을 펼치지 않고 자택에 머물러 있어도 '트럼프의 추락'으로 인해 지지율이 올라가는 결과로 연결됐던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멈추는 듯한 양상이 나타나자 바이든 후보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유고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 5분의 1에 달하는 18%는 바이든 후보가 국제위기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7월 퀴니피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유권자 10명 중 1명은 바이든 후보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가질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US뉴스는 이를 전하며 "만일 신인 정치 인사에 대한 여론조사였다면 그다지 놀랄만한 결과는 아니지만, 8년 동안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후보에 대한 결과라면 주목할 만한 수치"라고 평가했다. 

이는 바이든 후보가 남은 기간 자신을 보다 전략적으로 홍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 

바이든 캠페인의 후원자이자, 바이든 후보의 측근인 조 베를라인은 "남은 선거기간 동안 바이든 후보는 고장난 것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유권자를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의 최대 장점은 '친근함'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코로나19' 등의 문제점을 어떻게 자신이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설득력은 부족하다는 것.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유권자에게 다가갈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해리스 의원이 바이든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을 등에 업고 친근한 이미지만 강조하고 있다면, 해리스는 보다 공격적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수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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