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또다른 바이러스 출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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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또다른 바이러스 출현 머지 않았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09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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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세계화·인간과 자연간 상호작용 변화가 바이러스 출현 앞당겨"
양질의 질병감시 시스템 구축 위한 각국의 투자 필요성 강조
코로나19 모형.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모형.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 이후 또 다른 바이러스 출현이 머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과학자들의 이같은 주장을 소개하며, 양질의 질병 감시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를 강조했다. 

FT에 따르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에이즈나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등도 동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동물로부터 인간으로 옮겨가게 된 데에는 급속한 세계화와 인간과 자연의 무차별적인 상호작용 두 가지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FT는 "이러한 추세를 점검하거나 되돌릴 수 없는 한 질병 발생과 유행병이 정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과학자들의 경고를 전했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기후·건강·지구환경센터(C-Change)의 에런 번스타인 교수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전체 신종 감염의 3분의 2 이상이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병원균이 유출되면서 발생하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급속한 삼림 벌채와 야생동물의 거래 등 자연과 인간과의 상호 작용에서 '변화'가 발생한 것이 신종 바이러스의 중요한 이유가 됐다는 것. 

야생동물 보호단체인 에코헬스 얼라이언스의 조나단 앱스타인 부사장 역시 "삼림 파괴를 비롯해 토지 이용이 변화한 것이 새로운 바이러스 출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혹은 목재를 얻기 위해 삼림을 훼손하면서, 깊은 숲 속에 있는 지역으로의 접근이 용이해졌고, 질병을 옮기는 야생동물과의 접촉 또한 쉬워졌다는 것. 특히 숲을 개발하면서 그 곳에 살던 동물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찾는 과정에서 인간을 포함한 다른 종에 병원균을 퍼뜨릴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 야생동물을 시장에서 거래하고 있다는 점도 인간의 병원균과의 접촉을 쉽게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 이것이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것인지 여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야생동물이 거래된 우한 화난 수산시장을 방문한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이 이를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앱스타인 부사장은 "우한 화난 수산시장은 코로나19의 정확한 시작점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은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인류의 세계화와 도시의 인구밀도 증가 등이 이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50년 전이었다면, 우한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다 하더라도 이것이 다른 국가로 옮겨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세계화를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전문가들은 공공 보건 기반 시설 및 질병 감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헬렌 게일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의 보건 관리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기후 변화가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한다면, 우리가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더 많이 접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질의 질병 감시 시스템을 만드는 동시에, 빠른 속도로 정확한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번스타인 교수는 각국 정부가 삼림 파괴를 막고 야생동물 거래를 규제하기 위해 연간 220억 달러 정도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종 바이러스를 빨리 찾아내고 방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시스템 개발에 수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FT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적 비용은 10조~2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비용의 극히 일부분을 투자함으로써 신종 바이러스 발생에 대한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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