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틱톡 인수 권리금?...위험한 선례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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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틱톡 인수 권리금?...위험한 선례 만들지 말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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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칼럼니스트 "MS, 트럼프 대통령 권리금 제안 거부해야" 글 게재
"규제 통해 외국기업 장악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 될지도"
"미국기업도 같은 대우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꼴"
중국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을 인수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권리금'을 내라고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을 인수하는 미국 기업이 미 재무부에 '권리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일(이하 현지시간) WSJ의 칼럼니스트인 스펜서 자캅과 댄 갤러거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트럼프의 틱톡 권리금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Microsoft Should Refuse Trump's TikTok Payoff)'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을 통해 두 칼럼니스트는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민간 기업의 구제금융이나 자금 조달로 보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이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권리금(Key money)'은 수수료에 해당하는데, 이는 종종 불법적인 부동산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마도 백악관은 조용히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철회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정치 문제에 있어서도 종종 돈의 흐름을 혼동해왔다"고 언급했다. 

이 글에서는 "금액을 지불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연방 예산에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일 수수료가 50억 달러라고 가정한다 하더라도, 이번 회계연도, 즉 1년중 겨우 7시간을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진지하고 합법적인 것이라면, 규제를 통해 외국기업을 장악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된다"며 "미국 기업 역시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M&A에 대해 정부가 권리금을 공식적으로 요구함으로써 규제장벽이 된다는 얘기다.  

아울러 "틱톡이 미국에 상륙하는 것은 MS에게는 큰 이득이 될 수 있지만, 만일 인수 가격에 미국 재무부에 대한 보상이 포함된다면, 인수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지난 2일 MS의 최고경영자(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성명을 통해 틱톡의 인수 협상을 9월15일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인수 대금 중 일부가 재무부로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3일 백악관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거래가 성사된다면 MS로부터 미 재무부가 상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며 "우리가 이 거래를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거래액의 상당 부분은 미국 재무부로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대가 없다면 세입자에게는 아무 것도 없다"며 "그래서 그들은 이른바 '권리금(key money)'이라는 걸 내거나 무언가를 지불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진행된 코로나19 브리핑에서도 "틱톡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우리는 (인수에 따른 이익의) 매우 큰 부분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아무도 그런 생각을 못했겠지만,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발언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틱톡을 소유한 바이트댄스의 투자자들은 틱톡 가치를 500억달러(약 60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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