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업&다운]⑥'날개꺾인' 항공업계..기록적 손실에 노선감축·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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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업&다운]⑥'날개꺾인' 항공업계..기록적 손실에 노선감축·감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03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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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47 점보 제트기 생산 중단 결정
유나이티드항공, 3주만에 추가 감원 시사
GE 등 항공부품업체도 2분기 최악의 실적 기록
유럽 일부 항공은 '단기 철도' 등 대안 모색 나서
미국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 항공기가 줄지어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 항공기가 줄지어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계를 하나만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항공업계를 떠올릴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이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수많은 항공기들은 갈 곳을 잃었고, 항공업계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일부 항공사와 항공 부품 관련 업체들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애쓰고 있고, 또다른 항공업체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서면서 위기 속 기회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보잉, '하늘의 여왕' 생산 중단 

최근 보잉은 747 점보 제트기 생산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1970년부터 50여년간 '하늘의 여왕'으로 불리던 747 점보 제트기의 생산 중단은 코로나19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주요 외신의 평가다.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보잉은 지난 2분기 24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매출 역시 118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5% 줄어든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131억6000만달러) 또한 하회했다. 주당순손실은 4.79달러로, 시장 예상치(2.54달러)보다도 손실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데이비드 칼훈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가 항공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속적으로 심각하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은 압박은 지출을 줄여야함을 의미하며, 우리 사업과 궁극적인 우리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은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인원 감축을 예고했다. 당초 계획은 전체 16만명의 직원 중 10%를 감원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1만9000명으로 3000명 더 늘렸다. 신형 777X기 운항 개시 또한 2022년으로 늦추고, 787 프로그램에 생산시설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프랑스 에어버스사 역시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의 생산을 내년에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A380과 함께 747 점보 제트기의 종말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며 "항공사들은 보다 작고 보다 연비가 좋은 엔진을 선호해왔고, 코로나19는 이같은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시켜 747의 종말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유나이티드항공. 사진=연합뉴스
유나이티드항공. 사진=연합뉴스

유나이티드항공, 3주만에 추가 감원 가능성 시사

유타이티드항공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미국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3900명 이상의 조종사를 감축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불과 3주만에 추가적인 감원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지난 8일 유나이티드항공은 자사 직원 3만6000여명에게 10월1일부로 일시해고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직원의 45%에 해당하며, 전 세계 인력의 3분의 1에 달하는 대규모다. 

이어 30일 포브스에 따르면 3900명 이상의 조종사를 감축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앞서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는 10월1일부터 올해 말까지 2250명의 조종사를 해고하고, 내년에는 1650명의 조종사를 해고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으나,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조종사를 해고할 수 있음을 알린 것이다. 

포브스는 "항공사가 직원들과 무급휴직 형태의 일시해고에 대한 잠정 합의에 도달한 지 불과 몇 주만에 추가적인 감원 가능성을 알렸다는 것은 항공 업계의 회복에 대한 전망이 점차 어두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2분기 실적 역시 16억3000만달러(약 2조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음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회사측은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될 때까지는 항공편 운항이 상당히 제한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미 의회는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경기부양책과 관련, 항공 업계의 일자리 보호 및 추가 임금 지원 등의 방안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항공 부품관련사도 힘겨운 시간

고전을 면치 못한 곳은 항공 부품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항공기 엔진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제너럴일렉트릭(GE)은 항공업황 부진으로 인해 2분기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또한 전년동기대비 24% 급감한 178억달러를 기록했다. 

산소호흡기 등 의료 부품 또한 생산하고 있는 GE는 의료부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늘었으나, 항공 부문에서의 매출이 4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영국 정부 소유의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롤스로이스 홀딩스 역시 최대 8000명의 근로자 감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롤스로이스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2로 2단계 낮췄다. 항공업계의 전망이 어두운 탓에 상당기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 사진=연합뉴스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 사진=연합뉴스

단거리 철도가 대안..위기 속 해법 모색하는 항공업계 

코로나19 여파를 피해 항공기 대신 단거리 철도를 대안으로 삼는 항공사들도 등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항공은 지난달 20일부터 빈~잘츠부르크 항공 노선을 운영하는 대신, 두 도시간 직통 열차를 하루 3편에서 최대 31편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해소하는 대안임과 동시에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정부의 기후변화 대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앞서 항공사에 6억유로(약 8100억원)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국내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열차 이동시간이 3시간 미만인 구간의 항공 운항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항공사 KLM이 벨기에 철도회사와 협력해 암스테르담-브뤼셀 노선을 철도 운행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 또한 철도회사인 도이체반(DB)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불필요하게 짧은 항공 노선을 피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국제공항협회(ACI)에 따르면, 항공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최소 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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