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트럼프, '틱톡' 금지…제2 화웨이 사태로 확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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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트럼프, '틱톡' 금지…제2 화웨이 사태로 확전 양상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0.08.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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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와 개인정보 유출 이유로 틱톡 사용 금지
틱톡 가입자 1, 2위 인도와 미국 이어 전 세계로 틱톡 퇴출위협 확산
미중 갈등의 뜨거운 감자가 된 틱톡… 제2의 화웨이 사태 가능성
국가안보 및 개인정보 유출 VS 소비자 개인의 선택 존중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미중 관계 악화속에서 미국 정부가 화웨이(華爲), ZTE(중싱통신)에 이어 중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IT) 다국적 기업 가운데 하나인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 틱톡(TikTok)의 제재를 현실화하면서 미중 관계 악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중국 IT기업들이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다며 꾸준히 국가 안보 우려를 제기해왔다. 미국 정부는 틱톡 재제도 국가기밀이나 개인정보의 중국 유출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 소셜미디어 어플리케이션인 더우인(Douyin)의 해외판으로 지난 2018년 세계 시장에 본격 출시된 틱톡은 15초짜리 영상 혁명으로 불리우는 세계 최고 인기 웹 중 하나다. 틱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8억명에 이르며 지난 6월에만 8700만명이 틱톡 어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았다. 폭발적으로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틱톡은 최근 500억달러(60조원)의 가치를 평가받기도 했다.

틱톡, 인도·미국 이어 전세계로 퇴출위협 확산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플리케이션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틱톡은 전 세계에서 퇴출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틱톡 앱 다운로드 1, 2위 국가인 인도와 미국은 물론 홍콩, 호주, 일본 등에서도 퇴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과의 국경 무력충돌을 벌인 인도는 미국보다 먼저 안보 문제를 이유로 틱톡을 포함한 59개 중국 앱을 금지했다. 인도에서 지난해 틱톡 다운로드 횟수는 3억2300만건으로 글로벌 전체 다운로드의 30.3%에 이른다. 인도에서 사용을 중지 당하면서 틱톡이 입을 피해는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8년 세계 시장에는 본격 출시된 틱톡은 15초짜리 영상 혁명으로 불리우는 세계 최고 인기 웹 중 하나로 월간 활성 이용자는 8억명에 이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세계 시장에는 본격 출시된 틱톡은 15초짜리 영상 혁명으로 불리우는 세계 최고 인기 웹 중 하나로 월간 활성 이용자는 8억명에 이른다. 사진=연합뉴스.

홍콩에서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틱톡 어플리케이션이 삭제된 상태로 틱톡이 사실상 중지된 상황이다. 틱톡 소유회사인 바이트댄스는 홍콩에서 틱톡 서비스는 중단하지만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더우인(抖音)은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틱톡 제한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룰(규칙)형성전략의원연맹'은 틱톡 등 중국 기업이 제공하는 앱을 통해 개인 정보가 중국 정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중국 기업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이용 제한을 일본 정부에 요구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호주 정부도 틱톡과 위챗, 웨이보 같은 중국 소셜미디어 앱의 국가안보 위협 소지에 대해 조사를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필요하면 틱톡에 대해 조처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아직까지 틱톡의 퇴출과 관련한 언급은 없다. 그러나 틱톡의 개인정보 수집 및 유출과 관련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 달 17일 틱톡은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법정대리인의 동의없이 최소 6000건 이상 수집한 이유로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받아 과징금 1억8000만원, 과태료 600만원의 시정조치를 받았다. 

가입자 유출에서 M&A 움직임까지 

틱톡에 대한 각 국의 제제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틱톡의 인플루언서 및 이용자의 이탈도 가시화되고 있다. DPA통신에 따르면 틱톡에 20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조쉬 리처드를 비롯해 4700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4명의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틱톡 플랫폼을 떠나 뮤직비디오 공유를 전문으로 하는 트릴러(Triller)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틱톡 인플루언서들을 흡수하기 위해서 틱톡에서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 중 일부에게 수십만 달러의 제정적 지원을 약속하며 다음 달 공개되는 틱톡 유사 서비스인 릴스(Reels)를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중국과의 국경 무력충돌을 벌인 인도는 미국보다 먼저 안보 문제를 이유로 틱톡을 포함한 59개 중국 앱을 금지했다. 사진=바이두 화면 캡쳐.
중국과의 국경 무력충돌을 벌인 인도는 미국보다 먼저 안보 문제를 이유로 틱톡을 포함한 59개 중국 앱을 금지했다. 사진=바이두 화면 캡쳐.

'틱톡'을 상대로 한 특허권 침해 혐의 소송도 미국에서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음악 동영상 앱 트릴러는 틱톡이 작년 12월 사용자들에게 여러 동영상을 하나의 오디오 트랙과 동기화 할 수 있도록 선보인 기능인 '그린 스크린 비디오' 기능이 자사의 2017년 특허를 침해했다며 틱톡과 모기업인 중국의 바이트댄스를 상대로 손해배상과 특허 침해에 대한 금지명령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틱톡의 인수합병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31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디즈니, 버라이즌 등 여러 업체들이 틱톡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에게 "(틱톡)을 매각하고 이를 (MS가) 산다는 여러분이 들은 그 거래는 성사될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인수·합병(M&A) 기업이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업체의 틱톡 인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 소셜미디어 앱 틱톡의 국가안보 위협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 "중국 기업들에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무역 문제의 정치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틱톡이 대중과 시장의 수요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제공했으며 각국 소셜미디어 시장의 건강한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틱톡 퇴출과 관련해 명분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그 이유는 중국은 이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시스코 등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사실상 퇴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틱톡을 살리기 위해서 페이스북이나 구글 서비스를 중국에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세계 8억 명의 가입자가 틱톡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화면 캡처.
전세계 8억 명의 가입자가 틱톡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화면 캡처.

국가안보 및 개인정보 유출 Vs. 소비자 개인의 선택 존중

중국 IT 기업을 퇴출하려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은 더욱 치밀하고 강력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IT 기업의 장비와 서비스에 대해서 자국 내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동맹국에게도 안보를 이유로 중국 IT기업의 퇴출을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차세대 이동통신과 같은 첨단산업에서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고 배제 전략을 쓰고 있다고 것을 아는 동맹국들도 안보를 앞세운 미국 정부의 강력한 협력 요구를 무시할 수만은 없어 곤혹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정책, 코로나19 책임론,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남중국해 영유권 논란, 영사관 폐쇄 등으로 갈등을 고조시켜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소셜미디어로 싸움이 갈등이 확대되면서 미중 갈등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전세계 8억 명의 가입자를 가진 틱톡은 젋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서비스다.

그런 만큼 틱톡 퇴출에 대한 기존 사용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측면과 소비자 개인의 선택 존중이라는 측면 중에서 여론은 어떤 것을 선택할지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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