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및 고용 불안성 고스란히 드러나
실업급여 종료되면 소비 더 위축
3분기 회복도 쉽지 않음을 시사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충격적인 성적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심각하고, 회복이 쉽지 않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미 경제상황 어떠한가
미 상무부는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2.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별 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1947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이다.
미국은 지난 1분기에도 -5%의 GDP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경기침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으며,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더라도 경기침체를 진단할 수 있는 요인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소비와 고용이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 심리 위축은 심각했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은 34.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6월 경제가 재개되면서 회복을 보이기는 했지만 4월 미 전역에서 봉쇄조치가 이어졌을 때의 위축을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비 위축을 이끈 것은 '고용의 불안정'이다. 30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9~25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43만건으로, 전주대비 1만2000건 증가했다. 지난 12~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월말 이후 16주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2주 연속 늘어난 것이다.
백악관은 5~6월 750만개의 일자리가 복구됐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500만개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이다.
하이디 시어홀츠 경제정책연구소(EP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직도 전례 없는 종류의 정리해고를 목격하고 있다"며 "일자리 증가 속에서도 이같은 노동시장의 취약한 부분이 정말로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 3분기는 어떨까
경제학자들은 3분기에도 빠른 경제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CNN에 따르면, 현재 뉴욕 연방준비은행(FRB)는 3분기 연간 13.3%의 회복을 전망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성장률이 회복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위기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는 최근의 신용카드 사용과 관련된 데이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 결제 데이터를 분석하는 팩테우스에 따르면, 5~6월 미국의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지출은 증가한 반면, 6월 이후 크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이 가팔라지면서 소비 심리가 다시 위축되고 있음을 뜻하는 부분이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지난 21일 기준으로 고용소득이 감소한 가구를 집계한 결과 4주전 48.3%에서 51.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를 좌우하는 소비와 고용 두가지 부문에서 회복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기업투자가 급감한 점 역시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2분기 기업투자는 27% 급감했다.
조지워싱턴대 경제학자인 타라 싱클레어는 "기업투자 축소는 수요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미국 경제에서 우려되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현재 실직자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주당 600달러의 실업급여 종료가 눈앞에 닥친 가운데,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연방정부의 주당 600달러 실업급여 중단에 따라 커다란 충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업급여가 중단될 경우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고, 이는 미 경제에 타격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현재 미 의회는 실업급여 연장 여부를 두고 논의중이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켓워치는 "경제 전문가들은 또다른 경기부양책이 통과될 지 여부와, 코로나19의 안정 여부에 따라 회복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한다"며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미국인들은 소비를 줄이게 되고, 이는 경제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T 대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
한편 미국 대기업들이 이같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해 주목된다.
이날 애플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 급증한 569억9000만달러(약 71조원)를 기록했고, 주당 순이익(EPS)은 2.58달러를 기록, 시장 예상치(2.04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아마존 역시 2분기 매출액 889억달러(약 106조원), 순이익 52억달러, 주당순이익 10.30달러를 기록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월가의 전망치를 뛰어넘었으며, 특히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무려 40%나 늘었다.
구글의 모기업은 알파벳 역시 2분기 구글 클라우드에서 43%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페이스북은 2분기 매출액 186억9000만달러(약 22조2000억원), 주당순이익 1.80달러를 기록,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강자가 계속 강해지고 있는 환경"이라며 "많은 회사들이 쓰러지고 있지만, 강자들은 이같은 환경에서 계속해서 성장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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