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집의 인사이트] 한국판 뉴딜의 성공 조건
상태바
[권상집의 인사이트] 한국판 뉴딜의 성공 조건
  • 권상집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20.07.31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상집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회복은 커녕 침체만 가속화되자 정부는 7월 중순 혁신성장의 새로운 방향으로 한국판 뉴딜(New Deal)정책을 발표했다.

90년 전, 미국이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진한 경제 정책인 뉴딜이라는 이름을 토대로 국내 산업 상황에 맞게 구조적 대전환을 요구한 정책을 선언했기에 그 무엇보다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이다.

‘한국판 뉴딜’ 이 내세운 국내 경제 정책의 성장 방향을 살펴보면 AI를 토대로 한 디지털 혁신 이외 환경과 사람 등 녹색 성장을 모토로 한 그린 뉴딜이 새롭게 추가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포용 사회로의 도약, 추격형 경제가 아닌 선도형 경제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경제성장 의지이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 58.2조원, 그린 뉴딜 73.4조원, 안전망 강화 28.4조원 등 총 160조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19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빅데이터와 AI를 통한 디지털 융합 혁신, 그린 에너지 및 친환경 구조 개선, 고용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안전망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은 분명 올바른 비전임에 틀림없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중국의 성장에 대응해야 할 한국판 뉴딜

한국판 뉴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경제성장 방향성에 친환경이 한층 더 강조되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라는 역병의 창궐과 미세먼지 대두 등 환경적 요인이 부각된 것과 동시에 중국의 기술혁신으로 한국과 중국의 주력 산업 분야의 기술 격차가 1년 이하로 급속히 축소되는 상황을 감안한 정책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2020년 발간한 '중국의 혁신성장과 한국의 대응 전략' 보고서를 살펴보면 한국은 중국의 기술혁신과 제조업 성장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 중 안타깝게도 1위에 선정됐다. 중국은 이미 전통적 분야인 배터리, 신소재, 화학 등의 연구 분야에서도 세계 최강국 미국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중국의 혁신성장에 맞서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로드맵을 선보여야 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취약한 부분은 무엇일까?

중국은 이미 기초 및 응용 연구 대부분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데이터의 질적 우위가 있는 제조 및 의료 분야, 하드웨어 우위가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에서는 여전히 우리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디지털 뉴딜을 내세우며 빅데이터를 관리하는 플랫폼 확대와 스마트 의료 인프라 구축, AI 정밀진단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다.

중국은 고부가가치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미국에 의존하고 있고 환경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관심이 상당히 부족하기에 이 부분을 공략하기 위한 그린 뉴딜은 적절한 대응 전략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 

다만, 한국판 뉴딜이 실현되려면 여러 선행 조건이 논의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정책의 지속성이다.

2025년까지 한국판 뉴딜이 안정적으로 실현되려면 다음 정부에서도 한국판 뉴딜의 방향성을 존중하고 실행해야 한다. 5년마다 바뀌는 대통령이 이전 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안하면 결코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더 나아가 그린 뉴딜은 협력 기반 대응체계가 반드시 구축돼야 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백서인 박사는 미세먼지, 물-식량-에너지, 환경오염 저감 등의 그린 뉴딜 영역은 반드시 주요 국가와의 전략적 다자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에 관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그린 뉴딜의 선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은 기본적으로 연구개발 강화와 융합 연구가 진행돼야 하기에 기술 및 인재 유출에 관한 산업보안 생태계 조성에도 집중해야 한다.

국가안보는 이제 군사적 측면에서 경제, 산업, 기술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구개발 및 인재에 대한 철저한 보안 생태계를 구축해야 안정적으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정착시킬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중국제조 2025’, ‘스마트 플러스’ 등의 화두를 우리보다 먼저 제시해 주력 분야의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념적 갈등, 부동산 폭등, 코로나19 여파에 발목 잡힌 지금이 가장 큰 경제 위기다.

한국판 뉴딜의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수립된다면 지금의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의 신산업 굴기에 굴복하느냐, 공략하느냐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권상집 교수는 CJ그룹 인사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전략경영·조직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2017년 세계 최우수 학술논문상을 수상했으며 동국대에서 명강의 교수상과 학술상을 받았다. 2020년 2월 한국경영학회에서 우수경영학자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지식경영학회에서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