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미중관계 악화에 싼샤댐 공포까지...'요동치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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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미중관계 악화에 싼샤댐 공포까지...'요동치는 민심'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0.07.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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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민과 긴급대피인원 약 6천만명
한국 면적의 절반 이상이 피해
싼샤댐에 초당 국제규격 수영장 24개 채울 수 있는 물 유입
당국 언론통제...SNS 복구 미담 및 인명 구조 영웅 관련 뉴스 도배
잦은 자연재해, 기상이변으로 동요하는 민심...
시험대 오른 중국 정부 대처 능력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후난성, 후베이성, 안후이성, 광둥성, 장시성 등에서는 홍수로 인한 수재민과 긴급대피인력이 약 6000 만명이고 피해 지역도 한국 면적의 절반 보다 넓은 면적으로 확대되면서 직접적인 재산피해액만 25조원에 이르렀다.

중국 정부는 최근 5년 같은기간 평균과 비교했을 때 수재민은 23.4%, 긴급대피 인원은 36.7%, 직접적 경제손실액은 13.8% 늘어났다고 밝혔지만, 중화권 매체들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한 수치보다 실제 피해 증가 규모는 더욱 클 것이라고 밝혔다. 

두 달간 이어진 비의 양이 조금씩 줄어들고 29일부터 강우대가 북상하면서 중국 남부지역에서 홍수로 인한 피해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중국인들이 붕괴 위협으로 떨고 있는 싼샤댐에 또 다시 대규모의 물이 유입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그라들지 않는 싼샤댐 붕괴 공포 

지난 26일 제3 홍수경보가 발효된 싼샤댐의 물 유입량은 29일 한 때 초당 6만 1200 ㎥를 기록하면서 싼샤댐 건설 이래 역대 최대 물 유입량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국제규격 수영장 24개를 한꺼번에 채울 수 있는 양이고, 3만 명 이상 사망자를 낳은 1954년 대홍수 때 기록한 초당 7만 6100㎥ 이후 최대 규모다.

중국 정부도 창장 상류에서 여전히 많은 물이 흘러오면서 창장 중류의 수위가 완만히 상승하고 있고 창장과 화이허 유역 여러 곳의 수위도 높은 만큼 안후이성, 후베이성, 후난성 등은 여전히 중소 규모 하천 홍수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26일 홍수경보가 다시 발효되면서 싼샤댐 붕괴 공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싼샤댐은 29일 한 때 초당 국제규격 수영장 24개를 동시에 채울 수 있는 6만 1200 ㎥ 강물이 유입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홍수경보가 다시 발효되면서 싼샤댐 붕괴 공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싼샤댐은 29일 한 때 초당 국제규격 수영장 24개를 동시에 채울 수 있는 6만 1200 ㎥ 강물이 유입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홍수로 인한 사후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홍수 피해가 심각한 중국 충칭시에서는 보도 위를 걷던 여성 2명이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현지 당국은 초기 조사 결과 강한 비에 따른 산사태로 대형 싱크홀이 생기면서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홍수 피해가 있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유사한 피해가 계속해서 발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中 정부, 자연재해 관련 여론통제 강화  

중국 남부 지역 홍수 피해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여론 통제도 강화됐다. 중국건축과학연구원 황샤오쿤 연구원은 싼샤댐 붕괴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켰던 “마지막으로 말한다. 이창 아래 지역은 달아나라”는 글과 관련해, 중국 당국이 출처를 확인하자 자신이 올린 글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선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도 삭제됐다. 이 영상은 싼샤댐 붕괴시 50킬로미터 떨어진 이창시는 30분 만에 수심 10미터 물 속에 잠기고 수백킬로미터 떨어진 우한시는 5미터 높이 물에 잠긴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 퍼지자 당국은 해당 링크와 영상을 삭제했다.

홍수 피해가 심각한 중국 충칭시에선 보도 위를 걷던 여성 2명이 갑자기 땅이 꺼지는 씽크홀로 인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중국 SNS 웨이보 캡처.
홍수 피해가 심각한 중국 충칭시에선 보도 위를 걷던 여성 2명이 갑자기 땅이 꺼지는 씽크홀로 인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중국 SNS 웨이보 캡처.

반면 홍수로 인한 미담과 영웅에 대한 얘기들은 SNS를 속속 채우고 있다. 중국 남부지방 홍수에 대한 피해사실 보도 보다는 피해 복구 미담과 인명 구조 영웅에 대한 얘기들이 웹툰이나 뉴스 형태로 제작돼 지속적으로 SNS에 올라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2년 19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베이징 최악의 홍수 발생 때에도 외교부 대변인이 사람들의 칭찬이나 눈물을 자아낼 만한 이야기만 다룰 것을 지시했다고 베이징타임스가 보도한 적이 있다. 

인재인가 천재인가...'잦은 자연재해에 동요하는 민심'

중국 남부 홍수와 코로나19 확산 이외에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전염병도 민심을 동요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내몽골 출신의 부부가 전염성이 높은 페스트에 감염됐다. 올해 2월과 3월에도 추가 페스트 환가가 발생했다.

사람에게 전파 가능한 돼지독감도 발생했다. 신종플루와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유전자 결합을 한 변종으로 알려진 이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사람에게 면역력이 없다고 알려지면서 민심이 동요했다.

인간 전염이 가능한 신종 돼지독감이 중국에서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시나닷컴 화면 캡쳐.
인간 전염이 가능한 신종 돼지독감이 중국에서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 의료기관에서 의심 돼지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시나닷컴 화면 캡쳐.

잦은 기상이변도 민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5월 1일 헤이룽장성 치치하얼시의 기온은 한여름 날씨인 31.9℃까지 올랐다가 3일 오전에는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 9.6℃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기 후난성을 비롯한 중국 남부지역의 기온은 35℃을 넘었다. 중국 남부지역에 기상이변이 이어지면서 후난성에 메뚜기떼가 출현하기도 했다. 

자연재해와 기상이변이 계속되면서 웨이보 등 중국 SNS에는 동요하는 민심이 표출되고 있다. 싼샤댐과 관련해선 "싼샤댐이 문제가 아니라 지도부의 지휘에 문제가 있다"는 댓글을 달며 중국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꼬집었고, 페스트 사태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페스트 상황을 숨기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 발표에 대한 의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 및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외국과의 마찰이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중국 국민은 알고 있다. 그러나 내정간섭이라는 말로 당위성을 주장하는 중국 정부에 대해서 민심은 애국심으로 뭉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자연재해는 애국심으로 봉합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연재해가 속속 인재로 밝혀지면서 중국 정부의 능력이 재평가되고 중국 공산당의 시스템이 시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재로 인한 재해는 중국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밖으로는 외국과 주권 및 경제 싸움이 한창이고 안으로는 자연재해로 인한 민심이 거세게 요동치고 있는 내우외환의 상황에 직면한 중국 정부가 다시금 민심의 시험대에 올랐다.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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