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 ‘중국 때리기'에 EU까지 가세···'中 강력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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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 ‘중국 때리기'에 EU까지 가세···'中 강력반발'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7.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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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28일(현지시간) 홍콩에 대한 중국 본토의 처우를 문제로 삼아 중국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다. 사진=EPA/연합
EU는 28일(현지시간) 홍콩에 대한 중국 본토의 처우를 문제로 삼아 중국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다. 사진=EPA/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 격화 속에 유럽연합(EU)이 '중국 때리기'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갈등을 빚던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계기로 가까워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른다.

EU는 28일(현지시간) 홍콩에 대한 중국 본토의 처우를 문제로 삼아 중국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다.

제재에는 중국에 대한 수출제한, 범죄인 인도조약 재고, 홍콩 주민의 입국비자 완화, 정치적 망명 활성화가 담겼다.

EU는 필요에 따라 올해 말에 추가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주 EU 중국 대사관은 "중국 내정에 어떠한 방식이든 간섭은 안된는데다 EU 움직임에 엄중히 반대한다"며 "홍콩 주민 대다수는 홍콩보안법에 찬성한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 EU의 중국 제재는 EU 기업의 중국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양측 투자 논의가 벌어지는 와중에 나왔다.

그동안 EU는 중국이 시장 개방을 꺼린다고 주장함에 따라 상호주의에 따른 시장 개방을 해결할 과제로 꼽는다.

특히 지난해는 중국을 '적대적 경쟁자'로 분류하고 중국의 역내 투자에 차단벽을 높였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투자 협정 없이는 새로운 경제 협정도 없다는 게 EU의 입장이라고 WSJ가 전했다.

독일의 경우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미중관계처럼 경색될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또 EU 개별 회원국의 대중 이해관계가 다르고, 중국의 공격적 외교에 따라 중국발 가짜뉴스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채택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일련의 EU 움직임을 보면 미국과 궤를 같이한다고 WSJ은 분석했다. 일례로 EU와 미국이 최근 중국 문제 대응을 위한 '신대서양 채널'을 통한 대화를 시작했다.

이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지난달 제안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즉각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EU가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확고하게 인식한다면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EU의 태도가 미국을 도울 뿐이라는 우려도 있는데다 회원국이 각각의 처지에 따라 개별 정책을 취하겠지만, EU와 미국이 중국에 대해 공통 관심사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대서양 채널이 중국 문제를 놓고 EU와 미국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냐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에는 미국과 유럽간 대화가 정례적으로 열렸지만 트럼프 대통령 이후 EU를 지속적으로 비판하며 상품에 관세도 올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EU에서는 미·중 간 대결에 끌려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정서가 강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EU의 태도 변화를 불러왔다.

EU는 미국이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 책임론을 제기할 때만 해도 이의를 제기했지만 이어진 중국의 선전에 의구심을 품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EU가 지난 4월 중국발 가짜뉴스에 대한 보고서를 내려고 한 데 대해 중국이 수위를 낮추도록 압력을 가하자 반발이 생겼고 결국 지난달 처음으로 중국을 명시해 가짜뉴스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여전히 EU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중국이 과거 러시아처럼 EU의 개방성을 이용하려 한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의 허위정보 대응 조직인 '이스트 스트랫컴'(ESC)의 모니카 리히터 전 분석관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EU를 이용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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