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원·달러환율 하락 저지선된 '강대강' 미·중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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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원·달러환율 하락 저지선된 '강대강' 미·중 갈등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7.26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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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재정정책합의, 美 경기회복 지연 등
달러약세 요인 넘쳐나지만...
미중갈등으로 신흥국 통화가치 상승 제한적
"급격한 원·달러 환율하락 쉽지 않을 것"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미국 경기회복 지연과 EU 재정정책 합의 등으로 달러화 약세 압력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원화가치 역시 상승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진 한 주다.  

다만, 미·중간 외교적 갈등으로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강세 폭이 제한되는 만큼 원·달러환율 하락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 중 한 때(7월21일)1200원대가 무너지기도 했으나 다시 회복되면서 1201.5원에 마감했다.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미-중 갈등이 고조되며 위험회피 심리가 살아난 탓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경기 우려와 미·중 긴장으로 전반적인 위험선호 심리가 둔화됐다"며 "다만 미·중 긴장국면에도 위안화 환율이 7위안 부근에서 급등이 제한되고 있어 환율은 1200원 부근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외환시장에선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1185~122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내 코로나 확산세 둔화 없어... 경기회복·정책 기대감↓

7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국 경기서프라이즈 지수(ESI)는 고점에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코로나 재확산과 사망자 추이는 경기회복 속도를 제한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7만 4848 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16일 집계한 역대 최대인 7만7217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플로리다주에서는 1만 2115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누적 환자가 뉴욕주를 넘어선 41만 4511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6일 기준 미국의 확진자 수는 417만 4437명, 사망자 수는 14만 6391명이다.

CNN은 지난 14일 미국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개 주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중단하거나 술집, 식당의 문을 닫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등은 지난 13일부터 식당과 술집 등의 실내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노동시장 회복이 느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는가운데 미국 내 추가 실업수당 지급마저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어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실업 지원이 줄게 되면 3000만 명에 육박하는 실업자들이 집세 등을 지불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전반적인 소비 지출이 줄어들어 경제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공화당은 추가 실업수당을 주당 600달러에서 주당 100달러로 줄여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민주당은 이에 대해 충분하지 않다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EU, 경제회복기금 합의...위험자산선호에 달러화 약세

반면, EU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닷새 간의 협상 끝에 보조금 3900억 유로(약 554조원), 저금리 대출 3600억 유로(약 502조원)로 구성된 경제회복기금에 합의하며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기금 합의 소식에 21일 유럽국 증시는 일제 상승했고 유로화 가치도 18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미국의 악재와 유로존의 호재가 맞물리며 달러인덱스가 약세를 보였고 원·달러 환율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EU 재정정책 합의에 따라 위험선호 심리가 확산되며 유로·달러 환율은 1.15달러를 상향 돌파하며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화 뿐만아니라 지난주 호주달러, 뉴질랜드 달러 또한 각각 +1.9%, +1.4% 상승세를 보이며 강세를 나타냈지만 미·중 간 외교갈등으로 인해 아시아 신흥국 통화는 강세폭이 제한됐다. 

◆미·중 갈등 악화, 외교공관 폐쇄...신흥국 통화 상승 제한

미국 국무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의 지식재산권과 미국민의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결정했다.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미국의 지적재산권 뿐만 아니라 유럽의 지적재산권도 훔쳐 수십만 명의 일자리를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분명한 기대치를 갖고 있다"며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 국민과 우리의 안보, 그리고 경제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지난 22일 미국 내 중국 공관 추가 폐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언제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지난 24일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하기로 했다. 미·중이 외교공관 폐쇄까지 주고받으면서, 양국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중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만큼 위안화 약세 전망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다만 중국 상무부가 미국 정부의 위안화 저평가 의혹 조사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힌 만큼 변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즉각적인 위안화 약세를 야기하고 박스권내에 있는 원화가 동조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정책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더해지며 달러화 약세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며 "다만, 원화의 경우 미·중 마찰과 외국인 순매수 지연, 더딘 수출 회복세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미국 소매판매를 비롯한 지표가 회복된 6월엔 한국 수출증가율도 낙폭이 크게 줄었지만 7월엔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마찰과 연동돼 1190원대 초중반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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