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업&다운]④에너지업계, 저유가에 '줄도산'..석유비중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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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업&다운]④에너지업계, 저유가에 '줄도산'..석유비중 줄인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7.30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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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지속에 미 셰일업계 파산신청 이어져
BP, 석유사업부 매각하며 탄소중립 도전
로열더치쉘, 2차대전 이후 첫 배당삭감...재생에너지 비중 늘려
쉐브론, 몸집 불리기 나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는 산업계 곳곳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에너지 업계 또한 큰 상처를 입은 부문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에서 봉쇄조치에 나서면서 석유 수요가 순식간에 줄어들게 되고, 이 와중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이 시작되면서 사우디는 증산을 결정, 오히려 공급은 늘어나는 역(逆)오일 쇼크가 벌어졌다.

유가는 한 때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고, 저유가 상황은 에너지 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안겨줬다. 

美 셰일업계 파산신청 이어져

저유가 상황이 가장 큰 생채기를 낸 곳은 바로 미국 셰일가스 업계다.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채산성은 배럴당 45~5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이 수준의 유가도 셰일업체들이 간신히 버틸 정도일 뿐 이익이 나지는 않는다. 최소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올라야 셰일업체들의 이익이 발생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안팎에 머물렀고 한 때 마이너스대로 추락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저유가 상황은 셰일업계를 파산으로 이끈 원인이 됐다. 

지난달 말 미국 셰일혁명의 선구자로 불리던 체사피크에너지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체사피크의 채무는 약 500억달러(약 60조원)로 알려졌다. 

체사피크는 1989년 톰 위드와 오브리 맥클렌돈 전 최고경영자(CEO)가 공동 창업한 회사로, 2005년 엑손모빌을 잇는 미국 2위 천연가스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이같이 거대한 에너지 업체가 파산보호 신청에 나설 정도로 코로나19로 인한 저유가는 에너지 업계에 큰 타격으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체사피크의 파산이 셰일업계 줄도산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 들어 체사피크를 비롯해 20개사가 이미 파산보호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수준으로 간신히 올라섰지만, 여전히 셰일업계에는 손해를 입히는 수준이어서 파산 업체가 추가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P, 석유화학 사업 매각..탄소중립 전환

저유가 상황은 셰일가스 업계에만 타격을 입힌 것은 아니다. 셰일업계에 비해 채산성이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진 석유기업들 역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5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지난달 말 석유화학 사업부를 이네오스에 50억달러(약 6조원) 규모로 매각키로 결정했다. 

6월초에는 전체 직원의 15%에 달하는 1만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특히 고위 임원들은 250명 중 130명을 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BP는 이 기회를 통해 지난 2월 중장기 목표로 세운 '2030년까지 순탄소 배출 제로(0)'를 달성하는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버나드 루니 BP 최고경영자(CEO)는 "석유화학 사업부는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 사업"이라며 "매각을 통해 탄소 중립을 향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가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열더치쉘, 2차대전 이후 첫 배당 삭감..재생에너지 비중 늘린다

로열더치쉘은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삭감하기도 했다. 석유업체들에게 있어서 배당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알려져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난 10년간 석유업체들은 주주 배당에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자산을 매각하거나 새로운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배당을 유지해왔다"며 "이같은 10년간의 관행은 위기속에서 더욱 지키기가 어려워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로열더치쉘이 배당을 삭감했다는 것은 재무상황이 극단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로열더치쉘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석유 및 천연가스 사업 비중을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키운다는 방침을 전했다. 현재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석유 및 천연가스 사업 비중을 60%로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30%로 확대하기 위해 청정에너지에 연간 10억~20억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쉐브론. 사진=연합뉴스.
쉐브론. 사진=연합뉴스.

쉐브론, 위기를 기회로...몸집 불리기 나서

쉐브론은 저유가를 오히려 몸집을 불릴 기회로 삼았다.

쉐브론은 지난 20일 경쟁사인 노블에너지를 50억달러(약 6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석유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팰리시 어드바이저스의 애니쉬 카파디아는 "비교적 탄탄한 실적의 쉐브론이 저유가를 이용해 일부 고급 자산을 매입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쉐브론의 노블에너지 인수는 석유 경영진들이 비교적 가까운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중소 석유기업을 매수하려는 에너지 업계 임원들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커크 에드워즈 라티고 페트롤리움 회장은 "유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기 떄문에 이런 유형의 인수가 훨씬 더 많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더 크고 재정적으로 안전한 대기업들이 경기 침체기에 덜 안정적인 회사를 인수하는 역사적 흐름을 쉐브론이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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