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 '축소·통폐합' 확산...4대은행 올 들어 126개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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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점 '축소·통폐합' 확산...4대은행 올 들어 126개 폐쇄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7.2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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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4개은행, 올들어 126개 점포 폐쇄
금융당국 "지점축소 속도조절 하라"
은행권 "효율성 제고위해 지점 축소 불가피"
영업이 끝난 은행앞에 붙은 공고문을 보고 있는 고객. 사진=연합뉴스
 패쇄된 은행 지점 앞에 붙은 공고문을 보고 있는 고객.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코로나사태로 은행의 비대면 영업이 확대되고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이 급속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은행권의 지점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언택트 업무 확산과 더불어 비용 절감을 위해 지점 축소 및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급속한 지점 축소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노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을 비롯한 소비자 대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 기준 주요 4대 은행은 올 들어 총 126개 점포를 폐쇄해 지난 한 해 동안 폐쇄한 점포 수 88개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상반기 37개 점포를 폐쇄한데 이어 지난 10일 15개 영업점을 추가로 폐쇄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1곳의 영업점을 폐쇄했고 하반기 6개 지점을 줄일 예정이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또한 각각 49곳, 12곳의 영업점을 폐쇄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채널 확산 추세에서 저금리·저수익 속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지점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은행 지점 축소 속도 빨라

비효율 점포 통폐합으로 수익선 개선을 이룬다는 계획이지만 금융소비자와 장애인,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도 은행 지점 축소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각 은행에 ▲현재까지 폐쇄된 점포 ▲폐쇄 예정 점포 ▲은행의 점포 폐쇄 관련 공동 절차 준수 여부 등을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은행들이 점포 폐쇄 관련 공동 절차를 지키고 있는지를 살펴볼 방침이다. 지난해 금융당국 내부에선 금융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지점 폐쇄 전 은행이 영향 평가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며 행정지도 일종인 모범규준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었다. 그러나 결국 자율규제안인 점포 폐쇄 공동절차를 마련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은행들은 공동절차를 마련해 자율규제를 시행해왔다. 이 절차엔 ▲점포 폐쇄에 따른 영향평가 시행 ▲최소 한 달 전 소비자에게 안내 ▲대체수단(이동점포, ATM 등) 마련 등이 포함된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해당 절차상 문제점이 발견되면 행정지도 등 추가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행정지도는 의무 불이행에 따른 처벌은 없지만, 당국의 권고 사항이자 명문화된 규정인 만큼 현행 자율규제보다 강제성이 한층 커진다. 은행 입장에선 부담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지난 21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또한 "코로나19를 이유로 단기간에 급격히 점포 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금감원장은 "은행들의 점포망 축소는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거래 확산으로 추세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고령층 등 금융소비자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초래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은행권에선 금융소비자 특히, 금융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에 대한 문제 의식에 공감하며 자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추후에도 보완해 가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금융취약계층 접근성 향상 방안은

우리은행은 고령층 및 장애인 친화 금융환경 조성, 금융 소외계층 보호 직원 및 고객 교육을 통해 발생 가능한 문제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고령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을 사용하는 고령자를 위해 글자를 확대시키는 기능을 제공하고 텔레뱅킹 이용시엔 안내멘트 후 버튼 입력까지 충분한 시간(10초)을 부여한다.

여기 더해 '어르신 전용전화'를 운영해 이용고객 중 65세 이상 고객은 전담 상담원을 우선 연결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장애로 인해 몸이 불편한 고객을 위해선 텔레뱅킹 음성ARS 서비스 중 이용빈도가 높은 16개 항목에 대한 업무를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면서 거래 할 수 있는 '보이는 ARS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뱅킹을 이용하는 청각장애 고객을 대상으론 '일반수화상담', '수화상담을 통한 고객불만접수' 등을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장애인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간담회를 주체하고 실시로 주기적 과제발굴 및 개선 또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었다"며 "비용절감, 영업 효율화 차원에서 지점 통폐합은 불가피하지만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살피면서 속도를 조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영업점 통폐합 시 고객 안내문을 제작하여 발송하고 있으며, 피통합점과 통합점의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고객 분석 및 고객 이전 활동을 통해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지점수가 급속히 줄고 있다고 하는데 시중은행 전체적으로 봤을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며 "매년 경영환경에 따라 가변적이긴 하지만 은행마다 전체 점포수 기준을 마련해 놓고 그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개점을 하거나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속도가 다소 빨라진건 맞지만 업무지역이 중복되어 있거나 비효율적인 지점을 중심으로 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느낄 불편함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혹시나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내방 고객들을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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