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보험판매업' 진출...파트너 손보사 심기 불편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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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보험판매업' 진출...파트너 손보사 심기 불편한 까닭은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7.22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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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손보사에 판매 수수료 11% 요구
기존 GA 12~14% 보다 낮게 책정
손보업계 "의존도 높아질 경우 수수료 인상시 속수무책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보험산업에 뛰어듬에 따라 기존 보험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네이버 금융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의 '자동차 보험 비교견적 서비스'의 참여 수수료를 두고 보험사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가 강력한 검색 플랫폼을 바탕으로 디지털 중심의 보험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네이버, '보험 비교견적 서비스' 참여수수료 11%...보험업계 '종속 우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2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NF(네이버파이낸셜) 보험서비스'라는 상호로 법인 등록을 마쳤다. NF보험서비스는 ▲보험대리점업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한다.

네이버 측은 사업방향에 대해 아직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는 가입자 4000만명을 보유한 국내 1위 포털의 장점을 활용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 판매하는 형태로 디지털 전문 독립법인대리점(GA)를 표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예상과 같이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은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인터넷 가입 상품을 모아놓고 가격 견적 비교 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손해보험사들로 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해당 서비스 참여 수수료에 대해 NF보험서비스와 협의 중이다. 

네이버파이넨셜이 각 업체에 신규 계약 성사 수수료 11%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기존 손해보험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재 각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다이렉트 상품은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 보험설계사가 상담하는 전화마케팅의 수수료율은 5~10% 수준이다. 

기존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나 보맵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10%선 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제시한 수수료보다 높은 경우는 손보사가 외부 법인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율 12~14% 정도다. 

손보사 관계자는 "기존 금융플랫폼과 비교해 봤을때 상대적으로 네이버의 수수료율이 높긴하지만 보험사가 신규 계약자 확보를 통한 점유율 확대를 위해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수수료율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은 아니지만 우려되는 부분은 향후 네이버의 보험시장 지배력이 강해졌을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참여 의사를 밝힌 3개 손보사 외에 다른 손보사도 모두 참여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데 네이버 플랫폼이 지배적 지위를 가지게 되면 향후 네이버의 추가적 요구에 업계가 종속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하반기 중 보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자동차보험 관련 서비스 제공할 또한 아직 최종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보험 분절화, 기존 보험업계 지배력↓...생존경쟁 속 소비자 편익↑

이 같은 논란의 본질적인 부분은 상품 설계 및 개발과 판매 및 유통, 보험금 지급 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지배력을 행사했던 기존 업계에 핀테크라는 시장참여자가 생겨나면서 새로운 경쟁구도가 생겼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언택트 기조로 인한 보험산업의 디지털 가속화에서 판매 및 유통에 집중하는 핀테크 업체가 나타나며 이같은 분절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업계의 지배력은 감소될 우려가 있으나 오히려 소비자에게는 편익이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비대면 형태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언택트가 새로운 경영환경으로 자리잡으면서 보험산업의 디지털화가 가속되고 새로운 사업모형이 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디지털화 과정에서 보험회사의 제3자 서비스 이용 및 아웃소싱이 확대되고 핀테크 및 플랫폼 제공자와의 다양한 협업 시스템을 통해 분절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핀테크 업체가 보험의 특정 영역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보험회사의 기능을 수행하며 기존 업체의 시장지배력이 감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플랫폼에 참여의사를 밝힌 손보사들은 새로운 경쟁환경에서 필요한 전략적 유연성을 획득하며 경쟁회사 대비 비교우위를 창출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의존이 과도해질 경우 보험회사가 고객소통의 접점을 잃어 고객데이터를 축적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네이버파이낸셜의 협상력 강화로 인한 수수료 증가로 보험마진이 감소할 가능성도 생기게 된다. 

황 연구위원은 "보험 플랫폼 및 생태계 측면에서 다수의 보험회사가 소수의 제3자, 예를들어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기업에게 아웃소싱을 해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보험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소비자 측면에선 보험 접근성 향상,개인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제공 등으로 편익이 향상 되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선 자신에게 필요한 보험 상품을 익숙한 플랫폼에서 한 번에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보다 개선된 고객경험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며 "보험회사들은 새로운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갖기 위해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내놓을 것이고 이는 결국 보험료 인하, 혜택 증가 등 소비자들의 편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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