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와 함께 한 연등축제②] 깨달음의 빛을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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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와 함께 한 연등축제②] 깨달음의 빛을 비추다
  • 강낙규 기술보증기금 이사
  • 승인 2015.12.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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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을 통해 윤회의 사슬을 끊고 해탈을 추구한 붓다

강낙규(기술보증기금 이사)

BC 1500년경 카스피해 부근 중앙아시아에서 아리안족이 이동하기 시작한다. BC700~800년경에는 인도를 점령하여 선주민족을 지배하게 된다. 인도 정복과정에서 베다(Veda: 종교와 사상 관련 노래, 시, 제례규정을 담은 문헌)가 만들어지면서 초기 힌두교가 생겨난다.

리그베다에 의하면 태초에 거대한 신 푸루샤(purusa-person)가 자신을 희생하여 인류를 창조했는데 푸루샤의 입(리그베다 암송)은 브라만(사제계급)이 되었고, 팔은 크샤트리아(무사계급, 정치 권력자), 허벅지는 바이샤(평민, 상업 활동), 두 발은 수드라(하층민)가 되었다. 이 네 계급을 색깔이라는 의미의 바르나(Varna) 곧 사성제라 불렀다. 힌두교도들은 카르마(Karma 업, 운명)와 다르마(Darma 의무)에 따라 현재 직업은 전생의 업에 의한 것으로 현생에서 더 이상 업을 쌓지 않으면 내세에는 더 나은 삶으로 환생할 수 있으니 현생의 삶에서 맡은 바 직업에 충실하도록 가르친다. 계급차별을 정당화하여 하층민의 계급적 동요를 방지하기위한 종교적 장치였다. 종교적 교리로서 현 체제의 유지를 강제하였다.

 

윤회(輪廻)는 리그베다에서 등장한다. 초기에는 재생(再生), 재사(再死)의 의미로 받아들이다가 후기에는 함께 굴러간다(Sam sara)는 의미로 바뀐다.

이후 보다 내면화된 철학인 우파니샤드가 만들어진다. 윤회의 메카니즘이 최초로 등장한 경전이 우파니샤드다.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하고 연기를 따라 영혼은 달에서 머문다. 비, 구름으로 떨어져 땅속으로 가서 쌀에 스며들었다가 남자가 먹음으로써 정액으로 변해 난자로 들어가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설명한다.

베다는 현세적 행복과 제사중심의 브라만이 주도한 반면 우파니샤드는 크샤트리아 계급이 명상중심의 존재론적, 형이상학적 세계관을 펼친다.

우파니샤드의 사상은 범아일여(梵我一如) 즉 우주의 실체인 브라만(범 梵)과 개체의 본질인 아뜨만(아 我)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불변의 실재인 나의 개체적 실체가 보편적 실체라는 것이다.

 

BC5~6세기에는 자유사상가들이 등장하여 개인적 내면 성찰을 추구하며, 브라만의 권위와 신(神)으로 부터의 계시인 베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은 영원한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일체의 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여 한 순간도 동일한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다며 무상(無常)을 주장한다. 전생과 현생의 관계도 인정하지 않는다.(단멸론 斷滅論) 행위의 인과율을 부정함에 따라 현세적이며 육체적인 것을 긍정하고, 업의 법칙과 윤회를 부정하였다.

 

이후 붓다가 등장하여 현재는 과거행위의 결과물인 동시에 나의 자유의지에 따라 미래의 과(果)를 바꿀 수 있다. 자신의 삶은 자기 자신이 주체이며 자기 자신이 창조하고 자신의 삶은 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행위하는냐에 따라 현재 또는 미래의 삶이 좌우된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태생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행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싯타르타가 깨달음으로써 불교가 탄생하였고, 무엇을 깨달았느냐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 12연기(十二緣起)를 깨달았고, 이 깨달음을 가르치는 것이 사성제(四聖諦)이며, 깨닫기 위한 수행방법이 8정도(八正道)이다.

▲ 경건하게 기원하는 佛子 /사진=강낙규

 

 

고타마 싯타르타

BC624년 싯타르타는 석가족의 왕족으로 카필라성의 통령인 숫도다나(Suddhodana)와 마야(Maya)사이에서 태어났다.

붓다는 진리를 깨달은 사람(覺者)이란 의미다. 싯타르타가 깨닫는 순간 불교가 탄생한다. 불교는 수행의 종교로 윤회의 사슬을 끊고 해탈을 추구한다. 자신의 삶을 창조해가는 주체는 자기 자신임을 강조한다.

문제는 윤회의 발생 원인인데 이것을 붓다가 최초로 밝혔다. 즉 행위가 가지고 있는 도덕적 인과율에 의해 윤회를 하며 따라서 도덕적 인과율에 의해서 윤회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요약한 것이 12연기다. 연기(緣起)란 관계성의 진리로 모든 현상은 원인(因 cause)과 조건(緣 condition)이 상호 관계하여 성립하며, 인연이 없으면 결과가 없다는 것이다.

 

12연기의 요체는 고통의 발생과 소멸의 인과관계, 욕망의 심리학적 과정을 설명한다.

미혹의 근본인 무지(無知)로서 모르는 것, 그냥 주어진 상태가 무명(無明)이다. 과거 행위로서의 업(業) 또는 과거 행위로부터 형성된 업인 행(行)은 삼업 즉 몸(身)과 말(口)과 마음(意)으로부터 발생한다. 육근에 의존하여 색(色), 성(聖), 향(香), 미(味), 촉(觸), 법(法)의 육경(六境)을 지각하는 6식이 생긴다.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들 즉 명색(名色)이 함께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 즉 육입(六入)과 접촉하면(촉 觸 감각기관이 외부대상과 만나는 것, 의지적 작용) 생물학적인 반응인 느낌(수 受)이 나타나는데 여기서부터 고통이 시작된다. 갈애, 갈증 등 욕망이 구체화 (愛)단계를 거쳐 마음의 집착 (取)으로 욕망이 구체화된다. 유(有: 차별적인 사물인식이 본질화 됨)와 생(生: 차별적인 사물인식이 삶이 됨)의 과정과 노사(老死)를 거쳐 다시 무명의 단계를 거친다.

윤회를 탈피하려면 무의식 단계인 수(受)에서부터 그 뿌리를 제거하고 계율과 도덕, 강제력과 구속력이 있는 법으로 애(愛) 다스려야 한다.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 수행이며 수단인 명상(meditation)을 잘 하기위해서는 계(戒), 정(定), 혜(慧) 3학(學)의 잘 지켜나가야 한다.

계(戒)는 윤리적 행위 규범으로 정(定)의 예비적 수행이다. 내적으로는 스스로 제어하고 외적으로는 공동체 질서를 따른다.

정(定)은 마음의 집중적 상태(선정 禪定)로 마음이 한 곳에 모아지는 것을 말한다. 내마음의 움직임을 먼저 감지하여 무의식을 복원시켜 수(受)단계에서 욕망을 잡는다.

혜(慧)는 무아(無我)를 체득하는 지혜다. 세상에는 고정 불변하는 실체가 없기에 궁극적인 의미에서 ‘나’와 ‘세상’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무아란 행위자체가 ‘나’이며 연속적이고 불변하는 실체로서의 자기동일성을 지닌 나는 없다는 것이다.

 

붓다가 깨달음을 가르칠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인도 최고의 신(神)인 브라흐마가 가르치기를 청해서 결국 깨달음을 남에게 가르치는 이론적인 틀로써 제시한 것이 사성제이다.

사성제란 영원히 변하지 않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 즉 고제(苦諦), 집제(集諦), 멸제(滅諦), 도제(道諦)를 말한다.

고제(苦에 관한 성스러운 진리)란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 즉 6근(根)이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과 만나면 다시말해서 감각기관과 감각대상이 만나는 12처(장소)가 괴롭다는 것이다. 인간경험의 본질이 결국은 고통이라는 것이다. 무상(無常)한 것을 영원한 것(常)으로 집착함으로써 괴로움(苦)이 발생한다.

 

집제란 苦의 발생 원인에 대한 진리라는 의미로 몹시 탐내어 집착하는 갈애(渴愛)가 고통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명상적인 경험에서 집(集)을 해결할 수 있다.

멸제란 고통이 소멸된 상태로 모든 번뇌의 얽매임에서 벗어나고, 진리를 깨달아 불생불멸의 법을 체득한 경지를 말한다. (열반 涅槃)

도제란 어떻게 멸에 도달하는가라는 구체적인 수행방법에 관한 것으로 8정도(八正道)를 말한다.

▲ 태권 자세를 취하고 있는 아이 /사진=강낙규

8정도란 정견(正見 올바른 견해를 말하며 이를 위해서는 붓다의 말(경전)을 믿고 받아들여야 함), 정사(正思 올바른 생각), 정어(正語 거짓말이나 회유, 협박을 하지 않음), 정업(正業 바른 행위로 신업(身業 폭력이나 살인, 강도), 구업(口業), 의업(意業 결과보다는 마음의 동기를 중요시)), 정명(正命 바른 직업관, 자기가 해야 할 본분), 정념(正念 바른 마음 씀씀이, 마음 챙김, 항상 새로운 사람으로 마음을 과거의 분노나 업에 매이지 않고 현재에 둠), 정정진(正精進 바르게 정진, 산란한 정신을 붙잡아 맴), 정정(正定 마음을 한 곳에 모음)을 말한다.

 

인간 존재(경험)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오온(五蘊 色, 受, 想, 行, 識)이 있다.

물질적 요소인 색(色)은 감각기관들로 인간이 외부사물과 접촉해서 경험이 일어나는 장소를 말한다.

정신적 요소인 수(受)는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게 하는 감각작용을, 상(想)은 대상을 인식하는 표상작용을 말한다. 행(行)은 마음작용으로 우리의 일체행동을 결정하는 의지, 성향, 경향성을 말한다. 식(識)은 인식, 종합적 인식기능을 말한다. 이러한 5온은 과거의 업(業)에 의해 발생한다.

 

불교의 특징은 중도론(中道論)이다. 고락(苦樂)의 중도, 단상(斷常)의 중도, 우연론과 결정론의 중도다. 고락의 중도는 수행을 할 때 고행주의도 쾌락주의도 아닌 중간의 고행을 말한다. 단상의 중도는 인과가 없다는 단론(斷論)과 변하지 않고 연속적인 실체로 이루어진다는 상론(常論)이 아닌 인연으로 윤회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연론과 결정론의 중도는 과거의 업(業) 뿐만 아니라 자유의지로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기불교는 붓다의 깨달음인 연기적 세계관과 무아(無我)사상을 이어받는다. 주로 아쇼카왕까지로 본다. 이후 학파적인 성격이 강하고 계율해석을 둘러싸고 엄격히 계율을 지킬 것을 주장하는 상좌부와 융통성 있게 적용하자는 대중부로 분열하게 된다. 이 시기를 부파불교라 한다. 18~20개 정도의 부파가 생겨나는데 철학사상이 풍부하다. 원로와 장로그룹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해석하여 상좌부라 부른다.

이후 BC50년경 대승불교(大乘 큰 탈것)가 나타나 자기들은 크고 위대하다는 의미의 마하야나(Mahāyāna)로 부르고 부파불교를 열등하고 작다는 의미의 소승(小乘) 히나야나(Hināyāna)로 이름 붙였다.

초기불교는 아라한(존경스러운 사람, 응당 공양을 받을 사람 應供)이 되는 것이 목적이었다. 초기불교의 수행덕목은 6바라밀(波羅密 차안에서 열반의 피안에 도달)로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다.

보시(布施)는 타인에게 편안함을 베푸는 것을 말하며 재물을 나누어 주는 재시(財施), 진리를 가르치는 법시(法施), 공포를 없애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무외시(無畏施)가 있다.

지계(持戒)는 욕망을 억제하고 계율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인욕(忍辱)은 고난을 이겨나가는 것이며, 정진(精進)은 수행을 힘써 닦으며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선정(禪定)은 마음을 안정시켜 최고의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며, 지혜(智慧)는 진실하고 올바른 지혜 즉 무분별지(無分別智)를 직관하는 것을 말한다.

 

대승불교에서는 부처가 되는 것이 목적이다.

붓다의 깨달음을 제대로 계승하겠다고 나온 것이 중관사상과 유식사상이다. 중관사상의 공(空)은 부정의 논리로, 유식사상은 긍정의 논리로 연기와 무아의 세계를 설명한다.

이후 불교는 아프가니스탄의 간다라를 거쳐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등으로 전해지면서(북전 北傳) 노장사상과 유교 등 다양성을 접하면서 대승불교로, 스리랑카, 미얀마 등으로 전해지면서(남전 南傳) 상좌부불교로 남았다. 소승불교는 교리적으로 소승을 추구 한다기 보다는 역사적 사실로서 사회적 문제에 무관심했다. 이들 불교문화는 스님들의 의상과 연주하는 악기만큼 차이가 난다.

대승불교가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선불교가 탄생하고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간화선으로 정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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