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경영자편'...내년 최저임금 130원 오른 8720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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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경영자편'...내년 최저임금 130원 오른 8720원 결정
  • 문주용 기자
  • 승인 2020.07.1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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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인상률...IMF때보다도 낮은 역대 최저 인상폭
월급으로 환산하면 182만2480원...올해보다 2만7170원 올라
공익위원안 채택..."경제위기와 불확실성 고려"...일자리 유지 기대도
근로자측 위원들 퇴장...민주노총은 회의 참석 안해
2021년 모든 사용자들이 지켜 지급해야 할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이 130원 오른 시급 8720원으로 결정됐다. 사진= 연합뉴스
2021년 모든 사용자들이 지켜 지급해야 할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이 130원 오른 시급 8720원으로 결정됐다. 사진=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코로나19사태의 여파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불과 1.5% 오르는 시급 872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82만2480원(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이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9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87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590원)보다 130원(1.5%) 많은 금액으로 역대 최저 수준 상승률이다.

이같인 시급기준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82만2480원(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 올해보다 2만7170원 많은 것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정부 추천을 받은 전문가인 공익위원들이 낸 안으로, 표결에 부쳐져 찬성 9표, 반대 7표의 의결로 채택됐다.

표결에는 사용자위원 7명과 공익위원 9명이 참여했으며 회의에 참석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과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 2명은 공익위원 안에 반발해 퇴장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5명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1.5%는 국내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시행한 1988년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전까지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낮은 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의 2.7%였다.

최저임금은 사업주가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이같이 결정한데 대해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 위기를 맞아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우선 고려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생계 위기에 놓인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이 뒤로 밀린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계는 애초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원(16.4% 인상)을, 경영계는 8410원(2.1% 삭감)을 제시해 양측간 현격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부추천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으로부터 1차 수정안을 제출받은 데 이어 '심의 촉진 구간'으로 8620∼9110원(인상률로는 0.3∼6.1%)을 제시하고 추가 수정안을 받았으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공익위원 안을 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게 된다. 노동부 장관은 다음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역대 가장 낮은 인상률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액수나 비율만 가지고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상당한 오판 가능성이 있다"며 "IMF시기 인구구조, 노동시장, 산업구조와 20년이 지난 지금의 경제행태는 근본적으로 판이하고, 우리가 처한 노동시장 상황과 여러 국가 수준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위원은 "공익위원 안을 제시할 때 경제위기와 불확실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며 "두번째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에서 소득도 중요하지만 일자리가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은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인상률 1.5%를 결정한 요소로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0.1% ▲소비자물가 전망치 0.4% ▲근로자 생계비 개선부 1.0% 포인트를 각각 합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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