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멀어지는' 美 증시와 경제..둘 중 하나는 틀렸다?
상태바
'점점 멀어지는' 美 증시와 경제..둘 중 하나는 틀렸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7.13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상승세
PER도 23배로 역사적 평균보다 50% 높아
전문가들은 '버블' 경고...."개미 투자자들 탈출하라"
미 경제 회복은 오랜 시간 소요될 듯
미국 뉴욕의 한 상점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한 상점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나스닥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며, 다우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1% 이상의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존스홉킨스대학 자료에 따르면, 10일 기준 미국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7만명을 넘어서는 등 12일까지 3일 연속 6만명을 웃돌고 있고, 플로리다에서는 12일 기준 1만5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미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재확산 추이까지 더해지면서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는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지 않고 있어 향후 추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와 실물경제 괴리 극대화"

워싱턴포스트의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인 로버트 새뮤얼슨은 13일 "현재 증시가 너무 높거나, 경기전망이 너무 낮다"며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틀린 게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미국 경기 전망에 따르면, OECD는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에 따라 경제의 많은 부분이 좌우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OECD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하나는 '비관적(pessimistic)', 또 하나는 '더 비관적(more pessimistic)'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

특히 더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경우를 가정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다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중인 점을 감안하면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연말 실업률이 12.9%, 국내총생산(GDP)은 -8.5%를 예상했다. 비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도 연말 기준 실업률 11.3%,  GDP는 -7.3%로 전망됐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떤 불황기보다도 더 암울한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여전히 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주가가 1주당 수익의 몇 배 정도 되는지를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평균 PER은 약 15배였으나, 현 시점에서는 약 23배에 달해 역사적 평균보다 약 50% 가량 더 높다는 것. 

새뮤엘슨은 "높은 PER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대중적인 견해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막대한 유동성 정책이 시행됨으로써 투자자들이 주식을 포함한 금융자산으로 이동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OMO,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증시와 실물경제의 괴리를 이끌어낸 것은 저금리 기조와 막대한 유동성 뿐만은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투자자들의 군중심리'를 그 이유로 꼽는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S&P500에 속한 주식들은 2009년 3월 중순까지 45% 급락했지만, 2009년 말 거의 모든 손실을 회복하면서 당시 많은 투자자들은 주가가 폭락하는 것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실러 교수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군중심리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연준이 막강한 정책을 동원해 경기 충격을 막아낼 것임을 분명히 하자 많은 투자자들에게 'FOMO(fear of missing out)', 즉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됐고, 이것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인 투자의 붐이다. 한국에 '동학개미'가 있다면 미국에는 '로빈후드'가 있다.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가 싼 수수료로 거래를 중개하면서 이를 통해 주식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로빈후드 앱을 이용하는 계층이 주로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경우 위험을 덜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다는 것. 시장에 악재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들 투자자들의 힘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컸던 업종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도 증시와 실물경제 간 괴리의 이유로 꼽는다. 

마켓워치는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인 일자리 감소가 몇몇 업종에서 심각하지만, S&P500 증시에서는 해당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거의 400만개에 달하는 호텔과 레스토랑의 일자리가 사라졌던 반면, 레스토랑 관련 주식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는 것. 호텔과 리조트, 크루즈 역시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에 불과해 증시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지난 상반기 소매업종에서도 약 13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소매업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6.2% 수준이다. 여기에서도 아마존과 이베이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실제로 타격을 입은 소매업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S&P500에서 23%의 비중을 차지하는 IT 업종에서는 일자리 감소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빨리 탈출해라"

증시와 실물 경제 간 괴리가 확산되자 전문가들은 '버블'을 경고하고 나섰다.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갤럭시 디지털홀딩스의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지난 11일 블룸버그TV에 출연, "경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버블"이라고 지적했다. 또 "개미 투자자들이 빨리 주식시장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미국 증시가 실물 경제와의 괴리가 상당히 크다는 점에서 버블 붕괴가 임박했다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미국 증시의 장세는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며 "특히 기술주의 버블이 심각하고, 매우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엇이 증시의 지속적인 매도를 촉발할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또 한 차례의 경제 봉쇄 가능성은 투자자들이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나스닥지수 추이.
미 나스닥지수 추이.

미 경제 회복 시점은?

마켓시큐리티즈의 크리스토프 바로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적어도 2022년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2023년까지 회복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2021년까지는 유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미국이 코로나19를 완전 정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은 미국의 고용과 향후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8월부터는 조심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크리스토프 바로드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가 전세계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예측 정확성을 집계하는 순위에서 8년 연속 1위를 기록한 인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